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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스타 릴레이] (13) 최윤준, "꿋꿋한 '순수연극'에 지원 필요해"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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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스타 릴레이] (13) 최윤준, "꿋꿋한 '순수연극'에 지원 필요해" (下)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5.04.25 1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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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글 오소영 · 사진 이상민 기자] 배우 최윤준은 "인터뷰에 내 얘기보다는 연극인의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청소년기부터 연극의 매력에 푹 빠졌지만, 그처럼 연극을 지속하는 이들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까닭에서였다.

- 연극이 가진 다양한 매력에 대해 말씀해 주셨는데요. 또다른 점이 있다면요. 

▲ 드라마나 영화가 캐릭터를 보고 캐스팅한다면, 연극은 배우의 능력을 보고 캐스팅한다는 말이 있어요. 예를 들어, 5살의 캐릭터가 있다고 한다면 드라마, 영화에서는 그 나이대 배우를 섭외하겠죠. 제 경우 뮤지컬 '찰리 브라운'에서 다섯 살짜리 캐릭터를 연기한 적이 있어요. 제가 서른 네 살 때였죠. 물론 서른 네 살에 다섯 살을 표현하는 건 쉽지 않았지만, 이렇게 한 사람의 삶을 만들어내는 작업이라 예술이라고 하나봐요.(웃음)

▲ 극단 '미르 레퍼토리' 단원들과 함께. 최희열, 박경주, 최윤준, 이신애, 박경근, 임해승, 하성민 (시계 방향으로).

-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연극인에 대한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요.

▲  저는 한국 연극배우들이 빈민보다 못한 경제수준을 영위하고 있다고 봅니다. 유명 뮤지컬과 아이돌 스타 출연으로 티켓파워가 있는 뮤지컬은 늘 매진이지만, 순수 연극을 지속하는 배우들은 생계를 이어가기 정말 힘들거든요. 적어도 밥은 먹고 살아야 하는데, 대다수가 힘든 생활을 하고 있어요.

- 특히 순수연극에 대해 말씀하시는 거군요. 

▲ 요즘 대학로에는 로맨틱코미디, 뮤지컬 류가 주를 이루죠. 관객을 모으기 위해서 보다 가볍고 재밌는 극을 올리는 거라고 생각해요. 순수연극, 고전을 공연하면 관객이 외면한다는 걸 아니까요. 하지만 작품의 깊이 면에서는 아쉽죠. 이런 점에서 예전에 방송에 출연하면서 10억을 모으는 목표를 세우기도 했어요. 순수연극을 위한 극장을 만들고 싶었거든요. 극장 유지비만 받으면서 대관해 주는 게 꿈이었죠.

▲ 연극 '별이 내려온다!'(이재상 작·연출)는 결혼을 앞둔 남녀가 등산 중 예기치 못한 산사태로 산장에 머물게 되면서 겪는 일들을 그린다. [사진=미르레퍼토리 제공]

- 그렇게 된다면 배우들이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무대에 오를 수 있겠네요.

▲ 아무래도 생계가 힘들다보니 연극을 지속하기란 힘들어요. 특히 30~40대가 되면 더 그렇죠. '무대에서 발걸음을 자유롭게 뗄 수 있을 때까지 10년이 걸린다'는 말이 있어요. 같은 뜻에서, 저는 30대까지는 '연기 트레이닝'이었고, 40대는 돼야 깊이있는 연기를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이렇게 관록이 쌓인 배우들을 찾기 힘든 데는 힘든 환경도 한 이유인 거죠.

- 지원과 관련해 바라는 점이 있다면요.

▲ 실적 위주로 평가되는 시스템이 아쉬워요. 물론 '표가 팔리는' 공연에 대한 투자는 당연하지만, 적어도 나라에서 지원하는 시립, 도립 문화예술단체만큼은 대중예술보다도, 무대에 오를 기회가 많지 않은 순수 연극 쪽에 무대를 내 주는 게 어떨까 싶어요. 이를 통해 깊이있고 진지한 작품들이 많이 다뤄지면 보다 의미있지 않을까요?

 

[취재후기] 연기에 대한 태도는 진지했고, 연극에 대한 소신은 뚜렷했다. 대화 내내 섞이는 유쾌한 웃음은 꽤 진지한 내용의 인터뷰를 즐겁게 만들었다.

최윤준의 '연극 사랑'은 인터뷰에서 진하게 드러났다. 가장 행복한 칭호는 '연극배우'고, 가장 가슴뛰는 일은 '연극무대'에 서는 것이며, 앞으로의 바람은 '후배 연극배우'들이 보다 생각할 여지를 많이 줄 수 있는 작품으로 공연하길 바라는 것. 연극은 관객의 복잡한 머리를 비워내기도, 생각을 더욱 채워넣기도 한다. 보다 다양한 면에서의 공연이 활성화되길 기대해 본다.

[히든스타 릴레이] (13) 배우 최윤준, 연극은 나의 삶! (上) 에서 이어집니다.

ohso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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