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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 '스피드업 규정', 제재 완화 고려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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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 '스피드업 규정', 제재 완화 고려하나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3.09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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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이크 하나 추가하는 현행 규정에 개선 목소리 높아…MLB는 벌금부과로 대체

[스포츠Q 이세영 기자] 프로야구의 경기시간을 단축하는 것은 한국을 떠나 야구를 하는 모든 나라가 갖고 있는 숙제다.

특히 한국은 타석에서 공 하나하나에 장갑과 배트, 헬멧을 정리하는 타자, 인터벌이 유난히 긴 투수, 투수교체 시 덕아웃에서 천천히 걸어 나오는 코칭스태프 등 경기시간이 늘어나는 요인들이 여기저기서 발견돼왔다. 지난 시즌에는 유례없는 ‘타고투저’ 현상이 일어나 경기당 평균 3시간 27분이나 걸렸다. 2년 전에 비해 무려 16분이나 늘어났다.

이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 시즌부터 한층 강화된 ‘스피드업 규정’을 도입해 시범경기부터 적용하고 있다. 내용을 보면 ‘투수교체는 2분 30초 이내 완료, 타자의 두 발이 모두 타석에서 벗어나면 스트라이크를 선언, 새로운 타자는 10초 내 등장, 사사구로 출루할 때는 1루까지 뛰어 가야한다’ 등 경기 촉진을 위해 제도를 손봤다.

▲ 두 발이 타석에서 벗어나면 스트라이크 하나를 주는 스피드업 규정에 제도개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하지만 불과 시범경기 2일차까지 일정을 소화한 시점에서 스피드업 규정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 가운데 ‘타격 중 두 발이 모두 타석에서 벗어나면 스트라이크를 선언한다’는 룰에 현장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경기의 질을 높인다는 취지에는 동감하지만, 그 대가가 가혹하다는 것이다.

지난 7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LG-한화전에서는 이런 사례가 두 차례나 발생했다. LG 이진영과 한화 김경언이 2스트라이크 이후 무의식적으로 타석을 벋어나다 주심으로부터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고 삼진으로 물러났다. 8일 KIA 김민우도 NC전 4회 볼카운트 3-2에서 타석을 벗어나다 삼진 처리됐다. 이들 모두 평소 습관대로 타석을 벗어나 마음을 가다듬으며 다음 공에 대비하려다 삼진을 당했다.

사실 이 규정은 지난해에도 있었다. 당시 1차는 심판의 구두경고, 2차로 위반했을 때는 스트라이크를 줄 수 있다는 비교적 유연한 규정이었다. 하지만 KBO는 경고가 큰 실효성이 없다는 판단을 했고, 바로 스트라이크를 선언하는 규정으로 강화했다.

그러자 현장에서 룰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룰 자체를 부정하기보다는 이를 어겼을 때 페널티를 약화해야 한다는 것. 올 시즌 시범경기 시간은 2시간 48분으로 지난해 시범경기 같은 기간에 비해 15분이나 줄었다. 하지만 스피드업 규정의 현행 제도를 적용하면, 중요한 순간에서 타자가 맥없이 아웃될 수도 있다. 이는 경기의 재미를 떨어뜨릴 수 있는 부분이다.

메이저리그(MLB)의 사례를 보면 두 발이 타석에서 모두 벗어날 때 스트라이크를 적용하는 대신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선수에 따라 다르겠지만 볼카운트에 따라 아예 타격 기회를 잡지 못할 수도 있는 것보다는 핸디캡 수위가 낮다고 볼 수 있다. KBO도 “시범경기 후 이 문제에 대해 다시 논의할 수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페널티의 내용 손질은 가능하다는 것.

물론 이것은 하나의 대안이다. 앞으로 시범경기를 치르면서 룰이 잘 지켜진다면 굳이 손을 보지 않을 수도 있다.

스피드업 제도가 페널티 규정 때문에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어지는 시범경기에서 선수들이 룰에 적응하며 경기시간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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