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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장수상회', CJ의 '천만영화' 3연패 이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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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장수상회', CJ의 '천만영화' 3연패 이룰까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5.03.29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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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용원중기자] 강제규 감독의 신작 ‘장수상회’(4월9일 개봉)가 지난 26일 언론시사를 통해 전모를 공개했다.

지난해 ‘명량’ ‘국제시장’으로 연달아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한국영화계의 관객 확장을 주도했던 투자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가 야심차게 내놓은 ‘장수상회’는 앞선 두 작품과 다른 듯하면서 비슷한 흥행공식을 장착했다. ‘장수상회’는 CJ엔터테인먼트에게 천만영화 3연패라는 '따뜻한 봄날'을 안겨줄 수 있을까.

노년 성칠-금님 사랑 통해 ‘풋풋한 로맨스’ ‘감동적 가족애’ 전달

‘국제시장’ ‘님아, 그강을 건너지 마오’처럼 관객 확장성 강한 소재

‘장수상회’는 재개발을 목전에 둔 서울 수유2동 마트에서 일하는 까칠한 70세 독거노인 성칠(박근형)이 앞집으로 이사 온 꽃집 여인 금님(윤여정)에게 마음을 빼앗기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전반부는 귀엽고 아기자기한 로맨스와 코미디로 웃음을 자아내고, 후반부는 감동적 메시지로 누선을 자극한다.

▲ '장수상회'의 로맨스 그레이 성칠(박근형)과 금님(윤여정)

주연을 맡은 노배우 박근형과 윤여정은 내공이 느껴지는 깊이 있는 연기로 캐릭터를 자연스레 감싸 안는다. '쉬리'(1998)·'태극기 휘날리며'(2004)로 한국 영화사를 새로 쓴 강제규 감독은 지난해 노년의 가슴 아픈 사랑을 소재로 한 단편영화 ‘민우씨 오는 날’로 워밍업을 충분히 한 뒤 임해 안정적 연출력을 보여준다. 강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사랑과 세대에 대한 편견이 해소되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장수상회’는 격동의 현대사를 오직 가족만을 위해 살아온 70대 노인 덕수를 주인공으로 한 ‘국제시장’과 노부부의 애틋한 사랑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를 연상케 한다. 두 영화는 젊은 세대부터 주인공 또래의 부모를 둔 30~50대, 노년층 관객에 이르기까지 감정이입에 성공하며 놀라운 기록을 제조했다. ‘국제시장’은 1425만명으로 역대 흥행 2위,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역대 다양성영화 흥행 1위에 등극했다.

관객 확장성이 강한 이야기의 힘이 만들어낸 의미 깊은 성과다. 28일 저녁 명동 롯데시네마 일반 시사회에서 ‘장수상회’를 관람한 40대 직장인 김대영씨는 “최근 어머니께서 암으로 돌아가셨는데 영화 보는 내내 쏟아지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30대 회사원 강승훈씨는 “30~40년 뒤 내 모습이 연상되면서 감정이 복받쳤다”고 말했다. 객석 여기저기에선 여성 관객들의 훌쩍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영화홍보사 퍼스트룩의 강효미 실장은 “20대의 사랑과 다를 바 없는 노년의 설렘 가득한 사랑이 엄마 미소를 짓게 하면서도 20대 사랑이야기와 또 다른 느낌, 가족애,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등 다양한 메시지가 담김으로써 각기 다른 연령대에 걸맞은 재미와 감동을 제공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 '장수상회' 조진웅 한지민 황우슬혜 찬열 문가영(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장수상회’ 드라마틱한 영웅·아버지상 아닌 평범한 노인 주인공으로

제작비 40억 손익분기점 180만...‘명량’ ‘국제시장’의 5분의1 불과

성웅 이순신의 명량대첩을 통해 애국심을 촉발한 ‘명량’은 최민식 류승룡 조진웅 등 톱스타 출연진을 비롯해 스펙터클한 해상 전투장면과 특수효과, 대규모 세트제작으로 인해 180억원의 제작비가 들었다. 한국 현대사의 명암 짙은 아버지 덕수의 일대기인 ‘국제시장’은 톱스타 황정민 김윤진 등이 출연하고, 한국전쟁부터 60~70년대의 파독광부와 베트남전쟁, 80년대 이산가족찾기 등을 스크린에 복원해야 했기에 역시 180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했다.

드라마틱한 역사의 영웅과 아버지를 주인공으로 삼은 두 영화와 달리 ‘장수상회’는 서울 변두리 동네의 평범한 할아버지가 주인공이다. 그의 평범한 일상과 주변 사람들만이 등장한다. 물론 성칠은 아름다운 비밀을 품고 있다.

막대한 제작비를 쏟아부은 두 영화와 달리 한국영화 평균 제작비인 40억원이 들었다. ‘명량’ ‘국제시장’의 5분의1 정도에 불과하다. 주연 배우 개런티을 포함, 거품을 걷어내며 경제적 효과를 꾀했다. 손익분기점(B&P)은 관객 180만명. 철저히 저비용 고효율 전략을 취해 무리할 필요 없이 흥행 레이스를 펼치면 된다.

국내 상업영화에서 보기 드물게 노년의 로맨스를 다루고, 티켓파워를 지닌 40대 남자배우나 20대 청춘스타 대신 관록의 노배우를 캐스팅하는 ‘실험’을 시도한 ’장수상회‘가 이변을 일으키며 '대권'을 장악할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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