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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스타 릴레이] (9) 이연선, "재연·단역 아닌 '선택받은 사람'"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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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스타 릴레이] (9) 이연선, "재연·단역 아닌 '선택받은 사람'" (下)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5.03.22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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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글 오소영 · 사진 최대성 기자] "아직 자신감을 100% 찾지는 못했지만 노력 중"이라는 이연선은 어렵게 얻은 아들, 가족과 함께 연기인생 2막을 열어가고 있다. 출연 중인 '압구정 백야'에서는 이보희 등 선배 배우들을 보며 연기뿐만이 아니라 인성을 배운다.

◆ 선배 연기자로부터 연기·인성 배운다

- 지금 '압구정 백야'에 출연 중인데요.

▲ '압구정 백야'의 경우 배우들의 대사로만 20분씩 극을 이끌어가는 등 연기력이 중요한 드라마이기 때문에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어요.

 

오래 연기하신 선배님들을 보면 왜 지금의 위치까지 오게 되셨는지 알 수 있어요. 제가 하는 대사 한, 두 마디라도 여쭤보면 친절하게 많이 가르쳐 주세요. 이순재 선생님께선 촬영장에 늘 30분씩 일찍 오시고, 촬영 지연에도 늘 웃으시고 화를 내지 않으세요. 선배님들 덕분에 촬영장 분위기도 좋아져요.

저는 재구성 프로그램 쪽에서는 나름대로 선배에 속해서 촬영장에서 투덜거리는 건방진 모습도 있었어요. 지금은 선배님들을 교과서처럼 생각하면서, 저 또한 항상 웃으면서 열심히 하려고 해요.

- 연기 연습 방법이 있나요.

▲ 방법 중 하나는, 제게 주어진 대본 위 대사를 현재 맡은 역뿐 아니라 다양한 버전으로 연습해보는 거예요. 지금은 도우미 아주머니 역을 하고 있는데, 그뿐 아니라 다른 캐릭터가 이 대사를 표현하면 어떨지 생각하며 연습해요. 제게 지금 주어진 대사는 한 두 줄이지만, 언제 또 기회가 올지 모르잖아요. 다른 캐릭터 준비를 위해 대사 한 줄로도 연습을 계속 해 보는 거예요.

 

◆ '재연·단역배우' 아닌 '선택받은 사람', 아들에게 자랑스러운 엄마 되고파

- '재연배우'라는 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 예전에는 거부감이 있었고, '재연배우가 싫지는 않느냐'는 질문조차 듣는 게 반갑지 않아서 인터뷰도 꺼렸어요.(웃음) 지금은 생각이 많이 바뀌었어요. 드라마나, 재구성 프로그램이나 둘 다 연기인데 뭐 어떤가 생각이 들었어요.

예전에는 드라마에 잠깐씩 얼굴을 비추는 단역으로 출연하면서 소외감을 느끼기도 했어요. 몇 달씩 함께 하는 배우들과 제작진 틈에 제가 들어가면 저 혼자 이방인같은 느낌이 들곤 했어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재구성 촬영장에서는 건방을 떨고, 드라마에서는 이방인처럼 느낀다는 게 모순이란 걸 알았어요.

지금은 촬영장 분위기도 좋게 만들고, 웃으면서 촬영하려 해요. 아이를 낳고 변하기도 했고 누군가에게는 '단역'일지 모르지만 수많은 단역 후보 중 선택된다는 건 하늘의 별 따기라는 걸 아니까요. 이렇게 제가 맡은 자리의 소중함을 알게 된 이상, 더 감사하고 노력하지 않을 수 없어요.

 

- 배우로서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요.

▲ 저를 찾아주는 사람이 있을 때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이에요. 믿어주시고 맡겨주신 거니 기대에 보답해야죠. 저는 섭외 연락이 오면 반가워서 목소리 톤이 높아져요.(웃음) 혹은 '이번 역할은 다른 사람이 하게 됐다. 다음에 더 좋은 기회로 찾아뵙겠다'는 탈락 문자에도 '더 좋은 역으로 찾아준다'고 하니까 기분이 좋아요.

- 긍정적으로 변한 데에는 가족의 영향도 있을까요.

▲ 네. 저는 육아 스트레스도 거의 없는 편이에요. 캐스팅 확정이 나면 그때부터 태민이를 상대로 연기 연습을 해요. 태민이는 "엄마, 뭐해요?" 하죠.(웃음) 일하러 나가기 전에도 "엄마 일하러 다녀올게" 하면 아들이 "일하고 오세요" 대답하고요. 아들이 보기에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고 싶어요. '우리 엄마는 단역배우'가 아니라 '우리 엄마는 선택받은 사람이고, 행복하게 일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취재후기] 울컥하며 눈물을 훔치기도, 시원하게 하하 웃기도. 이연선과의 대화에서는 따뜻한 이야기와 함께 다양한 감정들이 오고 갔다. 인터뷰 자리에 동석한 아들을 돌보랴, 답하느라 바빴을 상황에도 역시 '모든 엄마는 위대하다'는 말처럼 그는 모두 능숙하게 잘 해냈다.

"연기는 못 하지만 잘 하고 싶고, 늘 하고 싶은 것"이라는 '노력파' 이연선은 현재진행형이다. 배우, 엄마로서의 몫을 훌륭히 해 내는 원더우먼으로서의 앞날을 기대해 본다.

[히든스타 릴레이] ⑨ 이연선, 엄마의 이름으로 여는 연기 2막 (上) 에서 이어집니다.

ohso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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