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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의중 묻는' 슈틸리케의 실험, '포스트 차두리'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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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의중 묻는' 슈틸리케의 실험, '포스트 차두리'는 누구?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3.18 0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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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두리 은퇴로 김창수만 남아…김기희·장현수·윤석영 등 물망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울리 슈틸리케(61)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안정 속에서 변화를 주며 새로운 실험을 할 준비를 마쳤다. 슈틸리케 감독은 우즈베키스탄, 뉴질랜드와 A매치 2연전을 통해 '포스트 차두리(35·FC 서울)'를 찾는데 주력하게 된다.

슈틸리케 감독은 17일 4기 슈틸리케호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면서 차두리를 이을 풀백 요원을 찾는 테스트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은 오른쪽 풀백으로 어떤 선수를 생각에 두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아직 누구인지는 알릴 수는 없다. 의중을 물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김창수(30·가시와 레이솔)와 함께 오른쪽 풀백 경쟁을 벌일 선수는 오는 24일 경기도 파주 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된 이후에야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오른쪽 풀백이 슈틸리케 감독으로부터 합격점을 받는다면 흐름상 오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지는 뉴질랜드와 경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날 차두리의 선발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전반 종료 2, 3분여를 남기고 교체로 들어갈 수 있다. 우즈베키스탄보다 뉴질랜드가 부담이 덜 가는 상대이기에 테스트하기에도 좋다.

◆ 왼쪽 풀백자원만 셋, 윤석영의 변신?

슈틸리케 감독은 "해당 선수와 충분히 이야기를 나눈 뒤 공감대를 쌓는 것이 내 원칙"이라는 말로 당장 오른쪽 풀백에 어떤 선수를 기용할 것인지에 대해 말을 아꼈다. 이런 신중함은 슈틸리케 감독이 "원톱 자원으로 손흥민(23·바이어 레버쿠젠)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가 손흥민이 "나는 원톱으로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한 것에 따른 학습효과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해당 선수와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겠다는 것은 오른쪽 풀백으로 변신해도 별 무리가 없는 자원이라는 뜻도 된다. 문제는 해당 선수가 멀티 포지션 능력을 갖추는 것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느냐다.

슈틸리케 감독이 뽑은 명단에는 왼쪽 풀백 3명이 포함되어 있다. 이미 김진수(23·호펜하임)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통해 주전 왼쪽 풀백으로 자리잡았다. 여기에 박주호(28·마인츠05)도 안정적인 모습이어서 큰 변화를 주기가 힘들어보인다.

이를 볼 때 슈틸리케 감독은 윤석영(25·퀸즈파크 레인저스)을 오른쪽 풀백으로 생각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윤석영은 비록 소속팀이 강등권에서 빠져나오고 있지 못하지만 부상에서 회복한 이후 꾸준히 출장기회를 잡으며 자신만의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그러나 대표팀에 들어오면 김진수, 박주호 등과 주전 경쟁을 펼쳐야 한다. 세 선수 모두 유럽에서 뛰고 있는 해외파라는 점에서 어느 한 명을 벤치에 앉혀두기가 아깝다.

그런 점에서 박주호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돌려 김진수와 박주호의 공존을 꾀했듯이 윤석영 역시 오른쪽 풀백으로 변신시켜 해외파가 벤치에 앉는 일이 없게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김진수가 오른쪽으로 가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지만 이미 왼쪽에서 견고한 수비능력과 오버래핑 능력을 보여준 김진수의 포지션 변경은 가능성이 낮다. 김진수와 손흥민이 보여주는 왼쪽 조합이 아시안컵에서 잘 맞아들어갔기 때문에 슈틸리케 감독이 이 부분에 변화를 주기는 힘들어 보인다.

◆ 소속팀에서 오른쪽 풀백으로 뛴 김기희와 장현수도 후보

왼쪽 풀백 못지 않게 인원이 넘쳐나는 포지션이 바로 중앙 수비수다. 중앙 수비수에서 오른쪽 풀백으로 변신시킬 자원도 있다는 뜻이다.

이번 대표팀에는 곽태휘(34·알 힐랄)과 김영권(25·광저우 에버그란데), 김주영(27·상하이 상강), 장현수(24·광저우 푸리), 김기희(26·전북 현대) 등 5명의 중앙 수비수들이 있다. 이 가운데 오른쪽 풀백으로 변신할 가능성이 높은 선수를 들자면 김기희와 장현수다.

곽태휘와 김주영은 소속팀에서 중앙 수비수로 맹활약해주고 있는데다 측면 풀백으로 변신해본 경험이 없다. 김영권은 왼쪽 풀백이었던 적은 있지만 지금은 중앙 수비수로 특화됐다.

반면 김기희와 장현수는 최근에도 오른쪽 풀백으로 기용되는 경우가 잦았다. 이 가운데 김기희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김기희는 전북에서 오른쪽 측면 수비로도 활약하고 있기 때문에 포지션 변화에 큰 부담이 없다. 더구나 슈틸리케 감독은 김기희를 카타르 시절 가르쳤던 경험이 있다. 이미 카타르 리그부터 유심히 지켜봤다는 점에서 오른쪽 풀백을 제의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장현수도 중앙 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소화가 가능한 멀티자원으로서 오른쪽 풀백 변신 가능성이 충분하다. 광저우 푸리에서도 오른쪽 측면 수비를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낯설지 않다.

◆ '뉴페이스' 이재성, 전북서 멀티 포지션 소화

슈틸리케 감독이 선발한 대표팀 선수 23명 가운데 '뉴페이스'에서 오른쪽 풀백을 찾자면 이재성(23·전북)도 빼놓을 수 없다.

이재성은 지난 시즌 전북에서 측면과 수비형 미드필더, 처진 공격수 가리지 않고 멀티 포지션을 소화하면서 최강희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노장들이 즐비한 팀에서 이재성은 신인으로서 최 감독의 신뢰를 받았고 올해는 당당한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다.

중원과 공격수, 수비 능력까지 어느 하나 빠지지 않고 왕성한 활동량까지 보여준다는 점은 이재성의 측면 풀백 변신 가능성을 점치게 한다. 하지만 윤석영이나 김기희, 장현수 등에 비해 가장 변화의 폭이 크기 때문에 가능성은 다른 선수들에 비해 떨어진다. 다만 "선수에게 의중을 물어봐야 한다"는 슈틸리케 감독의 말이 있었던 만큼 '깜짝 발탁'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도 현재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도 차고 넘친다. 기성용(26·스완지 시티)과 박주호, 장현수, 한국영(25·카타르SC), 김은선(27·수원 삼성) 등이 수비형 미드필더에 자리하고 있다. 이재성의 활발한 활동량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풀백 변신이 나을 수도 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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