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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스페셜] 한국 프로스포츠의 화두, 티켓의 가치를 높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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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스페셜] 한국 프로스포츠의 화두, 티켓의 가치를 높여라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4.15 1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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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해외 리그 입장권·시즌권보다 최고 8배 저렴…프리미엄 마케팅·가격 차별화 정책 승부수

[스포츠Q 박상현 기자] 프로축구나 프로야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흥행이다. 관중들이 얼마나 많이 들어오느냐가 최대 화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시즌 KBO리그의 관중 목표를 사상 최초의 800만 명으로 잡았고 K리그 역시 관중 몰이에 신경을 쓰고 있다.

그러나 관중수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티켓의 가치다. 아무리 관중이 많아도 무료 관중, 초청 관중의 비중이 많다면 티켓의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제값을 지불하고 경기를 보는 팬들에 대한 상대적인 차별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경기의 가치도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진다.

이제 초점은 어떻게 하면 당일 티켓과 시즌 티켓 등 입장권의 가치를 어떻게 높이느냐다. 관중을 늘리고 티켓의 가치도 동시에 높여야 한다. 구단으로서는 여러 가지 지혜를 짜내고 마케팅 능력을 동원해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 전북 현대는 빅경기의 경우 일반 경기보다 높은 티켓 가격을 받는가 하면 스페셜존과 커플석, 가족석 등을 마련하는 가격 차별화 정책을 쓰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몇천원 수준의 K리그 티켓 가치 높일 수 있는 방법은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지난 1월 발표한 지난해 K리그 클래식 티켓 1장의 실제 가치는 평균 3459원이었다. 지난해 객단가 3708원보다 250원 정도가 더 낮아졌다. 이 가운데 서울이 객단가 6322원으로 가장 높았지만 역시 웬만한 영화 티켓 가격에 미치지 못했다.

또 K리그 챌린지는 지난해 객단가가 2435원에 그쳤다. 안양이 객단가 3231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처럼 K리그의 객단가가 떨어지는 이유는 바로 무료 또는 초청 관중이 많았기 때문이다. 가장 높은 객단가를 기록한 서울의 유료관중 비율이 87%였고 안양은 64%였다. 서울은 13%, 안양은 36%가 돈을 내지 않고 경기를 관전했다는 뜻이다.

이에 각 구단들은 무료 초청 관중을 올 시즌부터 줄이거나 없애기로 하는 정책을 쓰고 있다. 경기의 가치를 스스로 떨어뜨리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K리그는 해외 유명리그에 비해 티켓 가격이 저렴하다.

한국스포츠개발원이 14일 발표한 '스포츠산업 시장 동향'에서 K리그 클래식의 당일 티켓 가격은 평균 1만3916원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5만1218원), 독일 분데스리가(3만4157원), 스페인 프리메라리가(8만6750원), 이탈리아 세리에A(6만3523원)보다 크게 낮았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보다 8배 정도 저렴했고 가장 낮은 독일 분데스리가의 절반 수준이었다. 또 K리그 챌린지 역시 당일 평균 입장료는 8666원로 해외 유명리그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시즌권 역시 K리그 클래식 가격은 14만667원으로 독일 분데스리가(44만7849원)의 3분의 1 수준이었고 스페인 프리메라리가(61만1583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78만8368원), 세리에A(96만9093원)보다도 낮았다.

이에 대해 한국스포츠개발원은 가격 차별화를 다양하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해외 유명리그는 대부분 준경기, 시즌경기, 빅경기 등 경기의 중요도를 3단계로 구분해 가격을 달리 책정하는 경우가 많다. 상대팀이 강팀이거나 라이벌인 빅매치는 티켓 가격이 올라도 관중들이 그만큼 몰리기 때문이다.

반면 K리그는 아직까지 좌석의 단계에 따른 가격 차별화만 이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정석과 비지정석의 차이, 지정석과 이벤트존의 차이, 잘 보이는 곳과 멀리 있는 곳의 차이에 따른 차별화만 하고 있다는 것이다.

◆ 가치를 높이려는 노력, 경기 중요도 따른 차별화 정책도 필요

하지만 K리그 팀 가운데 전북 현대가 유일하게 경기의 중요도에 따라 티켓의 가격을 달리 책정해 눈길을 끈다. 전북 구단은 스페셜존의 경우 1만8000(미취학 아동)~2만6000원(성인), 2인 커플석 5만5000원, 4인 가족석 8만원의 가격을 책정했지만 개막전이나 서울전, 수원전 등 라이벌과 경기, 대한축구협회(FA)컵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등 지정된 빅 경기에 대해서는 티켓 가격을 올린다. 스페셜존은 2만(미취학 아동)~3만원(성인), 커플석 6만5000원, 가족석 9만원으로 일반 경기보다 비싸진다.

전북 마케팅팀 이용기 과장은 "빅경기의 경우 워낙 관심이 집중되기 때문에 가격이 올라도 관심을 갖고 오는 팬들은 어떤 값을 내고라도 온다"며 "앞으로도 티켓의 가격을 다양화하고 차별화시켜 가치를 높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국스포츠개발원은 좌석에 따른 가격 차별화만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각 구단들은 팬들이 좌석을 다양하게 고를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을 넓히는 마케팅을 펼치며 티켓의 가치를 높이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KBO리그 NC 다이노스는 다이노스 버스시트(사진)과 다이노스 매트리스, 팬 더그아웃 등 다양한 이벤트 좌석을 마련해 팬들의 선택 폭도 넓히고 티켓의 가치도 높이는 프리미엄 마케팅을 하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전북은 2011년부터 스페셜존을 만들어 시즌권과 당일 티켓을 판매하고 있다. 현재 스페셜존과 커플석, 가족석을 운영하고 있는 전북은 커플석 시즌권을 80만원, 가족석 시즌권을 110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시즌권을 판매하고 남은 나머지 좌석을 당일권으로 판매한다. 또 FC 서울의 치킨존이나 수원 삼성의 이벤트 존 역시 팬들이 가장 먼저 찾는 좌석으로 오히려 일반석보다 먼저 매진되는 경우가 많다.

전북 구단은 전체 입장료 대비 스페셜존 등의 입장 수익 비율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지만 관중석 비율에 비해 높은 수치라고 설명하고 있다.

K리그 챌린지의 서울 이랜드도 시즌권 판매와 좌석수를 제한하는 정책으로 관중과 팬들이 '선택받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프리스티지 마케팅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K리그뿐 아니라 KBO리그에서도 좌석 차별화를 통한 가치 높이기에 한창이다. NC 다이노스는 창원 마산구장에 '다이노스 버스시트', '다이노스 매트리스', '팬 더그아웃' 등 특별좌석을 설치해 야구팬의 호응을 받고 있다.

다이노스 버스시트와 다이노스 매트리스는 경기 일정과 경기 중요도에 따라 3만6000원, 4만2000원, 5만원 등으로 3단계로 나눠 티켓의 가치를 더욱 높였다. 특히 편안하게 앉거나 누워서 또는 엎드려서 경기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좌석 차별화와 티켓의 높은 가치를 동시에 잡았다고 볼 수 있다.

다른 구단들도 더그아웃 바로 옆에 좌석을 설치하는 등 선수들을 더 가깝게 볼 수 있는 좌석에 대해서는 가격을 높게 매기는 프리미엄 마케팅을 쓰고 있다.

한국스포츠개발원 관계자는 "해외 유명리그는 비지정석은 없애고 모든 지정석에서도 멀리 있어도 잘 보일 수 있도록 좌석 높이를 조절하거나 모니터를 이용하는 경우가 있다"며 "경기 이외의 볼거리를 제공해 입장료를 더 끌어올려 좀 더 가치있는 경기를 만드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K리그의 시즌권 및 당일 티켓 가격이 해외 유명리그에 비해 크게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다양한 이벤트 마련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 입장료를 더 끌어올려 가치있는 경기를 만드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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