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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리뷰] '걸캅스', 뚜껑 열어보니… '걸복동' 아닌 라미란의 '폴리스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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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리뷰] '걸캅스', 뚜껑 열어보니… '걸복동' 아닌 라미란의 '폴리스 스토리'
  • 주한별 기자
  • 승인 2019.05.09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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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OWN

UP
- 라미란의 첫 액션 '성공적'
- 웃음도 잡았다! '청년경찰' 잇는 버디물
- 시의성 적절, '버닝썬'과 '물뽕'

DOWN
- 장르적 한계? 어디서 본 듯해

[스포츠Q(큐) 주한별 기자] 개봉 전부터 논란에 휩싸인 영화가 있다. 영화 '걸캅스'다. 물론 내용 때문은 아니다. 최근 인터넷에서 뜨거운 '성 대결'이 영화 '걸캅스'로 향했다.

영화 '걸캅스'는 개봉 전부터 난관을 헤쳐야했다. 개봉 전부터 일부 누리꾼들의 별점 테러가 있었고 흥행에 참패한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에 비유한 '걸복동'이라는 별명이 나붙었다. 물론 이 모든 평가는 영화가 개봉하기도 전에 만들어졌다. 

'걸캅스'가 이렇게 논란의 중심에 선 이유는 무엇일까? 

 

[사진 = 영화 '걸캅스' 스틸컷]
[사진 = 영화 '걸캅스' 스틸컷]

 

'걸캅스'는 여성 투톱 캐릭터에 성범죄를 다룬 영화다. 여기에 '페미 논란'이 뒤따라 붙었다. 1개월 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영화 '캡틴 마블'이 개봉 전 비난을 받았던 양상과 비슷하다. 그러나 언론 시사회가 끝난 이후에는 달랐다. 영화를 가벼운 마음으로 봐달라고 했던 감독, 배우들의 말처럼 영화 '걸캅스'는 유쾌한 형사 버디 물로 시사회 현장에 웃음을 자아냈다. 

개봉까지 말도 탈도 많았던 영화 '걸캅스'는 그럼 어떤 영화일까?

# 뭐든지 잘하는 라미란? 액션도 OK

1975년생으로 올해 나이 44세, 불혹을 넘긴 나이에 라미란은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바로 '액션'이다. 

최근 방송된 MBC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극한의 '귀차니즘'을 보여줬던 라미란이다. 그의 액션을 상상하기란 쉽지 않은 일. 평소 운동을 하지 않는다는 라미란은 영화 '걸캅스'에서 선 굵은 액션 연기를 보여주며 눈길을 모았다.

'걸캅스'에서 라미란 액션은 화려하기보다 묵직하다. 때리는 장면 보다 맞는 장면이 많을 정도다. 라미란이 맡은 박미영은 레슬링을 전공한 운동특기자로 특채된 인물이다. 유도, 레슬링을 연상케 하는 액션은 라미란 캐릭터와도 어우러지며 호쾌함을 준다.

 

[사진 = 영화 '걸캅스' 스틸컷]
[사진 = 영화 '걸캅스' 스틸컷]

 

영화 '걸캅스' 액션은 '캡틴 아메리카: 윈터솔저'의 치밀한 액션은 아니지만 그동안 한국영화에서 보였던 형사물의 현실적인 액션을 닮아있다. 특히 영화 초반부 라미란의 추격 장면은 양자경의 대표적인 액션 작품 '예스 마담'의 한 장면을 오마주하며 수사물 팬들의 향수를 자극한다.

라미란의 훌륭한 액션은 이미 예능을 통해 증명됐다.

라미란은 지난 2014년 '진짜 사나이'에 출연했다. 여군 특집 1기생으로 출연한 라미란은 훌륭한 사격 솜씨와 남다른 끈기, 모범적인 군 생활로 '대대장'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군 생활뿐만이 아니다. 지난 2016년에는 '언니들의 슬램덩크'에 출연해 걸그룹 데뷔에 도전했다. 라미란은 영화 '걸캅스' 인터뷰에서 "여러 가지 도전을 하니까 액션도 '해볼만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며 액션 연기에 도전한 이유를 설명했다.

# '걸복동'은 없었다, 라미란의 '폴리스 스토리'

 

[사진 = 영화 '걸캅스' 스틸컷]
[사진 = 영화 '걸캅스' 스틸컷]

 

영화 '걸캅스'는 개봉 전부터 우려를 샀던 작품이다. 일부 영화 팬들은 '걸복동'이라며 개봉도 하지 않은 '걸캅스'를 기존 흥행 실패 작품들과 비교하기도 했다.

그러나 '걸복동'은 없었다. '걸캅스'는 코미디 형사 버디물로 마치 1980년대 성룡의 수사 물을 보는 듯한 유쾌함을 선사했다. 일각에서는 성룡의 대표적인 수사 코미디 시리즈인 '폴리스 스토리'를 떠올리게 한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성룡의 '폴리스 스토리'는 코미디·액션 배우인 성룡의 대표작이다. 국내에서도 큰 사랑을 받은 작품으로 수사 코미디의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성룡은 '폴리스 스토리'에서 매 영화마다 새로운 사건을 맡으며 점차 경찰 고위 간부로 성장해간다.

영화 '걸캅스'도 시리즈 가능성을 열어 놨다. 영화 마지막에는 박미영과 조지혜(이성경 분)가 사건을 마무리 한 후 특진과 표창을 받는 장면이 담겼다. 박미영과 조지혜, 양장미(수영 분)의 팀플레이는 속편에 대한 기대감을 더했다.

배우들도 속편에 대한 긍정적인 대답을 내놨다. 라미란은 "새로운 사건을 박미영으로서 해결하고 싶다"며 속편에 대한 욕심을 내비쳤다. 

성룡과 라미란의 공통점은 유쾌하고 편안한 매력을 가진 배우라는 점이다. 영화 '걸캅스'와 성룡의 '폴리스 스토리'가 닮은 점은 두 사람의 편안한 코미디가 닮아있어서다. 

# 어디서 본 듯한데? 장르적 한계

 

[사진 = 영화 '걸캅스' 스틸컷]
[사진 = 영화 '걸캅스' 스틸컷]

 

두 명의 캐릭터가 좌충우돌 악인을 쫓는 이야기는 새롭지 않다. '걸캅스'가 새로운 점이라면 남성 중심의 기존 수사물과 달리 여성 콤비로 이루어져있다는 점뿐이다. 

그렇기에 영화 '걸캅스'는 장르의 클리셰를 충실하게 따른다. 도와주지 않는 경찰 본부와 다소 엉뚱하고 무모한 작전을 실행해나가는 2인조, 사건 후반부에 협력하는 경찰과 전형적 악당의 모습은 영화 '청년 경찰', '투캅스'를 떠올리게 한다.

영화 '걸캅스'는 감독의 수사물에 대한 애정이 가득한 영화다. 수사물 팬들은 영화 '걸캅스' 속 수사물들의 오마주를 따라가는 재미가 있다. 그러나 일반 관객들에게 '걸캅스'는 어디서 본 적 있는 장면들로 꾸려진 영화로 느껴질 수 있다. 여성이 주인공인 것 외에는 새로움이 없다는 것이 영화 '걸캅스'의 단점 중 하나다.

이는 코미디 수사물로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극한직업'이 독특한 코미디와 캐릭터 설정으로 큰 사랑을 받은 것과 대비된다. 

사건의 시의성은 적절하지만 코미디 수사 장르로 표현하기에 무게가 짙다는 단점도 지적 받는다. '걸캅스'는 디지털 성범죄, 물뽕, 클럽 마약 유통 등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되는 여성 대상 성범죄를 소재로 했다. 여성 경찰들이 여성 대상 성범죄를 해결한다는 소재는 좋지만 클럽 버닝썬 사건을 연상시키는 소재인 만큼 코미디 장르로 성범죄 소재를 다루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지난 4월, 영화 '캡틴 마블'은 개봉 전부터 평점 테러에 휩싸였다. 브리 라슨의 페미니즘 지지 발언과 여성 주연 영화라는 이유로 일부에서는 불매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개봉 후 결과는 달랐다. '캡틴 마블'은 새로운 마블의 히어로를 탄생시켰다는 평가를 받으며 전 세계에서 놀라운 흥행 스코어를 거뒀다.

'걸캅스'를 둘러싼 논란은 '캡틴 마블'을 둘러싼 논란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걸캅스'는 논란 속에서도 영화 예몌율 1위에 올랐다. 

여성이 중심이 되는 이야기들에 대한 요구는 한국 영화 시장에서만이 아니다. 할리우드에서는 '맨 인 블랙', '스타워즈', 마블시네마틱 유니버스(MCU)가 여성 주인공을 앞세워 새로운 세대교체를 보여주고 있다. 영화 '걸캅스'가 논란 속에서도 예매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유는 여성 주연 영화에 대한 영화 팬들의 오랜 요구 덕분이 아닐까. 

'걸캅스'는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과 대결한다. 오는 5월 30일에는 봉준호 감독의 신작 '기생충'도 개봉을 앞두고 있다. 유리하지 않은 개봉 상황 속에서 '걸캅스'가 우려를 딛고 새로운 코미디 수사물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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