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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힐러'를 얻은 박민영, 그녀의 변신은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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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힐러'를 얻은 박민영, 그녀의 변신은 무죄!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5.02.24 1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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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자 Tip!] 지난 2006년 방송된 시트콤 MBC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톡톡 튀는 매력으로 단숨에 인기를 얻은 여배우가 있다. 바로 박민영(29)이다. 그는 '거침없이 하이킥'을 발판으로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12편의 드라마와 영화 주연자리를 꿰찼다. 자연스럽게 대한민국 드라마계 대표 주연 여배우로 우뚝 섰다. 이런 그가 '힐러'를 통해 기존의 이미지를 변신하려는 첫 시도를 했다. 단선적인 이미지의 여주인공에서 스펙트럼 넓은 여배우가 되기 위한 '진화의 몸부림'이었다.

 

[스포츠Q 박영웅 기자] 10일 종영한 KBS 2TV 월화드라마 '힐러'는 박민영에게 많은 것을 가져다준 작품이었다. 준수한 시청률뿐만 아니라 그동안 맡아온 정형화된 여주인공 이미지를 벗어나는 연기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박민영에게 '힐러'는 각별하고 가장 소중한 작품이 됐다.

◆ "처음으로 예쁘기를 포기했고 욕심까지 버리며 연기했죠"

박민영이 힐러에서 연기한 배역인 B급 온라인 매체 출신 기자 채영신이다. 극에서 영신은 언제나 2% 부족한 좌충우돌 캐릭터다. 그동안 박민영은 10편이 넘는 드라마 주연 연기를 해오면서 채영신 같은 약간은 모자란 캐릭터를 소화하긴 처음이었다.

"이번 작품을 통해 불필요한 욕심을 버렸어요. 예쁘게 나오는 것을 놓아 버렸죠. 카메라 앵글에서의 표정이라든지 대사 톤 등 신인 때 '날것'의 느낌을 시도했어요. 이런 느낌을 살리려고 계속 시도하다 보니 연기에서 묘한 '똘끼'가 나오더라고요. (웃음) 제가 시도하고 보여주고 싶던 채영신이 완성됐던 것 같아요. 그동안 연기한 캐릭터 중 가장 마음에 들어요."

"사실 저는 지금까지 캐릭터 측면에서 안전한 선택을 해왔던 것 같아요. 가냘프고 예쁜…. 일반적인 여주인공 역을 중심으로 연기를 해왔다는 소리죠. 하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 변신해냈고 앞으로는 더 큰 시도를 할 수 있게 된 것 같아 만족합니다."

 

◆ 앞으로 목표? "'상똘아이' 역이나 악역도 해보고 싶어요"

박민영은 앞으로 자신이 도전하고 싶은 캐릭터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새로운 목표를 통해 그동안 해오던 연기를 넘어 서겠다는 포부였다.

"제가 잘할 수 있거나 답이 나오는 연기 말고 답이 나오지 않는 역을 하고 싶어요. 정면으로 부딪쳐 보겠다는 소리죠. '힐러' 이전에는 이런 도전이 겁이 났어요. 하지만 해보고 나니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아요. 모범생이 아닌 반항아로 살아보고 싶네요. 이제 연기의 틀을 넓혀야 하는 시기죠. 다음 작품에서는 진정한 '상똘아이'로 변신하고 싶습니다." (웃음)

▲ '힐러' 주인공들인 지창욱 박민영 유지태(왼쪽부터). [사진=스포츠Q DB]

◆'힐러'의 매력? "사람을 성장시키는 드라마였죠"

박민영의 '힐러'에 대한 극찬은 멈추질 않았다. 그는 '힐러'의 매력에 대해 사회정의를 알아가는 청년들의 성장을 진솔하게 담아내는 데 성공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힐러는 분명한 매력이 있는 작품이었어요. 바로 사회정의를 알아가는 청년들의 '성장'이죠. 이 드라마는 사회에서 상처를 받은 집단이 정의를 싸운다는 확실한 주제를 담고 있어요. 확실한 주제가 있다 보니 젊은 배우들도 사회 정의를 깨닫는 '성장'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연기했어요. 당연히 작품이 좋을 수밖에 없었죠. 송지나 작가님의 탁월하신 능력이 드라마의 매력을 크게 살려 주신 겁니다."

 

◆ "진정한 배우라면 시청률에 연연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박민영의 말대로 '힐러'는 뛰어난 작품성과 주제의식을 가진 드라마였다. 하지만 시청률 면에서는 아쉬움도 남는다. '힐러'는 초반 시청률 1위를 질주하며 큰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회가 거듭될수록 시청률은 내림세를 유지했고 결국 최하위로 극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박민영은 시청률에 일희일비하는 모습을 보이질 않았다.

"저희 드라마는 조미료를 전혀 치지 않은 착한 드라마였다고 생각해요. 자극적 요소나 막장 드라마 형식이 전혀 없었죠. 드라마 속 모든 문제는 바르고 착한 사람들이 올바른 방식으로 해결해 나가는 모습이 이어졌어요. 당연히 후반에는 단순한 구도로 간다는 느낌이 있을 수 있었고, 시청률에도 영향을 줬을 거예요."

"하지만 만족합니다. 자극적인 드라마들이 많은 요즘 분위기에서 착한 드라마로서 작품을 끝낼 수 있었으니까요. 진정한 배우라면 시청률에 연연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기획의도대로 작품이 끝나서 더 기분 좋아야 하는 거죠."

"그리고 '힐러'가 얻은 마지막 시청률이 비록 1위는 아니었지만 나름 준수했다고는 생각합니다." (웃음)

 

◆ 박민영은 주연만 한다? "절대 그렇지 않아요."

박민영은 이번 '힐러'까지 총 12개의 드라마를 소화하고 있다. 이중 데뷔작인 '거침없이 하이킥'을 제외하면 무려 11개의 작품에서 주연자리를 꿰찼다. 데뷔이래 이런 기록을 가진 여배우는 많지 않다. 당연히 '박민영은 주연 배우만 고집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올 법하다. 이에 대해 박민영은 '절대 아니라'고 대답했다.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데뷔한 이후 정말 운이 좋게 계속 주연만 맡았어요. 저도 솔직히 주연만 하다 보니 비슷한 선택을 하게 되더라고요. 또한, 우리나라 여주인공 캐릭터들이 다양한 배역들이 적다 보니 시청자분들도 '비슷비슷한 연기만 고집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하실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전 절대 주연만 고집하질 않습니다. 영화 '아메리칸 허슬'의 제니퍼 로렌스가 연기한 로젠필드 역 같이 연기로 강력한 임팩트가 있는 조연 배역이 온다면 당연히 도전할 겁니다. 악역도 두렵지 않아요."

 

◆ 4월 중국진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는 박민영

'힐러'를 마친 박민영은 당분간 국내 시청자들의 곁을 떠날 예정이다. 오는 4월 중국드라마 여주인공을 맡고 국외진출을 시도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그의 이런 도전은 더 나은 배우가 되기 위한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목표에서 시작됐다.

"당분간 국내 작품은 쉬고 중국에서 드라마를 촬영할 계획이에요.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서는 여러 연기적 경험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해서 선택한 일이죠. 이런 경험은 배우로서 강력한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쟁력이 생기면 제가 도전할 수 있는 연기의 폭도 넓어질 것 같아요. 앞으로 2~3개월간 중국에서 좋은 연기자로 더 성장해서 돌아오겠습니다. 올 하반기쯤 좋은 작품을 통해 다시 시청자들을 만나뵙고 싶습니다. 기다려 주세요."

 

[취재 후기] 그동안 브라운관 속에서 비쳤던 박민영의 이미지는 가냘프고 여린 '여주인공'이었다. 하지만 실제 만나본 그는 당차고 톡톡 튀는 개성을 가진 '여배우'였다. 이런 무기를 통해 큰 연기 변신을 시도 중인 그가 어떤 배우로 성장하게 될까? 그의 목표처럼 '캐릭터로 남는 진짜 배우'가 되길 기대해 본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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