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00:36 (금)
5월에 몰아치는 환희의 눈보라 '스노우쇼'
상태바
5월에 몰아치는 환희의 눈보라 '스노우쇼'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5.04.05 17: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 용원중기자] 지난 네 차례의 내한공연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킨 슬라바 폴루닌의 '스노우 쇼'(5월14~30일·LG아트센터)가 9년만에 다시 한번 폭풍 감동을 몰고 온다.

1993년 러시아에서 초연된 '스노우쇼'는 지난 20여 년간 전 세계 100여 개 도시, 수천만 관객의 마음을 홀린 작품이다. 올리비에 상, 골든마스크 상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권위 있는 연극상을 휩쓸고, 브로드웨이까지 진출한 바 있다.

 

막스 밀러, 찰리 채플린, 마르셀 마루소의 뒤를 이어 광대 예술의 계보를 밟아가는 이 시대 최고의 광대 슬라바 폴루닌의 오랜 경험에서 우러나온 광대예술의 정수 '스노우쇼'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화려한 언어도 뛰어난 테크놀로지도 아닌 아날로그의 따뜻함임을 증명해 보인다. 공연 내내 벅찬 행복과 슬픔, 위로가 가득한 감동을 건네준다.

공연이 시작되면 관객들은 노란색 포댓 자루 같은 옷을 입고 빨간색 큰 코의 사랑스러운 광대가 이끄는 환상과 동화의 세계로 순식간에 빨려 들어간다. 마치 무성영화 속 찰리 채플린을 연상시키는 8명의 광대들은 아무런 대사 없이 인생의 희로애락을 담은 짧은 에피소드들을 재미난 소품과 무대와 하나가 되는 음악, 조명을 정교하게 조화시켜 눈부신 스펙터클을 펼쳐 보인다.

특히 이 작품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아이템은 눈이다. 공연장에 입장하자마자 객석들이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은 객석 구석 구석에 쌓여있는 눈이다. 공연 중간에 무대에 눈이 흩날리며 배우와 관객은 한바탕 눈싸움을 벌인다. 또한 순식간에 객석을 덮어버리는 커다란 거미줄을 같이 치기도 하고, 공연이 끝나면 광대들이 객석을 향해 초대형 풍선을 날리면 공연장은 객석과 무대 구분 없이 한바탕 축제의 장이 된다.

 

엔딩에서 엄청난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압도적 장면은 이 작품을 이미 관람한 관객이라도 다시금 공연장을 찾을 수밖에 없도록 한다. 공연이 진행되는 약 3주간 사용될 눈은 1t 트럭 한대에 가득 찰 분량이다.

■ Who's 슬라바 플루닌?

러시아 태생의 슬라바 폴루닌(65)은 전통 광대극을 현대의 새로운 예술장르로 부활시킨 세계 광대 예술의 대부로 불리고 있다.

17세 때 엔지니어링과 회계를 공부하기 위해 상트 페테르부르크로 이주한 폴루닌은 우연히 마임 공연을 관람한 이후 마임에 매료돼 상트 페테르부르크 마임 스튜디오에서 광대예술에 입문했다. 1979년 극단 리체데이를 창단, 광대예술의 위대한 전통을 부활시키고자 연극적 구성과 마임을 가미한 새로운 장르의 광대예술을 개척했다.

 

그는 리체데이의 색다른 작품들로 대중 속을 파고 들었고, 언어의 힘으로는 도저히 전달할 수 없는 숭고함, 슬픔, 감동을 모두 선사하면서 이내 러시아의 대표적인 광대예술가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88년부터 유럽 공연예술계의 심장인 런던을 중심으로 자신의 독자적인 작품을 유럽 전역에 선보이기 시작, 마침내 93년 그의 대표작 주요 장면을 모아 만든 '옐로'로 타임아웃상을 수상했다.

뿐만 아니라 캐나다의 세계적인 서커스 극단 '태양의 서커스단'과 북미 순회공연을 대성공시켰고 바르셀로나 골든 노우즈상(95), 에든버러 페스티발 비평가상, 글래스고 헤롤드 엔젤상, 러시아 골든 마스크상과 런던의 로렌스 올리비에 상(98), 뉴욕 데스크 어워드(2005)를 휩쓸었다.

goolis@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