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4 00:35 (수)
[SQ이슈] '수난시대' 정범모, 아파야 성장한다
상태바
[SQ이슈] '수난시대' 정범모, 아파야 성장한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4.24 10: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포수 수비 지표 전부 최하위, 그래도 대안은 오로지 정범모

[스포츠Q 민기홍 기자] 수난시대다. 요즘 정범모(28)는 가장 핫한 인물이 됐다.

포털사이트 인기검색어 1위에서 반나절 이상 내려오지 않았다. 야구를 넘어, 스포츠를 넘어 정치 경제 사회 문화계의 수많은 셀러브리티와 이슈들을 모두 제친 이가 바로 정범모다. 야구 모르는 이들도 그의 존재를 알게 됐다.

썩 유쾌하지 않다. 잘해서 얻은 영광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범모의 2015년 성적은 0.143(49타수 7안타), 홈런 없이 5타점. 맥을 끊는 공격력 부재도 문제지만 팬들은 그보다는 그의 수비력, 프로의식, 생각없는 플레이에 비난을 퍼붓고 있다.

◆ 수비 지표 전부 꼴찌, 악성댓글이 줄줄이 나오는 이유 

“프로선수 맞냐?”, “어이가 없다!”, “기가 차서 말이 안나온다.”

지난 21일부터 사흘간 잠실에서 펼쳐진 3연전은 ‘정범모 시리즈’였다. 특히 첫 경기 플레이가 포털사이트를 뜨겁게 달궜다. 정범모를 향한 악성 댓글이 쏟아졌다. 그는 5회말 2사 만루 풀카운트 승부에서 스트라이크라 생각해 1루로 공을 던지고 덕아웃으로 향하는 ‘대형사고’를 쳤다.

밀어내기였으니 3루주자 오지환이 득점하는 것은 당연했다. 그러나 홈이 비었다. 투수 쉐인 유먼이 재빨리 베이스 커버를 들어왔지만 2루주자 정성훈은 이틈을 놓치지 않고 홈으로 파고들었다. 이름하여 ‘셀프판정’. 주심의 콜이 나오지도 않았는데 제멋대로 판단을 내렸다.

전날 경기에서는 무려 네 차례나 공을 빠뜨리는 실수를 범했다. 1회말과 7회말 내준 폭투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결정적인 실수였다. 배영수, 김기현, 송창식, 이동걸 등 모든 투수가 한 번씩 폭투를 기록했다. 투수들이 마음 편히 브레이킹볼을 던질 수 없는 환경이다.

한화 투수진은 22개의 폭투를 범해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가 꼴찌 케이티인데 17개다. 정범모의 포구 능력, 블로킹 능력이 매우 떨어진다는 증거다. 도루저지율도 11.5%(3/26)로 10개 구단 주전 포수 중 꼴찌다. 23번이나 루를 내줘 2위 이성우(KIA)보다 10개 많은 최다도루허용 1위다.

수비율도 10개 구단 주전 포수들 중 가장 떨어진다. 박동원(넥센)을 제외한 다른 팀 포수들이 모두 0.990이 넘는 수비율을 자랑하고 있는 가운데 유독 정범모의 수비율만 0.983에 그치고 있다. 이는 올해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은 안중열(케이티)과 같은 수치다. 프로 10년차를 맞은 그로서는 자존심이 상할법한 일이다.

◆ 아무리 찾아봐도 결국 정범모, 위기는 기회다 

버텨야 한다. 냉철한 김성근 감독이 정범모를 계속 기용하는 건 딱히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한화는 지난 8일 넥센에 양훈을 내주고 이성열과 허도환을 받았다. 트레이드 직후만 하더라도 당장 허도환이 마스크를 쓸 것 같았지만 그렇지 않았다. 5경기에서 0.125(8타수 1안타)에 그친 허도환은 결국 23일 2군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지성준이 올라왔다. 고졸 2년차인 그는 올해 처음 정식선수로 등록됐다. 스프링캠프 기간 김성근 감독의 지옥훈련을 견뎌내며 시범경기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1군에 단 5경기에 나선 백넘버 117번의 ‘애송이’다. 안방을 맡기기에는 너무 큰 리스크가 따른다.

아무리 찾아봐도 결국 정범모다. 조인성의 공백을 말끔히 메운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 시즌 최다 출장 기록이 2013년 88경기에 불과한 선수가, 그것도 3년 연속 꼴찌 한화에서 자꾸 출장해 이기는 맛이 무언지 모르는 선수가 국내 최고 포수 레벨을 따라갈 수는 없는 법.

시범경기에서 종아리 부상을 입은 조인성은 일러야 내달 중순에야 복귀할 수 있다. 앞으로도 3주간 한화팬들과 ‘밀당’해야 하는 정범모다.

기죽을 필요가 없다. 1000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고 했다. 위기는 기회다. 인기검색어 1위는 아무나 차지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sportsfactory@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