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0 08:29 (토)
전문가 예상 뒤엎은 KIA와 롯데의 선전을 지켜보며
상태바
전문가 예상 뒤엎은 KIA와 롯데의 선전을 지켜보며
  • 박용진 편집위원
  • 승인 2015.04.07 12: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5년 KBO 리그 개막 첫주 분석]

[스포츠Q 박용진 편집위원] 7일 현재 팀당 많게는 7경기, 적게는 5경기를 치른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에서는 KIA가 파죽의 6연승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고 롯데가 5승1패로 바짝 뒤를 쫓고 있다. 시범경기 때 우려한 대로 케이티가 7연패를 당했다. 1승이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렵게 보인다.

시즌 전 강팀으로 분류됐던 SK가 3승3패, LG가 3승4패, 넥센이 2승4패로 초반 레이스 내용이 그다지 좋지가 않다. 저마다 승리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싸우지만 승패는 갈리게 마련,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금년 KBO리그는 김성근 한화 감독이 새로 들어오므로 해서 기존 감독들이 상당히 긴장하며 경계하는 상항이다. 한화는 2승 4패로 하위권에 머물고 있지만 언젠가는 치고 올라올 것으로 예상해 본다. 초반 페이스가 썩 좋지 않은 이유는 강도높은 트레이닝에서 오는 컨디션 저조 현상으로 보여진다.

예상 깬 KIA와 롯데의 연승 행진, 지속 여부에 이목 집중

▲ KIA는 공수에서 완벽한 조화를 보이며 시즌 초반 예상을 깨고 선두에 올라 있다. [사진=스포츠Q DB]

현재까지 특이한 현상은 예상을 깬 KIA와 롯데의 질주이다. 시범경기 때만 하더라도 이들 두 팀이 이렇게 초고속 페이스로 질주하리라고는 전문가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더 두고 봐야 하지만 일단 분위기 쇄신에 성공한 듯하다. KIA는 최근 몇 년 동안 하위권에 머물면서 여러 문제점이 산적해 있었다. 어수선한 가운데 김기태 감독을 새롭게 영입해 조직력을 추슬렀다. 하지만 이 정도로 빨리 안정을 되찾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선수들이 차츰 자신감을 회복하고 있는 양상이다. 여기에 숨 죽이고 있던 최희섭 선수가 살아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롯데의 산뜻한 출발은 더 예상외다. 개막 전까지 롯데에 대해 후한 점수를 준 야구인들과 언론은 거의 없었다. 최하위권에 이의를 다는 사람도 드물었다. 작년에 여러 악재가 겹쳐 팀이 회생불능 상태로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마저 낳았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은 완전히 빗나가고 말았다.

이런 것들이 야구의 묘미라고 말할 수 있을까? 변화무쌍한 전쟁의 한 장면으로 묘사가 될 것이다. 아직도 먼 길을 걸어야 하기 때문에 속단은 금물이겠지만 일단 KIA, 롯데의 초반의 행보는 프로야구 흥행 차원에서도 무척 고무적으로 봐야할 것이다. 성난 파도처럼 화가 날 대로 난 갈매기의 마음에 따뜻한 한 줄기 햇볕이 되고 있다. 이래서 야구는 모른다는 말이 생겨났을지도 모른다.

강민호, 먹튀 논란 날리는 폭발력으로 롯데 분위기 주도

▲ 강민호는 지난 5일 사직 두산전에서 3홈런 8타점을 몰아치는 괴력을 발휘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2013년 롯데는 강민호와 계약기간 4년 총액 75억 원(계약금 35억 원, 연봉 10억 원)의 조건으로 FA 계약을 완료했다. 그러나 지난해 FA에 걸맞지 않은 저조한 기록(타율 0,229)으로 FA의 높은 몸값과 기대치에 훨씬 미치지 못한 활약으로 먹튀 논란에 휩싸였었다.

이런 논란 속에 있었던 강민호가 새로운 시즌과 함께 폭발했다. 지는 5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두산과의 홈경기에서 투런 홈런과 솔로 홈런을 터뜨린 후, 8회에는 만루 홈런까지 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 맹활약은 지난 1년 동안 그를 괴롭혔던 먹튀 논란을 잠재우게 한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본다. 이런 점이 롯데의 초반 페이스를 상승세로 이끌어 가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김성근 감독의 지옥훈련 소화한 한화, 하위 탈출 안간힘 속 기대감

▲ 김성근 감독 아래 스프링캠프에서 지옥훈련을 소화한 한화는 어느 위치까지 뛰어오를 수 있을까? 사진은 지난달 시범경기 때 다이아몬드를 질주하고 있는 이용규. [사진= 스포츠Q DB]

시즌 개막과 함께 가장 관심이 쏠리는 인물이 바로 한화 김성근 감독이다. 그의 독한 연습방법은 스프링 캠프 내내 화제가 되었으며 야구계 초미의 관심사항으로 떠올랐다.

한화의 개막 첫주 성적은 2승4패로 하위권이다. 하지만 과거와 같이 하위로 떨어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쏟고 있다. 분명한 것은 선수들 모두가 금년만큼은 물러서지 않으려는 정신력이 보인다는 면이다. 이런 정신력이 지속된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서 성적은 솟아오른다고 봐야할 것이다.

평범한 훈련방식으로는 거듭날 수가 없다. 우리의 인생길에도 힘든 고난의 길이 항상 놓여 있다. 이것을 넘어가지 않고서는 승리할 수 없다.

한화는 윤규진, 박정진, 송은범, 배영수, 안영명, 유창식 투수가 제 실력을 발휘하는 시점이 언제이냐가, 4강 진입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타격에서는 김경언, 김태균, 최진행, 모건, 송광민, 이용규가 페이스를 찾는 시점도 투수들 못지않게 중요하다. 흔들어 뒤집어 놓았기 때문에 지금은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으로 봐야 하며 제 자리를 잡게 되면 끈끈한 팀으로 변모될 것이다. 이렇게 볼 때 한화는 질 때 지더라도 힘없이 지는 경기는 하지 않으려 할 것 같다.

◆ 김기태 감독의 새로운 리더십으로 일신한 KIA, 방황 끝낸 최희섭도 활력

▲ KIA 최희섭(오른쪽)이 김기태 감독을 만나 예전의 활력을 되찾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진= 스포츠Q DB]

KIA 선수들의 감투정신이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은퇴의 기로에서 많은 고민을 했던 최희섭은 3일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홈런 2방을 터뜨리는 등 4타수 2안타, 3타점, 2득점의 맹활약으로 5-0 승리를 이끌었다. 2회 초에는 결승타가 된 선제 솔로포를 작렬시켰고, 8회 초에는 5-0으로 점수 차를 벌리는 쐐기포를 쏘아 올렸다. 지난 2013년 5월4일 목동 넥센전 이후 무려 699일만에 대어를 낚는 멀티홈런은 대단한 의미의 홈런이다.

사람은 어떤 계기로 말미암아 변화한다. 남자는 군에 갔다 와 확 바뀌는 경우가 있으며 결혼하여 총각 때와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하는 모습을 우리는 종종 본다. 최희섭은 김기태 감독을 만나 방황하던 마음을 접고 새로운 최희섭으로 태어나기 위해 결단을 하였다. 사나이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에게 목숨을 바치게 된다.

최희섭이 살아나면 본인뿐만이 아니라 팀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대단하여 눈에 보이지 않는 시너지 효과를 거두게 된다.

◆ 조용히 출발한 삼성, 넥센, 두산은 가속페달 시기에 관심

▲ 김태형 감독(오른쪽)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두산은 6일 현재 3승3패로 승패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과연 언제부터 치고 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스포츠Q DB]

통합 5연패에 도전하는 삼성은 4위로 처졌다. 개막 후 3연승으로 잘 나가던 두산은 3연패에 빠지며 공동 5위로, 넥센은 2연패를 기록하며 공동 8위로 내려앉았다. 그래도 이들은 언제든 치고 올라갈 수 있는 힘을 가졌다. 어느 시점에 페달을 밟을지가 궁금하다.

삼성의 저력은 한국시리즈 4연패에서 오는 자신감이다. 우승맛을 본 팀이 우승하는 확률이 높다. 우승은 아무리 많이 해도 배부르지 않다고 한 전 뉴욕 양키스 마무리 마리아노 리베라의 말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삼성은 주말에 LG에 2연패를 당하긴 했지만 모두 접전을 벌였다. 통합 4연패에도 여전히 목마른 사자군단이다.

◆  SK 경기 초반 대량실점으로 불안한 스타트, 주말 2연전 통해 반등

▲ SK는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사진은 SK 밴와트(왼쪽)가 지난 3일 넥센과의 원정경기에서 1회말 2실점 후 코칭스태프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사진= 스포츠Q DB]

SK는 스타트가 별로 좋지 않다가 주말 2연전을 통해 반전에 성공했다. 지난 3일 넥센전에서는 선발 밴와트가 4와 1/3이닝 동안 6실점, 96투구, 고효준이 3과 1/3이닝 동안 83투구, 8실점했다. 초반에 많은 실점으로 야수들의 전의를 상실하게 했고, 투수교체 시점도 제대로 잡지 못하면서 대패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그러나 4일과 5일 이틀간 24안타 23득점을 내며 반전에 성공했다. 다소 들쭉날쭉한 경기력이다. 승리와 패배는 한 포인트를 잘못 포착하는 순간 갈리게 된다. SK는 3연전의 첫 경기만 해도 투수들의 초반 대량 실점이 타격 리듬에도 안좋은 영향을 미쳤지만 최정의 2홈런 8타점 활약으로 궤도에 올라선 것으로 보인다.

10구단 원년 팀당 144경기 가시밭 원정길, 더 필요해진 '강한 정신력'

군대가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강력한 물리력에 정신전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눈에 보이는 무력이 아무리 강하다 할지라도 군의 사기와 직결되는 정신전력이 약화되면, 자유 베트남의 망국이 말해주듯이 패전하기 십상이다.

일찍이 전쟁의 귀재 나폴레옹도 정신력이 물리력의 3배 효과를 낸다며 전쟁의 승패가 정신력에 크게 좌우된다는 사실을 강조하지 않았던가, 야구에서도 승리하기 위해서는 강인한 정신력의 뒷받침이 선행되어야 한다.

강자만이 살아남는 적자생존의 프로야구 세계에서 정신력(멘탈)이 강한 팀이 144경기에서 최종적으로 살아남게 될 것이다. 앞으로 경기를 계속하면서 감독의 전술, 전략, 용병술을 능수능란하게 사용하여 승리를 하는지, 다진 경기를 비상한 지략으로 탈출하여 승리로 이끌어 갈 것인지, 지대한 관심거리가 될 것이다.

야구는 종합예술이므로 단순한 경기운영으로는 상위에 올라갈 수 없다. 이러한 다각도에서 야구를 관전한다면 재미가 솔솔 할 것이다.

tiger77@tiger.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