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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포커스] 승리를 부르는 '그들의 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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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포커스] 승리를 부르는 '그들의 자책'
  • 최대성 기자
  • 승인 2015.03.08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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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최대성 기자]

기자 "상을 받았으니 기뻐하는 포즈를 취해 주세요~."
용인대 여 검객 삼총사: "우승을 못해서 기쁘지 않습니다."

지난 2월 25일 잠실체육관서 열린 전국검도왕대회를 취재했을 때 이야기다. 당시 개인전 4강에 용인대 선수 3명이 올랐다. 안타깝게 우승을 하진 못했지만 상을 받았으니 당연히 기쁠 것이란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냉정한 스포츠 세계에서 2등은 없다. 우승을 향한 선수의 욕심은 당연한 것이기에 기쁘지 않단 그들의 답변에 '아차' 싶었다.

▲ 다음번 대회서 우승을 바라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는 용인대 여검객 삼총사 류연서, 차민지, 원보경 선수(왼쪽부터).

기자 "그럼, 다음에는 우승하고 말겠단 의미로 파이팅을 외쳐주세요."
용인대 여 검객 삼총사 "하나, 둘, 셋 파이팅!"

스포츠 경기에서 우승과 승리에 대한 선수들의 욕심은 당연한 것이다. 그런 목표와 마음이 있기에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플레이로 관중들의 환호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플레이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결정적인 득점 찬스에서 예상치 못한 실수를 하거나 상대 선수의 절묘한 수비에 막히는 등 기대했던 성과를 내지 못할 때도 있다.

▲ K리그 클래식 수원삼성 정대세가 지난 2월 25일 J리그 우라와 레즈와의 ACL(아시아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서 결정적인 득점찬스를 놓친 후 크게 자책하고 있다. 이날 수원은 레오가 2-1 역전 결승골을 넣으며 드라마틱하게 승리했다.

그런 순간, 우리는 그라운드 혹은 플레이 코트 중심에서 크게 자책하는 선수들을 보게 된다. 자신의 잘못된 판단에 따른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다. 다르게 이야기 하면 그만큼 승리에 대한 열망과 열정이 가득한 것이다.

▲ 지난 3월 3일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 리베로 한지현이 인삼공사와의 홈경기서 디그에 실패한 후 자책하고 있다. 이날 흥국생명은 세트스코어 3-1로 승리, 2연승을 이어갔다.

그러나 그들은 자책만 하지 않는다. 실패에서 교훈을 찾고 노력을 통해 성공을 만들어 낸다. 그들이 어이 없는 자책을 내지를 때, 일그러진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갖가지 생각들을 읽을 수 있다. 다음 번 기회는 놓치지 않겠다는 강한 다짐이 보인다. 이기고 말겠다는 의지가 세포 하나하나를 긴장시킨 희열감도 들어 있다. 그런 선수들은 꼭 결정적인 역할로 승리에 공헌한다.

▲ 봄바람이 살랑거리던 지난 3월 7일, 서울 목동야장을 찾은 많은 열혈 야구팬들이 넥센과 케이티의 시범경기를 즐기고 있다.

차가운 바람 끝에 한 땀의 따스함이 느껴지는 봄이다. 모든 스포츠가 긴 잠에서 깨어나 움틀 준비가 된 지금, 그 역동적인 의지를 느끼고 싶다면 이번 주말을 스포츠 현장에서 보내는 것도 좋겠다. 승리를 부르는 그들의 자책에서 메마른 땅을 뚫고 솟아오르는 역동적인 봄 내음을 맡을 수 있을 것이다.

dpdaesung@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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