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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축구 그 이상의 가치' 사회공헌 품은 K리그 유니폼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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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축구 그 이상의 가치' 사회공헌 품은 K리그 유니폼의 진화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3.22 0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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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빚 탕감 프로젝트 '롤링 주빌리' 채택…고양은 NGO 굿피플 계약, 안산은 '위 안산'

[스포츠Q 박상현 기자] K리그 뿐 아니라 전세계 대부분 축구클럽의 유니폼에는 메인 스폰서의 로고가 박혀 있다. 이 로고들은 팀들의 큰 수입원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만 하더라도 올시즌부터 가슴에 쉐보레의 마크를 달고 뛴다. 메인 스폰서의 계약금만 연간 3200만 유로에 달한다.

하지만 이런 메인 스폰서 금액을 마다하고 공익 캠페인을 유니폼에 새겨넣으며 사회공헌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앞장서는 팀들이 있다. 지금은 카타르 항공의 로고를 달고 뛰지만 한때 FC 바르셀로나도 유엔 기구 가운데 하나인 유니세프 로고를 유니폼에 새겼다. 바르셀로나는 유니세프 로고를 달기 전까지는 스폰서를 달지 않기도 했다.

K리그 팀들도 공익캠페인 로고를 유니폼에 달며 사회공헌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다양한 방법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해왔던 K리그 구단들이 공익 로고를 유니폼 메인에 채택하는 사례가 올시즌 급격하게 늘어 주목받고 있다.

시민구단 성남FC는 K리그 최초로 공익 캠페인을 유니폼에 새겼고 이후 고양Hi FC도 비정부기구(NGO)와 계약을 맺고 사회공헌 활동에 더욱 매진하고 있다.

▲ 지난 시즌 시민구단으로 재출범한 성남FC는 지난해 메인 스폰서를 구하지 못했지만 올시즌 성남시가 추진하고 있는 빚탕감 프로젝트 '롤링 주빌리'를 메인 스폰서로 하고 사회공헌 활동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사진은 감바 오사카와 AFC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골을 넣고 환호하는 성남 선수들. [사진=스포츠Q DB]

◆ 시민구단 성남의 새로운 시도, 메인 스폰서의 새 바람

그동안 K리그에서 메인 스폰서는 상품명, 기업명이 대부분이었다. K리그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기업구단들은 하나같이 모기업의 상품 로고를 유니폼에 새겼다. 시민구단 역시 각 지역의 기업의 로고를 달고 뛰었다. 그러나 경제난이 계속 이어지면서 메인 스폰서를 구하는 일이 힘들어졌다. 지난 시즌부터 시민구단으로 새출발한한 성남은 메인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고민이었다.

성남 구단이 기업 스폰서를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성남에는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의 본사가 자리하고 있고 인근 판교 테크노밸리에도 적지 않은 IT기업이 입주해있다. 이들을 상대로 스폰서를 받으면 된다는 계산이었지만 쉽사리 기업의 지갑을 열지 못했다.

성남시와 성남구단은 생각을 바꿨다. 메인 유니폼 로고를 상업광고가 아닌 뜻있는 캠페인으로 채우기고 한 것. 결국 성남시가 추진하고 있는 빚탕감 프로젝트인 '롤링 주빌리(Rolling Jubilee)'를 메인 유니폼 로고로 확정했다. 성남 팬이자 인기 만화작가 김근석 씨가 재능기부로 디자인에 참여했다.

롤링 주빌리 빚탕감 프로젝트는 지난해 9월부터 성남시에서 앞장서 추진하고 있는 공익 프로젝트. 범사회적 연대를 통한 모금운동으로 추심으로 고통받는 시민들을 구제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성남시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지난 1월까지 3200만원이 모금돼 채무자 486명의 빚 33여억원이 탕감됐다.

또 성남 구단은 팀 승리 또는 선수들의 골이나 어시스트 등 공격포인트에 따라 롤링 주빌리를 위한 기부에 동참하기로 했다.

▲ 프로구단 최초로 사회적 기업을 지향하고 있는 고양 Hi FC는 국제구호 비정부기구인 '굿피플'과 메인 스폰서 계약을 맺고 사회공헌활동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 [사진=고양 Hi FC 제공]

성남 구단은 메인 스폰서를 기업 대신 공익 캠페인으로 하면서 기대하지 않은 부수효과까지 얻어냈다. 성남 구단 스폰서에 부정적이거나 소극적이었던 성남시내 기업들의 스폰서 문의가 들어오기 시작한 것.

성남 구단 관계자는 "지난해 성남지역 기업들이 스폰서 지원에 대해 난색을 표명했지만 롤링 주빌리를 로고에 넣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캠페인에 동참하면서 성남 구단에도 보탬이 되고 싶다는 기업의 문의가 많아졌다"며 "관내 대형 IT기업들도 처음에는 구단 스폰서에 부정적이었지만 롤링 주빌리 캠페인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제의를 하고 있다. 이제 시작한지 3개월 정도 됐지만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 NGO와 계약한 고양, 세월호 아픔 씻어주는 안산

K리그 챌린지 고양 Hi FC는 이미 지난해 K리그 최초로 사회적 기업을 지향하고 나섰다.

사회적 기업이란 지역사회 발전과 공익 증진을 추구하면서 동시에 수익 창출에 나서는 새로운 형태의 기업으로 지난해 국내 프로스포츠구단 최초로 예비 사회적 기업에 지정됐다. 고양 구단은 3년 내에 정식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받는다는 방침이다.

이미 고양은 2013년부터 고양시와 함께 '즐거운 학교! 건강한 스포츠!'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고양시내 여러 초등학교를 찾아 점심시간 배식 봉사와 축구수업까지 해주고 있다. 이밖에 지역아동센터, 다문화가정, 독거노인 등 소외계층, 노인시설, 특수학교 등을 방문해 재능기부도 하고 있다.

고양 관계자는 "창단과 함께 '축구 그 이상의 가치,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세상 만들기'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경제적 이윤보다 사회 공익을 앞세운다는 것이 고양 구단의 방침"이라며 "K리그의 시민구단은 지방자치단체의 후원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고양 구단은 오직 시민들의 자발적인 후원에 의존하고 있다. 축구 성적 못지 않게 사회적 기여를 가장 많이 하는 명문팀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 안산 경찰청은 올 시즌 사회공헌활동 100회 이상 참여를 목표로 삼는 한편 V리그 안산 OK저축은행이 달았던 '위 안산' 로고를 유니폼에 새겼다. [사진=스포츠Q DB]

고양은 유니폼 스폰서에서도 공익을 내세웠다. 국제구호개발 NGO인 굿피플과 올 시즌 유니폼 메인 스폰서를 맺은 것.

이미 고양은 지난해 8월 굿피플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인연을 맺었다. 굿피플은 사회적으로 소외된 계층에 대한 구호활동과 함께 아동보호, 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어 고양 구단의 사회공헌 활동과 뜻을 함께 한다.

굿피플과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던 고양은 메인 스폰서 계약까지 체결하면서 사회적 가치를 공유하는 동반자 관계를 더욱 강화하게 됐다.

이웅규 고양 단장은 "구단의 가치를 조금이라도 더 나타내고 상호협력할 수 있는 단체를 유니폼 로고로 달도록 노력했다"며 "굿피플이 고양 구단의 가치와 가장 적합한 단체라고 생각해 메인 스폰서 체결을 진행했다. 올시즌 멋진 활약으로 구단과 굿피플이 윈윈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안산 경찰청은 올 시즌 'We Ansan(위 안산)' 로고를 유니폼에 달았다. 이 로고는 올시즌 처음으로 V리그 안산 OK저축은행이 시작한 것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우리는 안산이다'라는 뜻과 함께 'We'와 'An'을 도드라지게 표현, '위안'이라는 의미도 함께 담겨있다. 세월호 참사로 아직 마음의 상처를 씻지 못한 안산시민을 위한 구호다.

안산 구단 관계자는 "다른 팀이 시작한 슬로건이지만 안산시를 연고로 하는 팀이 공유할 가치가 있는 로고라 생각해서 OK저축은행의 도움을 받아 유니폼 로고로 새겼다"며 "안산 구단은 올 시즌 사회공헌 활동 100회 참여를 4대 목표 가운데 하나로 삼았다. 사회공헌 활동을 함으로써 안산 시민과 유대관계를 돈독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7일 클래식 개막에 이어 21일 챌린지도 봄 기지개를 켜면서 '축구 그 이상의 가치'를 품은, 진화하는 K리그의 유니폼들이 팬들의 가슴에 따뜻한 희망과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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