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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영 이면계약, 전남드래곤즈에 15억 물어줄 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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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영 이면계약, 전남드래곤즈에 15억 물어줄 처지?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05.10 15:1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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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윤석영(29·강원FC)이 과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퀸즈 파크 레인저스(QPR)에 진출할 당시 소속팀 전남 드래곤즈와 이면계약을 맺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남은 이를 빌미로 윤석영에게 위약금 15억 원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는 10일 불법으로 규정돼 있는 프로축구 구단의 이면계약 행태를 공개했다. 윤석영과 함께 백승원도 이면계약으로 피해를 봤다는 것.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이면계약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연맹규정 제2장 ‘선수’편 제1조 제4항은, 모든 계약서는 반드시 연맹과 대한축구협회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으며 제3조 제5항은 연맹과 협회에 제출된 계약서 이외의 이면계약을 체결한 경우 연맹상벌규정에 따라 중징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 윤석영은 전남 드래곤즈와 맺은 이면계약으로 인해 위약금 15억 원 청구를 요구받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그러나 이면계약은 공공연하고 관행적으로 선수와 구단 간에 체결되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것이 선수의 권익을 침해하고 선수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백승원은 2015년 1월 1일부터 2019년 12월 31일까지 인천 유나이티드 구단과 선수계약이 체결돼 있었는데 인천 유나이티드는 2016년 시즌을 앞두고 백승원 선수와 달리 1년간 그를 K3 김포시민축구단으로 임대를 보냈다.

선수가 원 소속구단에서 받은 연봉보다 더 낮은 연봉을 받게 되는 경우 이적(임대)을 거부할 수 있다는 연맹 규정(제2장 선수 편 제23조 2제2항)도 지켜지지 않았다. 2017시즌을 앞두고 인천 유나이티드는 백승원을 또 다시 김포시민축구단에 임대를 보내려고 하자 백승원이 이에 반발했지만 인천 모 스카우트 팀장에서 2018시즌 복귀를 약속하며 팀에 돌아올 시에 연봉의 30%를 자신(스카우트팀장)에게 달라, 대신 팀 복귀가 이뤄지지 않으면 위약금으로 2년 치 연봉을 보상해주겠다는 제안을 했다는 게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의 설명.

그러나 팀 복귀는 물론이고 위약금 지급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다. 인천은 위 이면계약은 스카우트팀장이 독자적으로 한 것이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는 “백승원은 무명선수다. 누가 봐도 구단과 관계에서 철저한 약자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백승원(오른쪽) 또한 인천 유나이티드와 이면계약으로 피해를 입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제공]

 

윤석영도 이면계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QPR 이적 당시 전남은 “윤석영이 한국으로 복귀할 시 전남이 최우선협상권을 가지며 이를 위반했을 경우 15억 원을 위약금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의 이면계약을 체결했다. 윤석영과 전남이 체결한 불법적인 이면계약서에는 ‘최우선협상권’의 구체적 내용이 무엇인지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 전혀 규정돼 있지 않다.

전남은 이를 근거로 지난해 FC서울에 임대형식으로 복귀한 윤석영에게 15억 원의 위약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연맹과 협회는 이면계약을 엄격히 금지 시켜놨지만 위와 같이 수많은 이면계약이 횡행하고 있다. 그런데도 연맹과 협회는 두 손을 놓고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않고 있다. 그러는 사이 이면계약은 선수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도구로 악용되고 있다.

이근호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장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너무 안타깝다. 이면계약은 불법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선수들이 이면계약이 불법인 것을 잘 모른다. 이제는 선수들도 올바르게 이해하고 인식을 바꿔야 한다. 선수협은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더욱 선수들에게 다양한 교육을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김훈기 선수협 사무총장 또한 “이면계약은 명백하게 불법적인 사안이며 해서는 안 될 일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축구계에는 너무나 빈번하게 이면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계약은 축구계의 발전을 저해할 뿐 아니라 선수의 기본 권리까지 침해하는 절대 있어선 안 되는 일이다. 현재 이렇게 수면 위로 드러난 사안은 빙산의 일각이다. 건전하고 공정한 K리그의 발전을 위해 하루 빨리 이러한 행태는 근절돼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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