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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 리베로' 곽동혁-정성현 대결, 숨겨진 우승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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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 리베로' 곽동혁-정성현 대결, 숨겨진 우승 열쇠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3.29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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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전 엇갈린 희비' 정성현 완승 OK저축은행 셧아웃 승리

[스포츠Q 민기홍 기자] 삼성화재와 OK저축은행간의 챔피언결정전이 뜨겁다. 통산 9번째 우승을 노리는 ‘신치용호’와 창단 2시즌 만에 정상에 도전하는 ‘김세진호’가 제대로 붙었다.

1차전은 OK저축은행의 셧아웃 승리로 끝났다. OK저축은행은 28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첫 경기에서 삼성화재를 3-0(25-18 26-24 28-26)로 완파하고 기선을 제압했다.

모두가 삼성화재 사제지간의 격돌에 주목한다. 신치용 감독과 김세진 감독은 감독과 선수로 1995년부터 2006년까지 삼성화재의 슈퍼리그 9연패와 77연승 행진을 합작했다. 코치를 거치지 않고 바로 감독직에 오른 김 감독은 어느덧 스승의 질주에 제동을 걸만큼 급성장했다.

▲ 정성현은 1차전 맹활약으로 OK저축은행의 완승에 힘을 보탰다. 그는 78%에 달하는 리시브 성공률을 기록했다. [사진=OK저축은행 러시앤캐시 제공]

다음으로 주목을 끄는 것은 레오와 시몬의 강스파이크 대결이다. 득점은 레오와 시몬이 1-2위, 서브는 시몬과 레오가 1-2위에 각각 오르며 V리그를 초토화시킨 가운데 외국인 선수들이 어떤 명승부를 연출할 지 배구팬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시몬이 레오의 아성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가 핫이슈다.

하나 놓친 것이 있다. 모든 배구 경기가 그렇듯 승부는 리시브에서 갈린다. 보조 레프트 류윤식과 송희채가 각각 삼성화재, OK저축은행의 키플레이어임은 분명하나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승부처가 바로 리베로다.

생애 첫 챔프전을 치르는 곽동혁(32·삼성화재)과 정성현(24·OK저축은행)을 주목하면 챔프전 향방을 가늠해볼 수 있다.

◆ 정규리그 1,2위임에도 가장 덜 알려진 리베로들 

리베로도 주목받는 시대가 왔다.

여오현(현대캐피탈)은 V리그 최고 스타다. 그의 ‘미친 디그’에 많은 이들이 성원을 보낸다. 올시즌 오재성(한국전력)은 공격수들을 줄줄이 제치고 V리그 출범 후 최초 리베로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선수가 됐다. 최부식(대한항공)과 부용찬(LIG손해보험)은 소속팀의 터줏대감으로 오랜 시간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곽동혁과 정성현은 크게 이름을 알리지 못했다. 정규리그 1,2위팀의 주전 선수임에도 여전히 무명에 가깝다. 스타 감독과 최고 외인, 유광우(삼성화재)와 이민규(OK저축은행)라는 리그를 대표하는 세터에 가려졌다 하더라도 둘은 이상하리만치 배구팬들 사이에 생소한 존재들이다.

곽동혁은 지난 시즌까지 만년 하위권인 한국전력에서 뛰느라 인지도를 쌓지 못했다. 오재성 입단에 밀려 삼성화재로 이적한 그는 이강주가 제몫을 못하고 흔들리는 사이 신치용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그는 류윤식, 고준용 등 불안한 리시브 라인을 이끌고 있다.

정성현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1라운드 6순위 지명을 받았다. 선수단이 채 갖춰지지 않은 신생팀에서 스타팅 멤버로 무혈입성해 착실히 경험을 쌓았다. 지난 시즌 28경기 96세트, 이번 시즌 35경기 133세트를 소화하며 OK저축은행의 살림꾼 역할을 해내고 있다.

둘이 얼만큼 중심을 잡아주느냐에 따라 시리즈의 향방이 갈린다. 1차전이 그것을 여실히 보여줬다.

▲ 곽동혁은 1차전 1세트에서 크게 긴장하며 이강주와 교체되는 아픔을 겪었다. 그가 흔들리자 삼성화재는 무기력하게 경기를 내줬다. [사진=삼성화재 블루팡스 제공]

◆ 1차전서 엇갈린 희비, 정성현 완승이 팀 승리로 이어졌다 

정성현의 완승이었다. 그는 이날 23개의 리시브 중 18개를 성공시켜 78.2%의 성공률을 기록했다. 디그도 12개를 시도해 성공시켰다. 반면 프로 데뷔 11년 만에 처음으로 챔프전에 나선 곽동혁은 리시브, 디그를 각각 1개씩 기록하는데 그쳤다.

신치용 감독은 이강주를 기용했다. 이는 곧 삼성화재의 패배를 의미했다. 정규리그 동안 곽동혁은 36경기 134세트를 소화했다. 이강주의 출전은 20경기 38세트에 그쳤다. 시즌 내내 붙박이 주전으로 자리잡은 곽동혁이 긴장했다는 것은 삼성화재가 크게 흔들렸다는 의미였다.

정규리그 기록에서도 정성현이 근소하게 앞섰다. 그는 수비 5위로 리베로 중 2위(6.16개)를 차지했다. 리시브 8위로 리베로 중에선 단연 1위(세트당 4.28개)에 올랐다. OK저축은행이 팀 리시브 성공률 59.38%로 이 부문 1위에 오르는데 앞장섰다.

곽동혁은 리시브 13위로 리베로 중에선 4위(3.1개)다. 수비는 8위로 리베로 중 역시 4위(5.77개)를 기록했다. 그러나 보이는 기록만 놓고 평가할 수만은 없다. 삼성화재의 수비가 강하지 않은 가운데(디그 4위, 리시브 성공률 6위) 고군분투한 선수였다.

세터가 아무리 유능하더라도 리시브가 불안하면 무너진다. 류윤식은 늘 위험을 안고 있다. 송희채는 플레이오프에서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4년 연속 세트 1위를 차지한 유광우와 국내에서 가장 빠른 토스워크를 구사하는 이민규간의 토스 전쟁도 결국 곽동혁, 정성현의 손끝에서 시작된다.

‘무명 리베로’들의 손에 양팀의 운명이 달려있다. 2차전은 30일 오후 7시 대전에서 열린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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