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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분석] 베테랑 홈런포로 본 쌍둥이군단 명과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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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분석] 베테랑 홈런포로 본 쌍둥이군단 명과 암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4.12 2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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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영·이병규 홈런으로 위닝시리즈 일군 LG…부진한 젊은 타자들 성장 시급해

[잠실=스포츠Q 이세영 기자] 이번에도 베테랑이 해냈다. LG 주장 이진영(35)이 승부에 마침표를 찍는 투런 홈런을 터뜨리며 침체에 빠진 팀 타선을 살렸다. 10일 이병규(9번·41)의 역전 스리런 홈런 이후 또 한 번 베테랑의 홈런 한 방으로 승리를 챙긴 LG다.

이진영은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과 경기에서 9회말 무사 주자 1루에서 끝내기 역전 투런 홈런을 작렬, 팀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6승(7패)째를 거둔 LG는 5할 승률에 1승만을 남기며 7위로 올라섰다.

이기기 힘들 것으로 보였던 경기를 잡았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깊었다. 이날 LG 타선은 두산 선발 유희관으로부터 7이닝 동안 1점밖에 뽑아내지 못하며 고전했다. 득점 기회를 맞고도 좀처럼 점수를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상대 마무리 투수 윤명준을 공략하는 데 성공하며 짜릿한 승리를 차지했다. 윤명준은 올 시즌 LG전 3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45.00의 부진에 빠졌다. 그리고 그 윤명준을 무너뜨리는 데 앞장선 이들이 바로 이진영과 이병규였다.

▲ 이진영(가운데)이 12일 잠실 두산전에서 9회말 끝내기 역전 투런 홈런을 친 뒤 동료들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 이진영·이병규, 홈런으로 보여준 베테랑의 저력

사실 이날 LG 타선은 8회까지 좀처럼 활로를 뚫지 못했다. 득점권까지 주자를 내보내고도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팀 분위기가 점점 가라앉았다.

이진영도 득점 찬스를 살리지 못해 아쉬움을 삼켰다. 6회말 상대 실책으로 기회를 잡고도 병살타로 물러났다. 1사 1루에서 이병규(7번)가 2루수 고영민의 실책으로 살아 나갔지만 이진영이 4-6-3 병살타를 치고 말았다. 이는 의기소침해 있던 고영민의 기를 살려주는 악재로 작용했다.

이외에도 LG는 3회 무사 주자 1·2루, 5회 1사 1루, 8회 무사 1루 등 숱한 득점 찬스를 날렸다. 이날 경기 전까지 LG 타선의 득점권 타율은 0.214로 10개 구단 중 9위. 찬스에서 약한 면모를 여실히 드러냈다.

패색이 짙어보였지만 이진영이 앞서 병살타로 물러난 것을 만회하며 영웅으로 올라섰다. 9회 마지막 공격에서 나온 홈런이었기에 더욱 짜릿했다. 더욱이 이날 홈런은 이진영의 프로 데뷔 첫 끝내기 홈런이었다.

시작은 이틀 전 역전 스리런 홈런을 친 이병규(9번)였다. 두산 마무리 투수 윤명준과 9구까지 가는 승부를 벌인 끝에 볼넷을 얻었다. 여기서 타석에 선 이진영은 윤명준의 3구를 타격, 우월 투런 홈런으로 연결했다. 공이 담장 밖으로 넘어가는 순간 1루 스탠드에 앉은 LG 팬들은 극적인 승리에 환호성을 질렀다.

경기 후 이진영은 “득점 찬스여서 최선을 다하고자 했다. 병규 형이 볼넷을 골라서 좋은 기회가 왔다”며 “윤명준의 커브가 빠르고 공이 좋아 빠른 공에 타이밍을 맞췄는데 운 좋게 잘 맞아서 홈런이 됐다”고 소감을 남겼다.

▲ 이병규가 10일 잠실 두산전에서 8회말 역전 스리런 홈런을 친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 쌍둥이군단 유망주들, 괄목할 성장 이뤄야

잠실 라이벌전에서 거둔 승리이고 주말 3연전을 2승1패 위닝시리즈로 장식했기 때문에 LG 입장에서 매우 의미 있었다. 아울러 중위권 싸움에서 계속 힘을 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두 번의 승리를 모두 베테랑 선수들이 끝냈다는 점은 씁쓸한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날 끝내기 홈런을 친 이진영은 프로 17년차, 이틀 전 역전 스리런포를 작렬한 이병규는 프로 19년차다. 두 선수의 프로 연차를 합치면 무려 36년이나 된다.

주축 타자들이 대부분 서른 중반 줄을 넘었다. 물론 한 두 번의 전성기가 더 올수도 있지만 나이로만 봤을 때 예전의 화려함을 기대하기 힘들다. 부상을 당했을 때 젊었을 때보다 회복이 힘든 점도 우려되는 부분.

따라서 이제는 LG 타선이 이진영, 이병규, 박용택, 정성훈에서 젊은 선수들로 무게중심이 기울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유망주들이 쑥쑥 커서 베테랑들의 역할이 조금씩 줄어든다면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LG 젊은 타자들 중에선 올 시즌에도 크게 성장한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차세대 오른손 거포로 기대를 받았던 최승준이 2군으로 내려갔고 외국인 타자 잭 한나한의 대안으로 떠올랐던 양석환 역시 잠잠하다. 김용의는 주루 플레이에서 허점을 드러내는 중이며 정의윤과 문선재도 답보 상태에 머무르면서 주전 자리를 꿰차지 못하고 있다.

언제까지 고참들이 해결사로 나설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들도 머지않아 은퇴를 할 것이고 그 자리를 젊은 선수들이 메워줘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치고 올라오는 선수가 잘 보이지 않는 것은 LG 입장에서 큰 고민거리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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