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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80억 클래스' 윤성환 저 '피칭의 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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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80억 클래스' 윤성환 저 '피칭의 정석'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4.21 22: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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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이닝 사사구 단 1개, 다승-평균자책점 선두

[스포츠Q 민기홍 기자] 왜 삼성이 80억원을 들여 그를 잔류시켰는지를 알 수 있던 경기였다. 윤성환(34)이 ‘피칭의 정석’을 보여줬다.

윤성환은 21일 경남 창원 마산구장에서 벌어진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원정 NC전에 선발로 나서 7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하며 시즌 3승째를 수확했다. 삼성은 5-0 완승을 거두고 4연승, 시즌 13승(5패)으로 선두를 굳건히 지켰다.

류중일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윤성환의 볼끝, 제구가 좋았고 사사구도 하나도 없었다"며 "완벽한 피칭"이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 윤성환이 21일 마산 NC전에서 7이닝 2피안타 무실점 쾌투로 삼성의 선두질주를 이끌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다승-평균자책점 선두, 25이닝 사사구 단 하나 

윤성환은 경기 전까지 2.00이던 평균자책점을 1.44로 끌어내려 이 부문 1위를 유지했다. 시즌 3승째를 수확해 김광현(SK)과 함께 다승 공동 선두로도 뛰어올랐다. 25이닝을 던지는 동안 볼넷은 단 한 개만 내줬다. 몸에 맞는 공은 하나도 없다.

윤성환은 7회까지 90개의 공만을 던졌다. 경기가 타이트하게 흐르지 않아 마운드를 내려왔을 뿐 완투까지도 노려볼만한 페이스였다. 그의 이번 시즌 이닝당 투구수는 15.76개에 불과하다. 선발로 등판한 4경기에서 모두 6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지난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던 KIA-LG전은 무려 4시간 21분에 달했다. 연장을 간 것도 아닌데 경기는 하염없이 늘어졌다. 양팀 11명의 투수들은 무려 20개의 볼넷을 주고받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스피드업을 향한 노력을 무색하게 만드는 질 떨어지는 경기였다.

이날 경기 시간은 단 2시간40분에 불과했다. 윤성환의 빠른 템포에 NC 타자들은 맥을 추지 못했다. 리그 최고 타자 에릭 테임즈도 이날만큼은 평범한 타자였다. 나성범도, 이호준도 윤성환의 능구렁이 피칭에 모두 고개를 떨궜다.

▲ 경기 종료 후 류중일 감독(왼쪽)이 승리투수가 된 윤성환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격려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베테랑의 면모까지 보여준 윤태자 

5회말 2사 1루, 윤성환은 김태군을 상대로 평범한 플라이를 유도했다. 공을 쫓은 1루수 구자욱은 글러브를 지나치게 일찍 오므리다 공을 놓쳤다. 윤성환은 혀를 내밀며 당황한 기색을 보인 구자욱을 향해 괜찮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리고 김태군을 3루 땅볼로 가볍게 처리했다.

윤성환은 4년 총액 80억원에 친정팀에 남았다. 말이 많았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삼성에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선수는 5명. 윤성환 외에 안지만, 배영수, 권혁, 조동찬이 있었다. 배영수와 권혁은 한화로 떠났고 3명이 팀에 남았다.

삼성팬들은 ‘푸른피의 에이스’라 불린 배영수를 홀대한 것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동시에 배영수와 동갑인 30대 중반 윤성환에게 4년 계약을 안긴 것은 위험 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80억원은 터무니없이 높은 금액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윤성환은 보란 듯이 시끄러웠던 여론을 잠재우고 있다. 자신보다 4억원을 더 받는 장원준(두산)은 들쭉날쭉 롤러코스터 피칭을 하고 있다. 배영수는 3경기에 나서 1홀드 평균자책점 10.80을 기록했을 뿐이다.

결과적으로 삼성이 옳았다. 이렇게만 던진다면 80억원은 결코 비싼 값이 아니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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