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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최첨단 케이티 위즈파크에 찾아온 수원 야구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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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최첨단 케이티 위즈파크에 찾아온 수원 야구의 봄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3.14 1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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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으로 음식 배달주문까지 가능한 '인텔리전트 구장' 지향…따뜻한 날씨 가족 나들이로 만원관중

[수원=스포츠Q 박상현 기자] 최첨단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가 활짝 문을 열었다. 이제 수원시민도 다시 야구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잠시 머물러갔던 팀이 아닌 '수원의 팀'의 야구를.

'제10구단' 케이티는 14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두산과 타이어뱅크 2015 KBO리그 시범경기에 앞서 역사적인 개장식을 갖고 수원 야구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음을 알렸다.

꽃샘추위 동장군은 완전히 물러가고 따뜻한 봄 햇살이 내리쬐는 가운데 수원시민 역시 야구의 재미를 만끽했다. 수원시민들은 삼삼오오 경기장으로 몰려들었다. 10구단 케이티 위즈의 유쾌한 마법이 펼쳐지는 공간인 케이티 위즈파크를 본 수원시민들은 저마다 쾌적한 공간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날 케이티 위즈파크에는 공식 만석 기준 2만의 관중들이 몰려들었다.

개장식은 오전 11시 30분부터였지만 이미 오전 9시부터 운동장 사거리는 인파로 북적였다. 수원 야구축제가 열린 것이다.

▲ [수원=스포츠Q 노민규기자] 수원 시민들이 14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시범경기 케이티와 부산의 개장 첫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이날 케이티 위즈파크에는 공식 만석 기준 2만의 관중들이 몰려들었다.

◆ "여기는 운동장 앞, 케이티 위즈파크 정류장입니다"

새로 단장된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가 시야에 들어오자 버스에서는 "여기는 운동장 앞, 케이티 위즈파크 정류장입니다"라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이미 경기장 개장에 맞춰 버스 안내방송까지 모두 바꿨다. 신입선수 입단식이 열렸던 지난해 12월까지만 하더라도 케이티 위즈파크라는 안내 방송은 없었다.

경기장 근처 버스 정류장도 단장했다. 이미 무선 인터넷망이 깔렸고 케이티 위즈파크의 조형물까지 설치됐다. 조형설치물 위에서는 야구공이 돌아가고 있었다. 마치 '케이티 위즈파크에 온 것을 환영한다'는 듯.

오전 10시에는 이미 내야석에 관중들이 가득 찼다. 외야석은 폭죽을 터뜨리기 위 해 개장식이 끝날 때까지 잠시 폐쇄됐다. 게다가 무료 개장이어서 한껏 공기가 부드러워진 3월의 두번째 주말을 맞아 가족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로 가득했다. 오전 11시 30분 시작한 개장식이 끝난 뒤에는 걸그룹 EXID의 축하공연까지 이어지며 더욱 흥이 더해졌다.

케이티 위즈파크는 최첨단 IT 기업인 케이티의 기술이 집약됐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더욱 야구를 즐길 수 있었다.

케이티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인 '위잽(WIZZAP)'을 출시했다. 위잽을 설치한 뒤 회원가입을 하면 경기 정보와 상황을 한 눈에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좌석에서 음식과 구단 상품을 구입할 수 있었다. 굳이 관중석을 떠나 매점 앞에서 줄을 서지 않고도 음식을 주문할 수 있어 경기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아도 됐다.

직접 기자가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한 뒤 핫도그 세트를 주문하자 15분 정도 뒤에 마법사 고깔 모자를 쓴 직원이 음식을 배달해줬다. 음식을 반드시 배달한 뒤 확인 버튼을 누르도록 되어 있었기 때문에 배달 사고는 염려할 필요가 없었다. 다만 스마트폰에 카드 결재가 가능한 별도 어플리케이션이 설치되어 있어야 가능하다.

▲ [수원=스포츠Q 박상현 기자]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 앞 버스정류장에는 초고속 무선인터넷과 함께 야구장임을 표시하는 야구공 조형물까지 설치됐다.

◆ 양의지의 개장 안타·홈런·득점·타점…'84억 사나이' 장원준 선발 맞대결 승리

'마법의 성' 멜로디에 맞춘 케이티의 응원가와 함께 시작한 케이티와 두산의 시범경기는 외국인 투수 필 어윈과 '84억의 사나이' 장원준의 선발 맞대결로 시작됐다. 두 투수 모두 치열한 투수전을 벌였다.

어윈이 1회초 1사후 정수빈을 상대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며 개장 첫 삼진 기록을 세웠고 1회말에는 신명철이 장원준을 상대로 볼넷을 얻어 첫 출루 기록을 올렸다. 그러나 2회초 양의지가 어윈과 6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100m짜리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개장 첫 안타와 홈런, 득점, 타점을 케이티가 아닌 두산에 내줬다.

케이티는 0-1로 뒤지던 4회말 박경수가 양의지가 쳤던 것과 비슷한 코스로 왼쪽 담장을 살짝 넘기며 1-1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어윈이 5회초 급격하게 흔들리면서 대거 3점을 내주면서 끌려갔다.

양의지에게 개장 첫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한 뒤 김재환에게도 볼넷을 내줬다. 허경민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았지만 김재호에게 다시 볼넷을 허용했다. 민병헌을 삼진으로 잡아 2사를 만들었지만 정수빈에게 좌중간을 가르는 주자 일소 3루타를 허용하며 1-4가 됐다. 김현수의 타구를 1루수 신명철이 다이빙으로 잡지 않았다면 1-5로 점수차가 더욱 벌어질 뻔 했다.

선발 맞대결은 장원준의 승리가 됐다. 장원준은 5이닝 동안 박경수에게 홈런 하나를 허용했을 뿐 1실점으로 잘 막고 6회초부터 마운드를 변진수에게 물려줬다. 어윈은 5이닝 4실점으로 두산의 강타선을 봉쇄하는데 실패했다.

케이티는 1-4로 뒤진 6회말 두산의 두번째 투수 변진수를 공략하며 한 점을 만회했다. 동점 홈런의 주인공이었던 박경수가 2루타로 3루 주자 조중근을 홈으로 불러들이며 2-4로 쫓아갔다.

▲ [수원=스포츠Q 노민규기자] 케이티 박경수가 14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두산과 타이어뱅크 2015 KBO리그 시범경기에서 동점 솔로홈런을 친 뒤 3루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하지만 두산도 7회초 정수빈이 좌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쳐낸 뒤 김현수가 좌익수 이대형의 바로 앞에 떨어지는 적시타로 5-1로 도망가며 쐐기를 박았다.

케이티는 7회말 심우준의 적시타로 3-5로 추격했지만 두산이 8회초 2사 3루 상황에서 나온 김재호의 적시타로 한 점을 더 벌면서 6-3 승리로 끝났다. 장원준은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승리를 거둔 첫번째 투수가 됐다.

◆ 동원된 관중의 무질서, 나들이 나온 시민들에 불편

비록 케이티는 역사적인 홈구장 개장경기에서 이기진 못했지만 수원 야구팬들은 야구 자체를 즐겼다. 이미 패배 분위기가 느껴졌지만 좀처럼 자리를 뜨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케이티 위즈파크의 개장 경기에서는 나들이 나온 시민들만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각 동별로 통장, 반장들이 중심이 된 '동원 관중'이 있었다. 이들은 동 이름이 적힌 팻말을 들고 나타나 같은 동 주민들을 찾으러 다니기에 바빴다. 마치 관제 행사와 같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동 주민들을 부르러 다니는 일부 관중들의 호통 소리에 케이티 위즈파크는 금세 '돗대기 시장'으로 변해 버렸다. 운영요원들이 지정석이라고 안내하고 일부 지역에는 바리케이드를 설치했음에도 이들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 듯 보였다. 무질서한 모습에 가족끼리 나온 관중들은 눈살을 찌푸렸다.

개장식에서 인사말을 정한 일부 정치인들의 얘기도 그리 유쾌하게 들리지 않았다. 일부 인사는 "인덕원에서 케이티 위즈파크까지 지하철을 뚫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흥겨움이 넘쳐야 할 야구장이 마치 선거 유세현장처럼 느껴진 것은 유감이었다.

하지만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는 "야구 공원처럼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아 '파크'라는 이름을 붙였다"는 케이티 구단의 공언처럼 야구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됐다. 정규 시즌에 문을 열 외야의 펍까지 문을 열면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구장 못지 않은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거듭나게 된다. 수원 야구의 봄바람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불어오기 시작했다.

▲ [수원=스포츠Q 노민규 기자] 두산 양의지가 14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벌어진 케이티와 타이어뱅크 2015 KBO리그 시범경기에서 2회초 필 어윈으로부터 개장 첫 홈런을 때리고 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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