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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유스 키워 1083억 거둔 사우스앰튼, K리그 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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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유스 키워 1083억 거둔 사우스앰튼, K리그 현실은?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3.12 08: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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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ES 통계 조사, 사우스앰튼 유스선수 이적판매 1위…K리그 유스 선수들은 아마추어, 프로 계약 별도 맺어야

[스포츠Q 박상현 기자] 모든 프로 스포츠 구단의 '생명줄'은 역시 돈이다. 너무 황금만능주의적인 사고 방식 아니냐고 폄훼할 수도 있겠지만 돈이 있어야만 좋은 선수들을 영입할 수 있다. 경기장 개보수도 할 수 있고 팬들에 대한 마케팅 활동도 더욱 적극적으로 펼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유럽의 축구클럽들은 자신의 유소년 팀에서 키워낸 유망주들을 다른 팀으로 이적시키며 이적료를 거두고 있다. 한두 푼에 그치는 문제가 아니다. 선수 1명이 웬만한 K리그 클래식 구단의 1년치 운영비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

만약 선수 이적만으로 1000억원 정도를 챙길 수 있다면 어떨까. 아마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선수들을 데려올 수도 있고 시설도 개선할 수 있는 등 할 수 있는 일들이 너무나 많다.

▲ 리버풀의 아담 랄라나(왼쪽)와 아스널의 칼럼 챔버스가 지난해 12월 22일 리버풀 안필드에서 벌어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모두 사우스앰튼 유스팀이 길러낸 선수들이다. [사진=AP/뉴시스]

◆ 스타군단 레알 마드리드·바르셀로나도 '유소년 보물창고'

국제스포츠연구센터(CIES) 축구연구소는 지난 10일(한국시간) 유스 선수 이적료 수입 순위를 발표했다. 축구연구소는 15~21세 유스 선수들의 지난 세 시즌 이적 현황을 기준으로 선수 이적료를 계산했다.

2012년 7월부터 지난 1월까지 조사에서 유럽리그에서 발생한 유스 선수 이적료는 10억7200만 유로(1조2866억원)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프랑스 리게 앙 출신 선수가 전체 27%에 해당하는 2억9200만 유로(3505억원)로 가장 높았고 스페인 프리메라리가가 전체 26%인 2억7600만 유로(3313억원)를 기록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2억2700만 유로, 2724억원), 독일 분데스리가(1억6300만 유로, 1956억원)가 그 뒤를 이었고 이탈리아 세리에 A는 1억1400만 유로(1368억원)로 리게 앙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팀별로 보면 프리미어리그 사우스앰튼이 9020만 유로(1083억원)로 단연 1위였다. 칼럼 챔버스(20·아스널)와 아담 랄라나(27·리버풀), 루크 쇼(20·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3명의 유망주를 이적시키면서 1000억원이 넘는 수입을 챙겼다.

리게 앙 클럽 LOSC 릴이 7600만 유로(912억원)로 그 뒤를 이었다. 지아니 브루노(24·로리앙), 마티유 드뷔시(30·아스널), 루카스 디그네(22·파리 생제르맹), 에당 아자르(24·첼시), 디보크 오리지(20·리버풀) 등이 이적, 구단에 막대한 수익을 안겨줬다.

레알 소시에다드(6220만 유로)와 세비야(5150만 유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4350만 유로)가 3~5위를 차지했다. 선수들을 영입하는데만 혈안이 된 구단으로 각인된 레알 마드리드(4300만 유로)와 FC 바르셀로나(3880만 유로)도 6, 7위로 유망주들의 보고인 것으로 조사됐다.

▲ 첼시의 에당 아자르가 지난달 8일 아스톤 빌라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아자르는 프랑스 리게앙 LOSC 릴이 길러낸 스타다. [사진=AP/뉴시스]

◆ K리그 유스 선수들은 아마추어, 이적료 못챙기고 내준다

유스 선수를 팔아 1000억원 넘는 수입을 챙긴 구단이 있다는 사실은 K리그 구단들에 경각심을 주기에 충분하다. 자금력이 충분하지 못해 스타 선수들을 영입하는데도 지갑을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해야 한다. 특히 대부분이 기업이 주인인 구단이기 때문에 혹시 경영 악화나 경기 침체로 기업으로부터 들어오는 자금이 줄어들기라도 하면 구단은 당장 긴축재정에 들어가야 한다. K리그 구단 가운데 스스로 자금을 확보하거나 독립적인 재정 구조를 구축한 곳은 없다.

그런 의미에서 유스 선수들을 다른 팀으로 보내 나오는 이적료는 K리그 구단들에 좋은 자금줄이 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K리그 현실에서 이런 일은 100% 불가능하다. 무엇보다도 유스 선수들이 프로가 아니기 때문이다.

K리그 구단들은 산하에 연령별 유스 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클럽들은 초·중·고교와 연계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다시 말해 이들은 아마추어 선수들이다.

이들과 계약을 하려면 신인 드래프트까지 기다려야만 한다. 이제 신인 선발은 전면 자유계약 제도가 시행되기 때문에 드래프트까지 기다려야 할 일은 없어졌지만 자신들이 키워낸 선수들을 다른 구단이 채가지나 않을까 전전긍긍해야만 했다.

이미 유망주들의 '해외 유출'은 빈번했다. 바로 지난해 12월 황희찬(19·잘츠부르크)이 좋은 예다. 지난해 11월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포항에 우선지명됐지만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상태에서 해외 진출을 타진, 잘츠부르크에 입단했다.

물론 황희찬은 포항의 동의도 얻지 않고 해외로 이적했다. 괘씸죄가 적용됐지만 그에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포항 유스 출신이라도 서류상 아마추어 선수 신분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아마추어 선수를 데려가는 프로팀은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상 육성 지원금과 훈련 보상금만 지불하면 된다. K리그의 규정 허점 때문에 애써 키운 선수가 투자금도 회수하지 못하고 유럽 구단으로 팔려가는 사태를 맞는 것이다.

유스팀에서 발굴하고 길러낸 선수도, 현재 프로 1군에서 뛰고 있는 선수도 모두 해당 클럽의 소중한 자산이다. 유럽의 사례에서 보듯 K리그도 유망주에 대한 육성과 이를 통한 이적료 수입 등 다양한 방법으로 수익원을 창출해낸다면 재정이 더욱 튼튼해지고 기업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할 수 있는 발판도 마련할 수 있다.

▲ 포항제철고 황희찬(앞)이 지난해 8월 4일 전남 강진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개성고와 대통령금배 전국고등학교축구대회 결승전에서 공을 몰고가고 있다. 포항 유스 출신인 황희찬은 아마추어 선수 신분으로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와 계약을 맺었지만 포항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못했다. [사진=뉴시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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