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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임창정 "난 '흔한 노래' 부르는 대중예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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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임창정 "난 '흔한 노래' 부르는 대중예술가"
  • 김나라 기자
  • 승인 2014.03.20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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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자 Tip!] 만능 엔터테이너 임창정(40)이 2009년 발매한 11집 '리턴 투 마이 월드' 이후 5년 만에 12집을 발표했다. 신보에는 신인 작곡가들이 대거 참여해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혔으며 최상의 무대를 위해 금연까지 결심했다. 올해 20년차 가수인 그는 아직도 노래가 어렵다고 말한다. 가요차트 1위보다는 무대에서 노래 잘하고 싶은 욕심뿐이라는 임창정은 단 한명의 팬을 위해서라도 선뜻 나설 준비가 됐다. 연기자와 가수에 경계를 두지 않고 종횡무진 활동하는 그는 자신을 '대중예술가'라고 설명한다.

▲ 임창정이 정규 12집을 발표했다. [사진=NH미디어]

 [스포츠Q 김나라기자] "팬에게 최고의 공연을 선사하기 위해 3개월 전 금연을 시작했어요. 그런데 최근 음악프로 녹화 중 라이브로 '흔한 노래'를 부르는데 음이 안 올라가는 거예요. 금연하면 목 상태가 더욱 좋아질 줄 알았는데 달라진 게 없어 속상해 담배를 다시 태울 뻔했어요."

1995년 데뷔곡 '이미 나에게로'를 통해 가요계에 데뷔한 임창정에게 20년차 가수의 '무거움'은 없었다. 인터뷰가 채 시작되기도 전에 노래 때문에 고민이 많다며 애교 섞인 투정을 부리는 모습을 보면 무려 12집을 발매한 가수라고는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가벼움'과 '열정'이 엿보였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해 담배를 끊은 이 남자. 쓰레기통에 버린 건 담배가 아닌 나태함이었다.

◆ '흔한 노래'로 돌아온 흔하지 않은 가수

▲ 임창정 [사진=NH미디어]

"'나란 놈이란'으로 활동하며 12집을 작업했어요. 원래 활동이 끝나면 영화 출연과 콘서트를 하려고 했는데 마침 영화가 지연됐고, 준비해 놓은 곡도 있어서 5월로 콘서트를 연기하고 가수 컴백 계획을 실행에 옮겼어요."

그는 지난해 첫 번째 싱글 '나란 놈이란' 발표 뒤 각종 온라인 음원차트를 휩쓸며 그의 저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DJ DOC 콘서트 뒷풀이에서 하늘이 형의 동생 현배가 자꾸 제 앞에 왔다갔다하면서 제게 '이 노래 어때?'라며 작업(?)을 걸더라고요. 당시 제 귀에 노래를 익히게 하려고 '흔한 노래' 데모곡을 계속 틀어놨거든요.(웃음) 나중에 현배가 말하길 하늘이 형이 '창정이가 부르면 대박날 곡'이라며 추천했다네요."

힙합그룹 45RPM 멤버 이현배가 결성한 프로듀싱팀 수퍼터치가 작곡한 '흔한 노래'는 헤어진 연인에게 전하고 싶은 감정이 담긴 곡으로 어쿠스틱 기타와 현악기의 조화가 인상적이다.

'흔한 노래'를 신보 수록곡 중 가장 먼저 녹음했다고 밝힌 그는 자신의 음악 스타일과 어울리지 않다고 판단, '흔한 노래'보다 더 좋은 노래가 나오겠지 하는 생각으로 나머지 11곡을 녹음했다. 그런데 멜론뮤직과 소속사에서 '흔한 노래'를 타이틀곡으로 밀었다. 자작곡 '어느 하루가'를 타이틀곡으로 정하고 싶었지만 5년 만의 정규 앨범이기에 과감히 자신의 뜻을 포기하고 여러 사람의 의견을 따랐다.

◆ 나는 진격의 발라드 가수

▲ 임창정 [사진=NH미디어]

"휘성이 작곡한 너무나 저다운 곡 ‘마지막 악수‘의 가이드를 조현민이 불렀는데 제가 부른줄 알고 깜짝 놀랐어요. 그 노래를 조현민처럼 부르긴 죽어도 싫어서 일부러 팝처럼 불렀더니 휘성이 퇴짜를 놓지 뭐예요."

결국 임창정은 곡을 둘러싼 이견으로 한동안 휘성과 연락을 끊어버리기까지 했다. 이후 휘성에게 완성곡을 보냈고, 노랫말을 수정해 완성했다. 깐깐하기로 소문난 휘성의 고집도 꺾을 만큼 대단한 의지를 드러냈다. 조현민은 종편채널 JTBC '히든싱어2'에서 임창정을 모창한 인연으로 임창정의 신보에도 참여하게 됐다.

"조현민과 함께 수록곡 '너의 미소'를 불렀는데 사람들이 진짜 내 목소리를 못 찾더군요. 제 파트를 찾아보는 재미로 들어 보세요."

뿐만 아니라 임창정의 신보에는 신인 작곡가들이 대거 참여해 발라드가 곡의 70%를 차지하는데도 불구하고 신선한 발상으로 차별화를 가졌다. 더불어 '흔한 노래' 뮤직비디오는 본편과 함께 발라드 곡 최초로 코믹 버전의 뮤직비디오가 제작됐다. 이는 임창정이 팬서비스 차원에서 직접 준비한 것으로 3주 뒤 공개할 예정이다.

◆ 연기자 + 가수 + 그리고 = 대중예술가

▲ 임창정 [사진=NH미디어]

"연기 활동은 선수가 차례대로 돌아가면서 경기하는 야구 같아요. 하지만 무대는 계속해서 무언가를 시도해야하기 때문에 제가 어필하지 않으면 안돼요. 과거에는 무대에 오르면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지금은 누군가 나의 노래를 듣고 나와 같은 감정을 느낀다는 점을 깨달아 희열을 느끼죠."

자연스럽게 역할에 스며드는 것처럼 무대에서도 '벌써 끝났네' '웃겨 볼까'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여유가 생긴 임창정은 세월이 흐르며 자신이 점차 달라지고 있음을 깨닫는다.

"연기자와 가수 활동을 병행한다고 해서 정체성에 대한 혼란은 없어요. 굳이 장르를 구분해서 병행이라고 생각하지도 않고요. 저는 연기자, 가수 등 다양한 분야의 직업을 포함하는 대중예술가예요."

▲ 임창정 [사진=NH미디어]

그는 여전히 배고프다. 무대에서 노래를 정말 잘하고 싶어한다. 단 한명이라도 자신을 좋아해주는 팬이 있다면 노래를 하지 못하게 될 때까지 음악을 할 작정이다. 이제는 진정으로 즐길 준비도 됐기 때문에 더더욱.

[취재 후기] 1990년대를 풍미한 가수였기에 과거의 명성에 사로잡혀 있을법도 한데 오로지 현재를 열심히 달리는 모습이다. 신보에 대한 남다른 각오는 짧은 한숨에서도 확인이 된다. 임창정 이후 이승환, 이선희, 이소라, 조성모 등 중견들의 컴백이 줄을 잇는다. 관록이 배인 감성을 듣게 되리라는 기대감에 행복함이 밀려든다.

nara927@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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