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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마이너리거의 '열정페이', 평균 연봉 81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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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마이너리거의 '열정페이', 평균 연봉 812만원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4.23 1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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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선수 평균의 0.17% 수준…대부분 대학때보다 못한 경제력, 40년 전보다 생활 수준 더 떨어져

[스포츠Q 박상현 기자] 국내에서도 하고 싶은 일을 하게 해줬다는 구실로 청년 구직자에게 보수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열정페이'가 사회 문제가 됐다.

그러나 미국에도 열정페이가 있다. 바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도약을 꿈꾸는 마이너리거들이다.

미국 USA 투데이는 23일(한국시간) 현재 마이너리거들의 평균 연봉이 7500달러(812만원)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는 미국 직장인 풀타임 최저 연봉인 1만5000달러의 절반에 불과한 수준이다. 한달에 70만원이 채 안되는 월급으로 힘든 마이너리그 생활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또 이는 올시즌 개막전 로스터 기준 MLB 선수들의 평균 연봉인 425만 달러(46억원)의 0.17% 수준에 불과하다.

USA 투데이는 미주리 주립대학 출신인 한 선수의 예를 들며 대부분 마이너리거들이 대학 때만 못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3년 동안 대학에서 야구했을 때만 해도 학생식당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었고 집에서 한시간 정도 거리의 기숙사나 아파트에서 생활했다. 룸메이트도 2명을 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2007년 14라운드로 프로에 지명된 뒤 그의 생활을 크게 악화됐다. 땅콩버터를 바른 샌드위치로 끼니를 때우는 것은 보통이고 하숙집의 지하방이나 5명의 팀 동료들과 하우스쉐어를 하기도 한다. 저녁 경기를 치르기 위해서 새벽에 출발해 10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가기도 한다.

또 2008년 결혼한 뒤에도 여전히 싱글A에 있던 이 선수는 계속 하숙집에서 거주하며 눈칫밥을 먹어야만 했다.

마이너리그 선수들의 생활 수준은 40년 전인 1976년보다 더욱 악화됐다. 물가가 400% 인상되는 동안 MLB에서 뛰는 선수의 연봉은 2000%나 올랐지만 마이너리거들은 고작 75%만 올랐을 뿐이다.

MLB라는 꿈만 바라보고 이런 열정페이를 참아내야만 할까? 결코 그렇지 않다.

USA 투데이는 이런 불합리한 현실에 대해 마이너리그에서 뛰었다가 지금은 은퇴한 사람들이 모여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2월 본격적인 소송을 준비하기 시작한 이들은 최저연봉에도 미치지 못하는 봉급을 받은 것은 명백한 연방법과 주(州)법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마이너리그에서 투수로 활약한 경험이 있는 담당 변호사는 "불합리한 구조가 존재하는 것은 마이너리그 선수들을 대변할만한 노동조합이나 담당 변호사가 없기 때문"이라며 "게다가 16~17세의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영어가 능숙하지 못한 라틴 아메리카 출신 선수들이 유입되고 있어 더욱 열악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MLB 30개팀 구단주들은 공정거래법 적용을 면제받는 사업가들로 연봉 단합까지 하고 있다. 이런 구조가 선수들을 착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마이너리거들이 열정페이를 받아가면서 힘든 생활을 하고 있다면 한국 KBO리그에는 최저 연봉 2700만원도 받지 못하는 육성선수가 있다.

대다수 구단은 2000만원 안팎으로 육성선수의 연봉을 책정하고 있다. 올해 최저임금 시급은 5580원으로 이를 월급으로 환산하면 116만6220원이고 이는 대략 연봉으로 1400만원 정도가 된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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