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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러닝, 도전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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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러닝, 도전은 계속된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01.28 10:1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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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메이카, 인도의 소치 출전 스토리...한국은 썰매 전종목 출전 쾌거

[스포츠Q 민기홍 기자] 영화 쿨러닝은 올림픽 도전정신 스토리의 표본이다. 동계올림픽 불모지인 자메이카 대표팀이 봅슬레이 종목에 출전하기까지 이야기를 토대로 제작된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감동과 재미를 선사하며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열악한 환경을 헤치고 동계올림픽에 나선 이들은 지난 세 번의 올림픽 동안 자취를 감추었다가 소치올림픽 무대로 돌아온다. 49개국 스포츠팬의 열화와 같은 성원을 등에 업고 말이다. 

◆ 해결사 윈스턴 와트, 자메이카의 영웅

윈스턴 와트를 빼놓고는 자메이카 봅슬레이 대표팀 설명이 되지 않는다. 그는 1994년 릴레함메르, 1998년 나가노, 2002년 솔트레이크까지 3번 연속으로 동계올림픽에 출전했다. 솔트레이크시티올림픽 남자 2인승에선 당시 출전 선수 중 가장 빠른 스타트(4초 78)를 기록하기도 했다. 와트는 2006년 토리노올림픽 출전에 실패하며 은퇴를 결심했다.  

그가 썰매를 놓자 자메이카 봅슬레이는 올림픽에서 자취를 감췄다. 자국에서 그만큼 타는 사람이 없었다. 쿨러닝은 역사 속으로 사라져버렸다.

결국 무너진 쿨러닝 신화를 다시 살린 건 또 와트였다. 마흔 여섯이 된 베테랑과 함께 자메이카 봅슬레이 대표팀은 12년만에 다시 올림픽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웃을 수가 없었다. 4인승 종목이 전공인 와트가 2인승으로 올림픽 티켓을 딴 것도 사실 돈 때문이었다. 자메이카 대표팀은 당장 러시아로 날아갈 수도 없는 처지였다. 장비를 살 수도 없었다.

▲ 자메이카 봅슬레이대표팀 홈페이지. [사진=jamaicanbobsled.com 메인화면 캡처]

◆ 십시일반, 쿨러닝 시즌2

이제부터 기적이 일어난다. '해결사' 와트가 도움을 요청하고 나섰다. 지난 19일 BBC, 텔레그래프 등 유력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우린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소치로 가고 말겠다"는 의지를 내비친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전세계 팬들이 나섰다. 소셜 크라우딩 펀딩 사이트 'Crowdtilt'를 통해 모금 운동이 펼쳐진 것이다. 지난 22일 모금액은 무려 12만달러(1억3000만원). 필요한 8만달러를 가볍게 넘겼다. 그들은 소치로 날아가 질주할 수 있게 됐다.

◆ 인도판 쿨러닝, 개봉박두

쿨러닝과 비슷한 사연이 또 나왔다. 이번 종목은 루지. 인도의 시바 케샤반 이야기다.

인도에는 루지 전용 트랙이 없다. 루지를 타고 싶었던 16세 소년 케샤반은 영화 '쿨러닝'을 보고 힘을 얻었다. 그는 (루지가 아닌) 바퀴달린 보드를 타고 양떼를 피하는 기상천외한 훈련을 소화하며 세계 최연소 루지 선수가 되었다. 이 사연은 미국의 타임지에 소개되기도 했다. 

자메이카 봅슬레이 대표팀 못지않게 가난한 이 선수도 대회가 있을 때마다 TV에 출연해 참가 후원을 요청했다. 아시아에서는 이미 두 번이나 정상에 오른 그는 벌써 5번째 올림픽에 나서 메달권 진입을 노린다.

◆ 한국대표팀도 드라마다

사실 자메이카나 인도까지 갈 필요도 없다. 우리나라 봅슬레이 대표팀도 쿨러닝 이야기 못지 않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이번 소치올림픽에서 봅슬레이 10명, 스켈레톤 2명, 루지 4명 등 총 16명이 소치올림픽에 나선다. 특히 봅슬레이(남자 4인승·남자 2인승·여자 2인승)와 루지(남자 1인승·여자 1인승·남자 2인승·팀 릴레이)는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전 종목 티켓 확보에 성공했다.

▲한국 봅슬레이대표팀의 이용 감독(왼쪽부터) 원윤종 석영진 전정린 서영우 김동현 김식 김경현 오제한 선수. [사진=뉴시스]

봅슬레이 대표팀은 장비가 없어 일본에서 빌려타던 게 불과 5년전 이야기다. 실업팀도 강원도청 고작 하나뿐이다. 봅슬레이 경력은 대부분 3년이 될까말까다. 트랙이 없어 제대로 된 훈련조차 진행하기 힘든 상황임에도 결국 해냈다. 루지도 마찬가지다.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 이후에 처음 루지를 접한 선수들이 서러움 딛고 뒹굴며 이뤄낸 쾌거다.

얼음대신 아스팔트를 달리며 훈련해야했던 한국판 쿨러닝의 꿈이 소치에서 과연 얼마만큼 열매 맺을 것인가. 그들은 결코 성적에만 매달리지 않는다. 평창까지도 내다보는 그들의 도전은 미래진행형이기 때문이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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