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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준, '우타거포 기근' LG의 오아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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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준, '우타거포 기근' LG의 오아시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3.10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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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캠프 때부터 맹타…프로 10년차 되는 올해 주전 도약 노린다

[스포츠Q 이세영 기자] 이병규, 박용택, 이진영, 김용의, 오지환…

예나 지금이나 LG는 좌타자들의 타격이 좋은 팀이다. 발 빠르고 스윙이 간결한 타자들이 많아 ‘신바람 야구’라고 불린다.

하지만 좌타라인이 뚜렷한 LG도 약점을 갖고 있다. 상대적으로 좌투수에 약한 점과 마땅한 우타 거포가 없다는 것. 올 시즌 새로 영입된 외국인 타자 잭 한나한마저 좌타자이니, 선발 라인업의 3분의 2는 왼손 타자들로 채워지는 셈이다.

지금은 한국을 대표하는 홈런타자로 자리매김했지만 박병호(29·넥센)는 LG 유니폼을 입었을 때만 해도 존재감이 낮았다. 그가 팀에 몸담은 네 시즌 동안 친 홈런수를 합쳐도 지난해 홈런 개수의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타점 생산능력도 기대 이하였다.

신인시절부터 꾸준히 키운 정의윤(29)도 제자리걸음 중이다. 지난해까지 8년 동안 두 자릿수 홈런을 때리거나 50타점 이상 올린 시즌이 없다. 통산 타율 역시 0.262로 크게 돋보이지 않는다.

우타 거포가 절실한 상황에서 지난해 채은성(25)을 중용하며 가능성을 본 LG는 올 시즌 프로 10년차 최승준(27)에 기대를 건다. 그는 KBO리그 시범경기에서 연일 맹타를 터뜨리며 코칭스태프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 연일 장타, '독수리 저격수' 등극

시범경기 2경기에서 타격감이 좋다. 최승준은 지난 7일 한화와 첫 경기에서 팀이 0-6으로 뒤진 5회초 상대 선발 미치 탈보트의 초구를 밀어 쳐 중월 솔로 홈런으로 연결했다. 그의 범상치 않은 힘을 확인할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이튿날에는 역전 결승타를 날렸다. LG가 1-2로 뒤진 4회초 1사 주자 1, 2루에서 정대훈의 공을 받아쳐 좌중간을 깨끗하게 갈랐다. 누상에 있던 두 주자가 홈을 밟은 LG는 3-2로 한화를 이겼다. 최승준의 장타가 결승타였다.

한화와 2연전에서 때린 2안타가 모두 장타다. 최승준은 두 경기에서 1홈런 3타점을 기록,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외국인 선수 한나한이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 때부터 종아리 근육통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상황이기 때문에 당분간 최승준에게 기회가 자주 갈 전망이다.

한나한 3루, 정성훈 1루가 베스트 포지션이지만, 현재 LG는 정성훈 3루, 최승준 1루 체제로 가고 있다. 이 역시 양상문 감독이 미리 짜놓은 구상이기 때문에 수비에서 큰 혼란이 일어날 것 같지는 않다.

◆ 펀치력 검증, 이제 남은 건 '1루 수비' 보완

한화와 2연전에서 맹타를 휘두르며 ‘독수리 저격수’로 떠오른 최승준은 오랜 시간 동안 무명의 세월을 보낸 인동초다.

2006년 2차 7라운드 51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은 그는 2년간 6경기밖에 나서지 못했을 정도로 1군에서는 많은 기회를 받지 못했다.

이후 줄곧 2군에 머물다 군복무를 한 최승준은 2013년 1군에서 2경기 출장에 그치다 지난해 20경기에 나서며 이름을 알렸다. 2014년 성적은 타율 0.263에 2홈런 11타점. 타자로서 가능성을 보여준 한해였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서도 타격감이 좋았다. 오키나와 캠프 연습경기에서 25타수 11안타(타율 0.440)를 몰아치며 캠프 최우수선수(MVP)에 뽑히기도 했다.

하지만 일취월장하고 있는 타격에 비해 수비가 아쉬운 부분으로 꼽힌다. 인천 동산고 시절 그는 류현진(28·LA 다저스)과 배터리를 이루기도 했지만, 프로에 와서는 포수 마스크를 벗고 1루수 변신을 꾀했다.

그러나 188㎝ 88㎏의 큰 체구 때문인지, 민첩성이 필요한 1루 수비에서 약점이 있다. 특히 낮고 빠른 타구에 대한 대처 능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주전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타격만큼이나 수비 실력도 중요하다. 앞으로 1군 무대에서 정착하길 원하는 최승준이 쟁쟁한 선배들과 경쟁에서 살아남아 주전으로 도약할 수 있을까.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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