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0 08:29 (토)
'새가슴에서 강심장으로' 박정아의 봄배구 미션
상태바
'새가슴에서 강심장으로' 박정아의 봄배구 미션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3.21 09: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V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 4세트 77.78% 순도로 상대 제압…시리즈 향방 쥔 키플레이어

[스포츠Q 이세영 기자] 정규시즌 내내 냉탕과 온탕을 오갔던 박정아(22·화성 IBK기업은행)가 모처럼 활짝 웃었다. 시즌 중 가장 중요한 시점에서 제몫 이상을 해주며 팀의 3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진출 가능성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

물론 완벽한 건 아니었다. 세트에 따라 기복이 있었고 몸 상태에도 확연하게 차이가 있었다. 큰 무대를 세 번째 경험하는 선수로서 아쉬움도 남았다.

그럼에도 마지막에 제 역할을 하며 활짝 웃었다. 박정아는 20일 화성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 1차전 수원 현대건설과 경기에서 4세트에만 7점을 올리는 등 11점(공격성공률 37.93%)을 기록, 팀의 3-1 승리에 기여했다.

IBK기업은행은 가장 중요한 1차전을 잡으며 남은 시리즈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여자부 역대 플레이오프에서는 1차전을 이긴 열 팀이 모두 챔프전에 올랐다. 100%의 확률을 잡은 셈. IBK기업은행은 이제 1승만 보태면 3년 연속 챔프전 무대에 선다.

▲ 박정아(왼쪽)는 팀에서 중요한 위치인 왼쪽 공격수를 맡고 있지만 다소 기복이 심해 '새가슴'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하지만 20일 현대건설전에서는 4세트에서 '강심장'의 면모를 보여줬다. 사진은 정규시즌 GS칼텍스전에서 공격하고 있는 박정아. [사진=KOVO 제공]

◆ 초반 부진 씻고 '강심장' 면모 보여주다

왼쪽 공격수를 맡고 있는 박정아는 정규시즌 391점을 올리며 이 부문 팀 내 3위, 전체 9위에 올랐다. IBK기업은행이 자랑하는 삼각편대에서 한 축을 맡고 있다.

그가 흔들리면 팀이 경기를 수월하게 풀어갈 수 없다. 왼쪽이 통하지 않아 다른 쪽으로 공격이 몰리면 그만큼 상대 블로커들의 레이더망을 벗어나기 어렵다.

따라서 박정아가 제몫을 해줘야 팀 공격이 원활하게 흘러갈 수 있다. 데스티니와 김희진이 각 포지션에서 리그 정상급 실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박정아만 해준다면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다.

하지만 박정아는 2011년 입단 이후로 고질병을 하나 안고 있다. 심리적인 면이 흔들리는 탓에 ‘새가슴’이라는 별명이 따라붙는다. 물론 ‘강심장’의 면모를 보일 때도 있지만 올 시즌 팀이 흔들렸을 때 유독 플레이가 소극적이었다. 자신 있는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3세트까지 득점은 단 4점에 불과했고 공격성공률도 20%까지 떨어졌다. 리시브 부담을 고려하더라도 아쉬움이 남는 기록이었다.

결국 박정아는 4세트 초반 코트에서 제외되는 굴욕을 겪었다. 이정철 감독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터. 이것이 박정아의 승부욕을 불태웠다.

세트 중반 다시 코트로 들어온 그는 힘이 넘치는 스파이크로 팀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특히 24-24에서 오픈 공격으로 값진 점수를 올렸고 이후에도 공격으로만 3점을 보태며 팀 승리에 발판을 놨다. 박정아의 4세트 공격성공률은 무려 77.8%(7/9). 부진에서 완전히 벗어난 그는 '새가슴'이라는 오명을 어느 정도 씻어내는 데 성공했다.

▲ 박정아(오른쪽)가 20일 화성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 1차전 현대건설과 경기에서 블로킹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 국내선수 활약에 갈리는 시리즈 향방…더욱 중요해진 박정아의 역할

이날 외국인 선수 싸움은 무승부로 끝났다. 데스티니(34점·공격성공률 38.55%)와 폴리(35점·공격성공률 36.90%) 모두 30점 이상 올리며 자기 몫은 했다.

승패를 가른 것은 국내선수들 간 매치업이었다. 센터 김희진(7점)이 상대 양효진(14점)에 밀렸지만 박정아가 11점으로 버텨준 반면 황연주는 단 한 점도 올리지 못했다. 그는 2세트부터 신예 고유민에게 자리를 내줬다. 고유민은 7점을 내기는 했지만 공격성공률이 22.22%로 저조했다. 제 실력 이상을 발휘했다고 볼 수도 있으나 황연주의 빈자리를 완전히 채우지는 못했다.

외국인 선수의 기량이 비슷하다고 볼 때 보조 공격수 역할을 하는 국내선수들의 활약 여부에 따라 앞으로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IBK기업은행은 박정아가 토종 거포로서 제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채선아가 대부분의 공을 받아내기 때문에 리시브 부담에 대한 이야기를 꺼낼 수 없는 상황이다. 좋든 안 좋든 자신을 향해 올라온 공에 대해서는 책임질 필요가 있는 것이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고도 챔피언 트로피를 GS칼텍스에 내줬던 IBK기업은행. 유니폼에 두 번째 별을 달기 위해서는 박정아의 '강심장' 활약이 필수적인 이유다.

syl015@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