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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수의 투미닛 드릴] (4) 와이드 리시버, 패스플레이의 전위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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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수의 투미닛 드릴] (4) 와이드 리시버, 패스플레이의 전위병
  • 정인수
  • 승인 2015.03.3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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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미식축구에서는 '투미닛 드릴(2minute drill)'이라고 해서 2분 안에 터치다운을 할 수 있는 훈련을 혹독하게 거듭한다. 찰나의 순간 같지만 이 2분 안에 승패가 좌우된다. 이를 위해 트레이닝과 필드운동 세미나를 거친다. 상대를 약하게 보고 마지막 2분을 준비하지 않는다면 그 2분 때문에 패배를 맛본다. 풋불에서처럼 하루 2분이면 자기 인생의 역전을 꿈꾸고 행동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라고 믿는 정인수의 미식축구 세상 이야기가 펼쳐진다.

[한국 미식축구대표팀 부주장 정인수] 와이드 리시버는 긴팔과 다리를 지닌 선수로 스피드와 점프력을 갖춰야 한다. 장비를 벗은 겉모습을 보면 마치 농구선수같다.

가장 빠른 리시버는 40야드(37m) 질주 속도가 4.2초에 이른다. 평균적으로도 4.4초대로 팀내에서 가장 빨리 주파하는 포지션이 바로 리시버다. 그만큼 신체적 능력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 리시버들은 수비선수들을 피해 뛰면서 공을 받아야하기 때문에 빠르고 민첩하다. 위치선정, 볼에 대한 집념 또한 중요한 요소다. [사진=스포츠Q DB]

오펜스 패스 작전의 비율이 높은 북미프로풋볼리그(NFL)에서 리시버는 화려한 캐치 능력과 발빠른 런 능력으로 팬들의 주목을 한몸에 받는다.

수비선수들을 요리조리 피해 뛰면서 공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빠르고 민첩하다. 상대 수비선수를 순간적으로 따돌리기 위한 위치선정, 볼에 대한 집념도 매우 중요하다.

최근에는 아시아인의 NFL 도전이 큰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일본 X-리그IBM에서 리시버로 확약중인 구리하라 다카하시다.

180cm 85kg의 신체조건을 지닌 그는 지난 주말 미국 애리조나에서 열린 NFL 베테랑 콤바인에서 종합 4위에 올라 NFL 구단 관계자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구리하라의 활약으로 미국에 일본미식축구가 널리 알려지면서 NFL이 일본시장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필자가 일본 X-리그에서 선수로 뛸 때 한번 실전에서 그를 마크할 상황이 있었는데 빠른 스피드는 물론이고 자신의 몸을 조절하는 밸런스가 매우 뛰어났던 선수였다.

최근 NFL에서는 전 세계의 미식축구 보급을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로스터 중 외국인 비중을 일정 부분 주자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현재 NFL에 등록된 선수들은 대부분 미국선수로 캐나다, 멕시코 선수가 전체의 1% 미만이다.

일본에 대한 NFL의 관심은 미식축구를 널리 알리는데 아주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본 리시버가 피나는 능력으로 동양인의 한계를 극복하고 NFL에 입성한다면 미식축구 보급화에 기폭제가 될 것이다.

한국의 리시버를 살펴보자. 10년 전만 해도 쿼터백의 패스능력이 떨어져서 패스를 못 던지는 경우, 아니면 쿼터백의 능력은 되는데 리시버들의 발이 느리고 캐치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었다. 그래서 패스작전보다는 안전한 런 작전을 선호했다.

몇몇 학교의 노력으로 쿼터백의 패싱력이 크게 늘었고 리시버의 캐치력과 스피드가 크게 향상돼 패스플레이의 비중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일본리그와 비교하자면 아직 민첩함, 캐치능력 전부 뒤떨어진 상태다. 하지만 반대로 이야기하면 이제부터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포지션이다.

최근에 대표팀 훈련에 참가해 리시버들과 상대를 해보면 한번씩 놀라운 움직임을 가진 리시버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오는 7월 풋볼 월드컵에서 우리 리시버들의 활약을 기대한다.

덧붙여 상상해 본다. 혹시 한국출신 선수가 NFL에 등록된다고 가정해보자. 전국민이 그를 향한 성원을 보내면 분명 한국에서도 풋볼이 생중계돼 붐이 일어날 것이다.

 와이드 리시버 Wide Receiver(WR) 
역할은 수비선수들을 피해 정해진 패턴에 따라 뛰어나가 패스된 볼을 받는 것이다. 통상 리시버들은 상대 수비선수를 순간적으로 따돌리기 위해 쉽게 방향을 바꿔야 하기 때문에 빠르고 민첩하다. 아울러 받기 힘든 방향으로 날아가는 볼을 받아내기 위한 위치선정과 볼 캐치력 또한 중요하다.

     
■ 필자 정인수는?
1982년생. 한국 미식축구대표팀 디펜스 캡틴과 부주장을 맡고 있다. 풋볼월드컵에 2회 출전했다. 포지션은 라인백커. 동의대 졸업 후 일본 엑스리그 아사히 챌린저스를 거쳐 현재 서울 바이킹스서 뛰고 있다. 사람과 사람이 부딪히는 남자 스포츠 풋볼을 사랑한다. 가수가 무대에서 노래로 감동을 주듯 움직임으로 감동을 주고 싶다고 말한다. 백성일 대표팀 감독은 “정인수의 안목이 상당하다”고 엄지를 치켜든다.

fbcool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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