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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데렐라' 이정협, 슈틸리케 앞에서 보여준 원톱 존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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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데렐라' 이정협, 슈틸리케 앞에서 보여준 원톱 존재감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3.21 23: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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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2년 연속 개막골, 시즌 목표 두자릿수 골 청신호...국가대표 발탁 지동원 침묵 속 킬러 본능

[스포츠Q 민기홍 기자] ‘국가대표 공격수’답다. 이정협(23)이 개막전부터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군데렐라' 이정협은 21일 경북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챌린지 2015 1라운드 강원 FC전에서 1-1로 맞서던 후반 12분 헤딩골을 작렬해 상주 상무의 3-1 역전승을 이끌었다.

골을 터뜨린 그는 하트 세리머니를 펼치며 자신을 믿어준 박항서 감독을 향해 달려가 안겼다. 그를 스타로 발돋움시킨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현장을 찾은 가운데 터뜨린 역전골이라 기쁨이 두 배가 됐다.

◆ 개막전 사나이, 두 자릿수 골 청신호 

▲ 지난 19일 K리그 챌린지 미디어데이에서 상주 대표로 거수 경계로 인사하고 있는 이정협. 개막전 골을 터뜨림에 따라 그는 대표팀 원톱 경쟁에서 지동원에 우위를 점하게 됐다. [사진=스포츠Q DB]

이정협은 지난 19일 챌린지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지난 시즌에는 4골밖에 넣지 못했다. 이번에는 두 자릿수 득점을 하고 싶다"며 "아시안컵 몸 상태가 100%라면 지금은 80%다. 상대의 집중견제를 뚫을 무기는 딱히 없지만 미리 생각하고 준비해 대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이날 선발 원톱으로 나섰다. 전반 동안 집중견제를 받으며 단 한 개의 슛도 날리지 못했지만 ‘킬러본능’만큼은 살아 있었다. 후반 들어서 찾아온 첫 번째 찬스를 골로 연결하며 자신이 왜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주전으로 활약했는지를 입증했다.

이번 골은 지난해 클래식 개막전에서 인천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골망을 가른데 이은 2년 연속 개막전 득점포라 더욱 의미가 있다. 지난해 국가대표는커녕 팀에서도 주전이 아니었던 그는 산뜻한 출발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골맛을 보지 못하며 4골을 넣는데 그쳤다.

올해는 다르다. 슈틸리케 감독의 깜짝 발탁 덕분에 국가대표로 데뷔무대인 아시아컵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데다 소속팀도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대거 입대하며 전력이 대폭 강화됐다. 이승기, 임상협, 황일수, 박진포 등은 이정협의 득점 행진에 큰 힘을 실어줄 ‘특급 도우미’들이다.

◆ ‘경쟁자’ 지동원 오랜 침묵, 우위 선점 

▲ 지난 시즌 4골에 그쳤던 이정협은 국가대표급 선수들의 입대로 득점 레이스에 불을 붙일 수 있게 됐다. [사진=스포츠Q DB]

이정협은 지난 17일 국가대표팀 엔트리에 다시 한 번 이름을 올렸다. 이동국(전북 현대)과 김신욱(울산 현대)의 발탁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자신이 배출해낸 '황태자'에게 또 기회를 줬다.

지난해 12월 국가대표에 첫 발탁돼 아시안컵까지 A매치 7경기에 출전하며 3골을 기록한 그는 "기회를 다시 얻어 감사하다.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처음에는 배운다는 생각이었지만 이번에는 배운 것을 실현하고 싶다. 그것이 감독님에게 누를 끼치지 않는 것이다. 스트라이커로서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슈틸리케 감독은 부천이나 안양이 아닌 지방의 소도시 상주를 찾았다. 이날 상주와 강원 선수 중 국가대표는 이정협이 유일했으니 슈틸리케 감독의 방문 목적은 자명했다. 이정협은 자신을 ‘군데렐라’로 만들어준 스승의 발걸음에 어김없이 골로 화답한 것이다.

국가대표에서 원톱을 두고 경쟁하게 될 지동원은 분데스리가 후반기에서 8경기에 출전했지만 아직 골맛을 보지 못했다. 도르트문트 소속 시절 아우구스부르크에 임대됐던 지난해 1월 25일 친정팀을 상대로 기록한 골을 끝으로 14개월째 공식경기에서 골 기록이 없다.

이로써 이정협은 개막전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대표팀 원톱 경쟁에서 한발 앞서나가게 됐다. 오는 27일과 31일 우즈베키스탄, 뉴질랜드전에서 태극마크를 단 그를 볼 수 있다. 이정협은 24일 파주내셔널트레이닝센터로 입소한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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