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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무명들이 포효해 더 무서운 '호랑이 6연승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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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무명들이 포효해 더 무서운 '호랑이 6연승 질주'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4.06 0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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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규-김다원-문경찬 깜짝 활약, 지난해 9승23패 NC-삼성 상대로 6연전

[스포츠Q 민기홍 기자] 하위권으로 분류됐던 KIA가 무서운 6연승 행진으로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초반부터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6연승은 2003년 8연승 이후 12년 만의 최다 개막연승 기록이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9연패에 빠질 때만 해도 KIA는 '잘해봐야 5강 싸움일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미국 무대에서 쓴맛을 본 윤석민을 복귀시켰다 해도 선발진을 빼면 짜임새가 부족한 라인업이라는 평이 쏟아졌다.

뚜껑을 열어보니 다르다. 야구는 이름값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서재응, 김병현, 김진우, 한기주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선수들은 엔트리에 없지만 그동안 이름을 알리지 못했던 무명과 신인급 선수들이 약속이나 한 듯 잠재력을 폭발시키고 있다. 

▲ 김다원은 5할로 전체 타격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는 김주찬과 신종길이 빠진 외야 공백을 훌륭히 메우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김기태 감독은 지난 4일 케이티전을 마친 후 인터뷰를 통해 “캠프 때부터 경기하는 데 두려움을 없애달라고 주문했다. 코치들, 선수들이 알아서 잘 해줘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초심을 잃지 않고 시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힘주어 말했다.

◆ KIA 상승세 비결, 무명들의 동반 반란 

“혼자만의 힘으로 하는 팀이 아니다. 캡틴 이범호를 비롯해 어린 선수들까지 다같이 하고 있다.”

김 감독의 말처럼 KIA는 5일 수원 케이티전에서 잘 나가는 이유를 잘 보여줬다.

마운드에서는 문경찬이 강렬한 데뷔전을 치렀다. 그는 5.1이닝 4피안타 1실점 하며 프로 무대 첫승을 거두는 기쁨을 누렸다. 상대 선발 크리스 옥스프링과 기싸움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다. 직구 평균 구속은 130㎞ 후반대였지만 능구렁이같은 완급조절로 김기태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타석에서는 김다원과 이홍구가 빛났다. 6번타자 김다원은 1회초 2사 만루서 결승 2루타를 때려내는 등 3안타 2타점으로 깜짝 활약했다. 5할로 리그 타율 선두다. 방망이 쪽은 기대조차 하지 않았던 9번 이홍구도 멀티히트를 때려내며 타선에 힘을 보탰다. 이호신도 대타로 나서 2루타를 기록했다.

안치홍과 김선빈이 동반 입대로 생긴 센터라인 공백도 예상보다 크지 않다. 2루수 최용규-유격수 강한울 콤비는 아직까지 에러를 단 하나도 범하지 않았다. 특히 최용규는 지난 2일 인천 SK전에서 16구까지 가는 접전을 벌이며 강우콜드 노게임을 만드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성우는 무난한 리드와 송구로 구멍으로 여겨졌던 포수 자리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불펜요원 박준표의 호투도 눈에 띈다. 그는 4경기에서 5.1이닝을 기록해 마무리 윤석민으로 향하는 디딤돌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고 있다. 박준태, 이종환 등 외야 백업 요원들도 제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 KIA는 리그 평균 수준의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팀 평균자책점과 팀 최소 실책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노장 부활-외인 3인방 합격점-팀 ERA 1위, 이제부터가 진짜 승부다 

긍정적인 요소들이 가득하다. 무명들이 분위기를 이끌고 있는 와중에 노장과 외인들도 동반으로 질주하고 있다. 부상을 달고 살던 베테랑 최희섭과 이범호는 나란히 3할 이상의 타율에 6홈런 14타점을 합작하며 타선의 중심을 잡고 있다. 윤석민은 3세이브로 구원 부문 단독 선두에 자리하고 있다.

조쉬 스틴슨은 지난 1일 SK를 상대로 6이닝 2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으로 쾌투하며 김광현과 맞대결에서 승리했다. 필립 험버도 2경기에 나서 10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했다. 타선에서는 브렛 필이 6할이 넘는 장타율을 보여주고 있다. 외국인 농사도 성공적이다.

가장 고무적인 점은 팀이 견고해졌다는데 있다. 수비 지표를 보면 알 수 있다. 팀 평균자책점은 1.67로 10개 구단 중 유일한 1점대를 기록하고 있다. 에러는 단 하나, 팀 최소 실책 선두다. 홀드(6개)와 세이브(3개)도 1위다. 수비가 강한 팀은 쉽사리 무너지지 않는다.

KIA는 현재 타격 4위(0.280), 득점 6위(32개), 타점 6위(30개), 안타 7위(56개) 등 화력 면에서는 리그 평균 이하의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김주찬과 차일목, 신종길이 복귀할 경우 타선의 무게감까지 배가시켜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 6연승의 반은 신생팀 케이티였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되는 이유다. NC, 삼성과 6연전을 치르는 이번주부터가 진짜 레이스다. 지난 시즌 KIA는 NC를 상대로 5승11패, 삼성을 상대로 4승12패를 기록해 체면을 구겼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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