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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봉주 박사의 현장 관전기] ④ 한국 바이애슬론 하락은 없다, 반등만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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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봉주 박사의 현장 관전기] ④ 한국 바이애슬론 하락은 없다, 반등만 있을 뿐
  • 한국스포츠개발원 성봉주 박사
  • 승인 2015.03.17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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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6kmx4 릴레이, 최선 다한 최하위…사격능력 가능성 확인·스피드와 지구력 향상 숙제

[편집자주] 한국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개최국으로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한 '평창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 빙상 종목 위주에서 썰매 종목과 설상 종목에서도 선전하겠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설상 종목인 바이애슬론은 설원을 주행하면서 연이어 사격을 하는 스포츠다. 평창 올림픽에서는 98개 가운데 11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한국스포츠개발원 성봉주 박사는 현재 세계바이애슬론선수권이 열리고 있는 핀란드 콘티올라티 현장을 찾아 세계 바이애슬론의 현황과 한국 바이애슬론의 도약을 위한 접점을 모색하고 있다. 성봉주 박사는 아직 한국 스포츠팬들에게 낯선 바이애슬론 종목을 집중 연구해오고 있는 권위자다.

▲ 핀란드 콘티올라티 경기장에서 지난 14일(한국시간) 벌어진 세계바이애슬론선수권 여자 6kmx4 릴레이에서 각국 선수들이 스타트라인에서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성봉주 박사 제공]

[콘티올라티(핀란드)=한국스포츠개발원 성봉주 박사] 바이애슬론 여자 6kmx4 릴레이는 한 명의 주자가 2km씩 3바퀴를 돌아 모두 6km씩 주행하면서 4명이 이어달리는 경기다. 2km마다 라운드 중간에 50m 앞에 5개의 원이 나란히 수평으로 배치된 표적지를 향해 복사(엎드려쏴)와 입사(서서쏴)를 실시한다.

5발의 정규 실탄 이외에 3발의 여분발을 더 주는 것이 이 경기의 특징이다. 정규 실탄을 모두 사용해 5개의 표적을 모두 맞히지 못하면 3개의 여분발을 한발씩 수동 장전해 맞히게 된다. 8발을 모두 사용해도 5개의 표적을 모두 맞히지 못하면 그 수 만큼 150m를 추가로 돌아야 한다. 예를 들어 8발을 사용해 3개를 맞혔다면 2개를 맞히지 못했으므로 300m를 벌주로 돌아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3발의 여유발이 있기 때문에 추가로 벌주를 도는 선수는 그렇게 많지 않다.

핀란드 콘디올라티 경기장에서 지난 14일(한국시간) 열린 여자 6kmx4 릴레이에서 한국은 힘겹게 경기를 치렀지만 끈질긴 도전의식을 보여줬다.

한국 여자 바이애슬론 릴레이팀은 여자 6kmx4 릴레이에서 사격실력 가능성을 확인했다. 문지희(27·전남연맹), 김선수(26·전북체육회), 고은정(19·안성고), 김경남(22·평창군청)의 순서대로 출전한 한국은 문지희가 두번째 주자인 김선수와 터치할 때까지 앞팀과 큰 격차 없이 20위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주자가 연결됨에 따라 선두 팀과 격차가 서서히 나기 시작했다. 사격보다는 주행에서 실력차가 그 원인이었다.

▲ 한국 여자대표팀의 문지희(왼쪽)가 지난 14일(한국시간) 벌어진 세계바이애슬론선수권 여자 6kmx4 릴레이에서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성봉주 박사 제공]

◆ 두껍지 못한 선수층, 2명 이상 에이스가 절실

세번째 주자인 고은정이 출발했을 때 선두와 거리가 크게 난 것은 역시 두껍지 못한 선수층 때문이다. 아직 고른 실력의 선수가 없는 것이다. 결국 릴레이는 4명의 선수가 고른 경기력을 지녀야 하며 2명 이상의 에이스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는 1주자와 4주자를 에이스로 배치한다.

한국은 4명의 선수가 모든 사격에서 명중은 시켰는데 9발의 여유발을 사용하며 그만큼 시간을 지체했다. 그래도 이날 사격 결과는 훌륭했다. 8발을 다 사용하고도 5개의 표적을 맞히지 못하는 국가도 꽤 많았는데 한국은 모두 맞혔다.

우승을 차지한 독일도 다 맞히긴 했으나 6발의 여유발을 사용하였다. 독일은 여유있게 1시간11분54초6의 기록으로 2위 프랑스(1시간12분54초9)보다 1분 앞섰다. 특히 네번째 주자인 로라 달마이어가 두 차례 사격에서 여유발을 사용하지 않고 폭발적인 스피드로 선두를 이끌며 골인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아래 표에서 보면 독일은 (0+6), 프랑스는 (1+9)로 되어 있는데 괄호 안의 앞 숫자는 4명의 선수들이 여유발을 사용하거나 하지 않거나 5개의 과녁을 모두 적중시켰는지에 대한 것이다. 프랑스는 1이 있으므로 한 발을 놓쳐 한 주자가 150m의 벌주를 돌았다는 뜻이다. 뒤에 있는 숫자는 여유발을 사용한 숫자다. 독일의 경우 4명이 6발을 추가로 썼다는 뜻이고 프랑스는 4명이 9발을 썼다는 뜻이다.

표에서 보듯 독일은 6발의 여분발을 쏘며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독일의 마지막 주자는 여분발을 사용하지 않고 백발백중 솜씨를 보였다.

▲ 한국 여자대표팀의 김선수가 핀란드 콘티올라티 경기장에서 지난 14일(한국시간) 벌어진 세계바이애슬론선수권 여자 6kmx4 릴레이에서 전력질주하고 있다. [사진=성봉주 박사 제공]

◆ 4명의 주자 완주하지 못한 한국, 공식기록은 25개팀 가운데 최하위

한국은 4명의 주자가 모두 돌지 못해 공식기록이 나오지 않았다. 한국은 마지막 주자인 김경남이 두번째 사격까지 마쳤지만 주행을 완료하지 못했다. 이는 마지막 주자가 한바퀴 이상 차가 날 경우 원만한 경기운영을 위해 주행을 멈추게 하는 경기규칙 때문이다.

한국은 문지희가 단 2개의 여분발을 쓰고 모두 맞혔으며 김선수와 고은정 역시 각각 3발과 1발의 여분발을 사용하고 5개의 과녁을 모두 맞혔다. 김경남은 3발의 여분발을 쓰고 5개의 과녁을 맞히며 선전했지만 중도에 레이스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은 사격에서 4명의 선수가 9발의 여분발을 쓰고 모든 과녁을 맞혔기 때문에 양호하다고 볼 수 있다. 참고로 6위까지 여분발을 사용한 국가별 평균 숫자는 8.3발로 거의 9발을 더 사용한 것으로 나타나 한국팀과는 큰 차이가 없었다.

결국 한국은 주행능력에서 뒤져 순위가 뒤로 밀린 셈이다. 이러한 결과는 체코처럼 11발의 여분을 사용하고 또 3발을 놓쳐 3바퀴의 150m 벌주를 돌고도 8위에 등극한 예에서도 확인된다.

릴레이는 협동심 경기이므로 한사람이 아닌 4명이 골고루 잘해야 승산이 있다. 사격 실력보다는 주행능력이 경기력 순위에 결정적 역할을 하기 때문에 주행능력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겨룰 수 있는 기량을 갖춘 선수가 부족하다는 것이 그 한계다.

▲ 한국 여자대표팀의 고은정이 핀란드 콘티올라티 경기장에서 지난 14일(한국시간) 벌어진 세계바이애슬론선수권 여자 6kmx4 릴레이에서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성봉주 박사 제공]

◆ 심폐지구력·집중력 있는 사격훈련이 필요

그러나 고은정이나 기존 선수들의 꾸준한 노력은 상위권 진입에 대한 희망을 보게 한다. 개인전 이외에 릴레이에서도 4명의 선수가 골고루 성장하여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릴레이에서도 상위 입상이 가능했으면 좋겠다.

릴레이팀의 사격능력은 조금만 가다듬으면 세계적인 수준에 접근할 수 있음을 보여줬고 심폐지구력을 키워 스피드 지구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지속적인 트레이닝이 필요하다.

또 문지희를 받쳐 줄 선수들이 2~3명 더 있어야 하며 전반적으로 주로의 주행능력을 더욱 향상시켜야 한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의 선전은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에서 파견된 관계자들이 사격장과 주로에서 한국 선수들을 위해 보조 코치 역할을 하며 수고를 많이 해준 덕도 있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여자스프린트와 개인경기는 상위 입상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앞으로 좋은 선수를 육성하기 위해 심폐지구력과 집중력있는 사격훈련이 필요하다. 사격할 때는 평상시 주행 후 환경과 같은 조건에서 빠르고 정확한 리듬사격 훈련이 필요하고 차세대 바이애슬론 선수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스피드와 지구력을 겸비한 주행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평지 및 언덕 달리기, 계단 오르내리기, 자전거 타기 등이 병행돼야 한다. 또 고등학교 시기부터 화약사격을 지금보다 일찍 생활화하고 경험을 늘려야 경쟁력이 있다.

불가능은 없다. 희망이 있을 뿐이다. 한국바이애슬론의 중단없는 노력이 지속되기를 기대한다.

▲ 한국 여자대표팀의 김미선 코치가 지난 14일(한국시간) 벌어진 세계바이애슬론선수권 여자 6kmx4 릴레이에서 사격 영점조정을 하고 있다. [사진=성봉주 박사 제공]

■ 세계바이애슬론선수권 여자 6kmx4 결과 분석표

순위 국가명 선수명 주행기록 개인사격 최종주행기록 총사격
1 독일 프란지스카 힐더브란트
프란지스카 프로이스
베네사 힌츠
로라 달마이어
18:18.8
18:04.9
18:17.7
17:13.2
0+0, 0+2
0+1, 0+2
0+0, 0+1
0+0, 0+0
1:11:54.6 (0+6)
2 프랑스 아나이스 베스콘드
에노라 라투일레르
저스틴 브라이사츠
마리 도린 아베르
18:13.8
18:24.3
19:22.1
16:54.7
0+0, 0+1
0+1, 0+1
1+3, 0+1
0+2, 0+0
1:12:54.9 (1+9)
3 이탈리아 리사 비토치
카린 오베르호퍼
니콜 곤티어
도라테아 위러
18:11.2
18:03.2
19:26.2
17:20.1
0+0, 0+0
0+1, 0+3
0+2, 0+2
0+0, 0+1
1:13:00.7 (0+9)
25 대한민국

문지희
김선수
고은정
김경남

19:27.8
21:23.3
19:46.1
-
0+2, 0+0
0+1, 0+2
0+1, 0+0
0+0, 0+3
-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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