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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구, '징검다리' 재도약 자신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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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구, '징검다리' 재도약 자신하는 이유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2.27 22: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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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야구 팀 탐방] 지난 시즌 '무관', 강훈련 통해 수비력 일취월장...'실질적 안방' 장충서 우승컵 도전

[스포츠Q 글 민기홍·사진 노민규 기자] 지난해 프로야구 신인왕 박민우(NC), 고졸 최대어 투수 최원태(넥센), 고교야구 이영민 타격상 수상자 송성문(넥센)의 공통점은 서울 용산구 리틀야구단 출신이라는 점이다.

용산구는 2010년 이후 이토록 우수한 선수들을 꾸준히 배출하며 위상을 드높여왔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서울권에서 좀처럼 기를 펴지 못했고 대진운마저 따르지 않아 번번이 고배를 들었다.

올해는 다르다. 무관의 아픔을 털고 올해만큼은 다시 왕좌를 찾아오겠노라고 외치고 있다. 이유가 있다. 겨우내 흘린 땀이 남달라 자신감이 넘친다. 투수력은 강팀과 견줘도 결코 뒤질 것이 없다. 새 단장을 마친 장충구장은 더욱 편안하게 느껴진다.

▲ 용산구는 박민우, 송성문, 최원태 등 우수한 프로 선수들을 배출했다. 선수들은 선배들의 명성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 전지훈련 성적표 ‘A+’, 움직임이 달라졌다 

“작년하고는 완전히 다릅니다. 하려는 의지도 보이고 짜임새도 갖췄습니다.”

나현수 코치의 출사표에는 힘이 넘쳤다. 4년째 용산구를 지도중인 그는 “공격과 주루가 다른 팀보다 월등히 낫다고 할 수는 없지만 투수력이 좋아 해볼만하다”며 “중학교 1학년에 좋은 선수가 많다. 올해는 잘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용산구는 2013년 전남 나주에서 펼쳐진 스포츠토토배에서 우승한 이후 4강에 든 적이 없다. 지난해에는 결정적인 순간마다 실수를 저지르며 준결승 문턱에서 좌절하기를 반복했다. 중학교 1학년 4명, 6학년 10명으로 탄탄한 전력을 갖춘 이번 시즌은 다르다.

▲ 용산구 선수들은 속초에서 행한 동계 전지훈련을 통해 실력을 대폭 끌어올렸다. 지난 시즌 무관의 한을 날려버리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나 코치는 강원도 속초에서 진행된 2주간의 전지훈련 성과를 설명하며 눈을 반짝였다. 그는 “아침 8시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강훈련을 소화했다”며 “공을 쫓는 선수들의 움직임 자체가 달라졌다. 수비 범위가 대폭 넓어진 것이 눈에 보인다”고 흡족해 했다.

◆ 투수력 일취월장, 연습경기서 성과 나타나 

야구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선수들의 비중이 높은 것이 용산구의 단점이다. 중심을 잡아줘야 할 내야진의 경우 5학년이 대다수. 중학교 1학년 오원준이 1루수를 보는데 그마저도 지난해 8월 처음으로 공을 만졌다.

나 코치는 “구력이 짧아 무너지는 경우가 많은 것이 우리의 아킬레스건이었지만 지난해처럼 쉽게 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새로 마스크를 쓴 6학년생 김경민도 전지훈련을 통해 많이 올라왔다. 배터리에 힘이 생겼으니 해낼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용산구 선수들이 우사인 볼트 세리머니를 하며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막중한 임무를 받은 김경민은 “투수들의 공이 전보다 훨씬 나아졌다. 제구와 스피드 모두 크게 좋아졌다”면서 “포수로서 블로킹과 미트질부터 철저히 하겠다. 투수들이 형들이라 부담스러운건 사실이지만 호흡을 잘 맞춰 큰일을 내고 싶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확실히 달라졌다. 더 이상 약체가 아니다. 연습경기서부터 일취월장한 전력을 뽐내고 있다. 속초에서 가진 경기도 구리전에서는 1승1무를 기록해 자신감을 높였다. 구리는 지난해 2관왕에 빛나는 강팀. 지난 24일에는 서울권 강자로 꼽히는 노원구도 꺾어 사기가 하늘을 찌른다.

◆ 장충은 홈구장, 익숙함은 큰 무기 

투수와 우익수를 오가는 주장 정상훈은 “막내부터 형들까지 한 곳만 바라보고 모두 열심히 하고 있다. 협동심 하나만큼은 용산구가 끝내준다”며 “우리 선수들이 친 타구에 힘이 실리더라다. 우승컵 한 개 정도는 들 수 있을 것 같다”고 의지를 다졌다.

김재호 역시 외야와 마운드를 책임지는 키플레이어 중 한 명. 그는 “제구력에 각별히 신경 써서 타자들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겠다. 실점을 최소화해 팀에 보탬이 되겠다”면서 “타석에서는 추신수처럼 장타력을 갖춘 1번타자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동생들을 이끌어야 하는 1루수 오원준은 탄탄한 허벅지가 일품이다. 동료들은 그의 파워를 두고 “걸리면 넘어간다”고 감탄사를 쏟아낸다. 그는 “파워히터 박병호처럼 성장하는 것이 꿈”이라며 “이번 시즌 장충에서 홈런 10개를 때려내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 왼쪽부터 오원준, 정상훈, 김재호, 김경민. 넷은 용산구의 부활을 이끌어야 하는 4인방이다.

용산구는 리틀야구 성지인 장충구장에서 훈련한다. 새 인조잔디가 깔려 마음가짐이 더욱 새롭다. 다른 팀들이 바뀐 환경에 적응해야 하지만 용산구는 그럴 필요가 없다. 시즌 중에는 늘상 대회가 열려 인근에 자리한 동국대운동장으로 옮겨야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익숙함은 스포츠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다.

탄탄해진 용산구는 ‘사실상의 홈구장’에서 다시 날아오를 채비를 마쳤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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