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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평창 자동출전권 마다한 한국 썰매하키 '당당한 대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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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평창 자동출전권 마다한 한국 썰매하키 '당당한 대약진'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3.19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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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짧은 역사에도 소치 패럴림픽 7위 선전…세계선수권 B풀서 현격한 기량차 과시, A풀 승격 눈앞

[스포츠Q 박상현 기자] 또 다른 '한국산 썰매'가 평창의 영광을 위해 힘차게 달린다. '썰매하키'라고도 부르는 아이스슬레지하키가 봅슬레이와 스켈레톤처럼 세계 정상을 향해 당찬 도전장을 던졌다.

한국 아이스슬레지하키 대표팀은 18일 밤(한국시간) 스웨덴 외스터준트의 외스터준트 아레나에서 벌어진 2015 세계아이스슬레지하키선수권대회 B풀 3차전에서 2경기 연속 4골 및 3경기 연속 해트트릭을 작성한 '에이스' 정승환의 활약을 앞세워 슬로바키아를 9-1로 완파했다.

파죽의 3연승을 달린 한국은 스웨덴과 함께 이번 대회에서 무패팀으로 기세를 이어갔다. 현재 골득실에서 앞선 한국이 선두를 지키고 있고 스웨덴이 그 뒤를 잇고 있다.

▲ 한국 아이스슬레지하키가 세계선수권 B풀에서 다른 나라를 압도하는 경기력으로 연전연승하고 있다. 3경기에서 33골을 넣었고 폴란드와 경기에서는 15골로 역대 세계선수권 한 경기 최다골 신기록을 쓰기도 했다. [사진=뉴시스]

◆ 모든 경기 9골 이상 폭발 "B풀이 좁다"

2014 소치 동계패럴림픽에서 7위에 올랐던 한국 아이스슬레지하키에 2부리그 격인 B풀은 너무나 좁다. 한국은 세계선수권 B풀 3경기에서 33골을 넣으며 다른 팀을 압도하고 있다. 폴란드와 경기에서는 15골을 넣으며 역대 세계선수권 한 경기 최다골 기록을 새로 썼고 나머지 두 경기에서도 9골씩 올리며 현격하게 앞선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슬로바키아전도 마찬가지였다. 경기 시작 45초만에 정승환과 장동신의 어시스트로 조영재가 선제골을 넣었고 1피리어드 12분 55초에도 한민수의 골까지 나오며 2피리어드를 2-0으로 앞선채 맞았다.

오스트리아전과 폴란드전에서 연속 해트트릭을 기록해던 정승환은 2피리어드 골 러시로 3경기 연속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정승환은 2피리어드 8분 31초만에 득점을 신고했고 조영재와 한민수의 연속골로 5-0으로 점수차를 벌린 9분 42초에 추가골을 넣었다 특히 한민수와 정승환의 골은 김용성이 팔꿈치 가격으로 2분 퇴장을 당해 한 명이 부족한 상황에서 나온 것이었다.

이어 정승환은 마틴 요파의 파울로 2분동안 퇴장을 당해 1명의 수적인 우세를 접하고 있던 2피리어드 12분 40초에 추가골을 넣으며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2피리어드 종료 1분 50초 전에 마리안 리그다에게 골을 내주며 이번 대회 첫 실점을 기록했지만 3피리어드 시작 11초만에 나온 조병석의 골과 6분 33초에 터진 정승환의 추가골로 9-1 완승을 완성했다.

▲ 한국 아이스슬레지하키 대표팀의 정승환이 지난 17일(한국시간) 폴란드와 세계아이스슬레지하키선수권 2차전에서 퍽을 몰고 가고 있다. 정승환은 11골과 6도움으로 이번 대회 17개의 공격포인트로 1위에 올라있다. [사진=국제패럴림픽위원회 공식 트위터 캡처]

◆ 평창 자동출전권도 포기 "우리 힘으로 본선 가겠다"

한국 아이스슬레지하키는 2013년 고양에서 열렸던 세계선수권에서 7위로 밀려나면서 B풀로 떨어졌다. B풀이 되면서 소치 동계패럴림픽에 나가기 위해 따로 예선전을 치러야만 했다.

결국 한국은 2013년 10월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벌어진 예선에서 이탈리아, 스웨덴과 함께 소치 패럴림픽 본선 티켓을 획득했다.

한국은 지난해 소치 패럴림픽에서 러시아를 상대로 승부치기에서 승리하는 기적을 만들어내며 내심 4강 진출을 노렸다.

그러나 세계 최강 미국에 0-3으로 완패한 뒤 이탈리아와 맞대결에서 1-2로 아쉽게 지면서 B조 최하위로 밀려났다. 5~8위전에서도 체코에 0-2로 져 7~8위전까지 밀려났지만 스웨덴을 2-0으로 꺾고 7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한국 아이스슬레지하키는 절치부심하며 평창 패럴림픽에서 개최국 자격으로 따낼 수 있는 자동출전권까지 마다했다. 당당하게 세계선수권 A풀에 들어간 뒤 상위 5개팀에 들어 본선 티켓을 따내겠다는 것이 목표다.

목표 달성을 위한 첫번째 관문은 이번 세계선수권 B풀에서 2위 안에 드는 것. 상위 2개팀이 A풀로 승격해 2017년 세계선수권 A풀에 출전할 수 있다. 이미 스웨덴과 함께 3전 전승을 거둔 한국은 3위권에 포진해있는 슬로바키아, 영국, 폴란드(이상 1승 2패)에 승점 6이나 앞서있어 이변이 없는 한 최소 2위를 확보할 수 있다.

▲ 한국 아이스슬레지하키는 소치 패럴림픽에서 4강 진출과 메달 획득을 노렸지만 최강 미국과 이탈리아 등에 밀렸다. 그럼에도 7위의 성적으로 선전하며 평창 패럴림픽에서 선전을 기대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의 다음 결전은 오는 20일 오후 벌어지는 영국전. 상대는 이번 대회에서 슬로바키아에 0-6으로 졌던 팀이어서 한국의 완승이 예상된다. 영국을 꺾는다면 마지막 스웨덴전 결과에 관계없이 A풀 승격이 확정된다.

◆ B풀을 지배하는 정승환, 한국 아이스슬레지하키의 에이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는 한국 아이스슬레지하키의 연전연승에 놀라움을 표시하고 있다. IPC는 지난 18일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 아이스슬레지하키의 놀라운 경기력은 한국이 평창 동계패럴림픽을 얼마나 진지하게 준비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는 좋은 사례"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한국이 B풀에 있는 팀을 압도할 수 있는 것은 역시 실력차다. 세계아이스슬레지하키는 A풀과 B풀로 나뉘는데 이 실력차가 상당하다. 한국과 스웨덴은 A풀 실력을 갖고 있는 강호이지만 2013년 세계선수권에서 7위와 8위로 떨어지는 바람에 B풀로 밀렸을 뿐이다. 일찌감치 1, 2위에 올라 A풀로 승격할 팀으로 예상됐다.

하진헌 서울연세이글스 감독은 "B풀에 있는 팀은 물론이고 스웨덴보다 실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사실상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영국, 슬로바키아, 폴란드 등 B풀에 있는 팀들은 유럽이라고 하더라도 아이스슬레지하키에 대한 지원이 그리 많지 않다"고 말한다.

▲ 한국 아이스슬레지하키의 원동력은 실업팀이다. 지원이 거의 없는 B풀의 다른 나라와 달리 한국은 강원도청 실업팀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대표팀의 대부분 선수들도 강원도청에서 뛰고 있다. 사진은 소치 패럴림픽에서 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는 한국 선수들. [사진=뉴시스]

한국이 유럽팀을 압도할 수 있는 것은 장애인스포츠로는 드물게 있는 실업팀이 존재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2000년 첫번째 클럽팀인 연세이글스가 창단되면서 시작된 한국 아이스슬레지하키는 2006년 2월 강원도청 실업팀이 창단되면서 비약 발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후 아이스워리어스, 전북장애인체육회, 인천 바로병원, 아산시장애인복지관 등에서 클럽팀을 창단했다.

현재 실업팀 한 팀과 클럽팀 다섯팀까지 모두 여섯팀이 있는 것이 한국 아이스슬레지하키의 전부다. 아직 학교팀조차 없는 현실이지만 실업팀을 통해 매일 훈련하고 기량을 발전시킨 것이 세계 정상권으로 오를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에이스 정승환도 강원도청에서 뛰고 있다. 정승환은 소치 패럴림픽 예선전에서도 8골과 4도움을 기록하며 최고 공격수로 선정되는 등 세계 정상급 기량을 자랑한다.

정승환은 이번 대회 역시 공격력에서 다른 선수들을 압도한다. 축구와 비교하자면 리오넬 메시나 다름없다. 3경기 연속 해트트릭과 2경기 연속 4골로 3경기를 통해 11골을 기록한 정승환은 6개의 도움을 올려 17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정승환 외에도 한민수(5골 3도움), 조병석(2골 6도움), 조영재(3골 4도움), 이주승(3골 3도움) 등이 공격포인트에서 10위 안에 들었고 김용성(1골 4도움), 이종경(3골 1도움) 장동신(1골 3도움), 박상현(2골 1도움), 장종호(3도움) 등도 공격을 이끌고 있다. 아산시장애인복지관 소속의 박상현을 제외하면 모두 강원도청 소속이다.

▲ 한국 아이스슬레지하키는 현재 B풀에 있지만 지난해 소치 패럴림픽에서 7위에 오르는 등 선전하기도 했다. 2013년 대회를 통해 B풀로 강등됐지만 A풀 승격을 눈앞에 두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소치 패럴림픽 당시 경기를 치르고 있는 한국 선수들. [사진=뉴시스]

한국 아이스슬레지하키는 소치 패럴림픽에서 이뤄내지 못했던 메달 획득의 꿈을 평창에서 이뤄내겠다는 것이 최종 목표다. 이를 위해서는 2017년 세계선수권 A풀에서 상위 5위 안에 들어야 한다. 5위 안에 들지 못하면 소치 당시와 마찬가지로 예선을 통해 상위 3개팀에 들면 되지만 A풀 상위 5위 안에 드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실업팀이 하나 더 창단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 아이스슬레지하키 현장의 목소리다. 아무래도 매일 훈련하는 실업팀에 비해 클럽팀은 동호인 위주이다보니 훈련량이 턱없이 부족하고 실력차도 현격하게 난다. 국내 유일의 실업팀인 강원도청은 2008년부터 전국장애인동계체전 출전 이후 올해까지 8년 연속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국내에서는 적수가 없다.

대한장애인아이스하키협회 관계자도 19일 "한국 아이스슬레지하키가 15년의 짧은 역사에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강원도청이라는 실업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그러나 강원도청을 대적할만한 팀이 없다. 실업팀이 하나 더 만들어져 경쟁체제가 된다면 기량이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한국 아이스슬레지하키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실업팀 뿐 아니라 학교팀의 창단도 필요하다. 아이스슬레지하키의 선수층이 두꺼워지고 저변 확대를 위해 필요한 일이다. 이를 위해 한국 아이스슬레지하키 선수들은 세계선수권 선전과 패럴림픽 메달이라는 목표만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 한국 아이스슬레지하키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실업팀의 추가 창단과 함꼐 학교팀의 창설도 절실하다. 현재 한국 아이스슬레지하키는 실업팀 한 팀과 클럽팀 다섯 팀 등 여섯팀이 전부다. 사진은 소치 패럴림픽에서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는 한국 선수들. [사진=뉴시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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