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박상현 기자] 류현진(27·LA 다저스)이 공격적인 투구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타선을 완전히 봉쇄했다.
류현진은 23일(한국시간) 호주 시드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벌어진 애리조나와 2014 메이저리그(MLB) 오프닝시리즈 2차전에 선발 등판, 5이닝동안 안타를 2개 밖에 허용하지 않고 삼진 5개를 잡아내며 무실점 호투, 승리투수가 됐다.
이날 류현진은 5이닝동안 모두 87개의 공을 던졌다. 이닝당 17~18개 정도로 그다지 많은 편은 아니었다. 7구 이상 가는 긴 승부도 단 두 타자 밖에 되지 않았다. 이날 류현진이 발목 부상 때문에 일찍 마운드를 내려가지 않았더라면 7이닝까지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었다.
류현진이 시즌 첫 경기에서 투구수를 아낄 수 있었던 것은 타자를 유인하는 대신 정면 승부를 건 것이 주효했다. 류현진은 이날 자신의 결정구를 체인지업 대신 포심 패스트볼을 사용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시즌 주무기였던 체인지업을 오히려 자제하면서 스트라이크존 주위에 낮게 깔리는 완벽한 제구력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1회말 폴 골드슈미트를 상대로 안타를 허용해 2사 1루가 된 상황에서 4번 타자 마틴 프라도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낸 것 역시 빠른 승부가 주효했다.
2회말에도 2사후 안타를 내줬지만 디디 그레고리우스를 공 4개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4회말 2루수 실책과 야수 선택으로 2사 1, 2루 위기를 맞았지만 헤라르로 파라를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류현진은 4회말까지 삼진 5개를 잡아내면서 5구 이상을 가지 않았을 정도로 빠른 승부를 걸었고 그 주무기는 체인지업이 아닌 포심 패스트볼이었다.
5회말에는 삼진을 잡아내진 못했지만 1사 1루 상황에서 A.J. 폴락을 유격수 앞 땅볼 병살타로 처리할 때도 유인구보다는 정면 승부를 택했다.
류현진이 이처럼 공격적인 투구를 펼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공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첫 시즌에는 상대 타자들의 성향을 분석이 완전히 되지 않은 상태여서 정면 승부를 택해 장타를 맞기보다 체인지업 등으로 현혹시키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 자신의 구위로도 타자들을 윽박지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그만큼 메이저리그에서 관록이 어느정도 쌓였다는 의미도 된다.
물론 류현진이 공격적인 투구로만 패턴을 정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시 체인지업을 섞어 던지며 타자들을 현혹시킬 수 있고 스프링캠프에 연마한 커브를 구사할 수도 있다. 체인지업 못지 않게 위력을 갖고 있는 슬라이더도 있다. 자신이 던질 수 있는 모든 구질을 승부구로 선택할 수 있는 '팔색조'로 변신하고 있는 류현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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