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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훈 우승상금 16억, 159번 도전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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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훈 우승상금 16억, 159번 도전 결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05.13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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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강성훈(32)이 길고 긴 도전이 드디어 값진 결실을 맺었다. 강성훈은 우승상금만으로도 그동안의 고생을 털어낼 수 있게 됐다. 강성훈은 13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트리니티 포리스트 골프클럽(파71·7558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AT&T 바이런 넬슨(총상금 790만 달러) 마지막날 버디 7개와 보기 3개를 엮어 4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합계 23언더파 261타를 적어낸 강성훈은 멧 에브리와 스콧 피어시(이상 미국)을 2타 차로 제치고 생애 첫 PGA 투어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16억 원에 달하는 우승상금은 덤.

 

▲ 강성훈이 13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AT&T 바이런 넬슨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USA투데이/연합뉴스]

 

◆ 8, 9, 159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 태극마크를 달고 나서 단체전 금메달을 차지했고 그해 4월엔 아마추어로 출전한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롯데 스카이힐 오픈에서도 정상에 오른 뒤 화려하게 프로에 데뷔했다.

2008년 데뷔 후 뛰어난 성적으로 신인상에 해당하는 명출상을 받고 2010년 KPGA 코리안투어 유진투자증권오픈서 우승을 따낸 강성훈은 2011년 PGA 투어에 데뷔했다.

2011년 10월 PGA 투어 대회에서 3위에 오르며 기대감을 키웠지만 이후 158번째 출전한 대회까지 우승은 감감 무소식이었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는 2부 투어로 밀려난 그는 2013년 코리안투어 대회 CJ 최경주 인비테이셔널과 한국 오픈에서 우승해 국내 상금왕을 차지했고 2016년에 다시 PGA 투어로 돌아왔다.

2017년엔 셸 휴스턴오픈에서 준우승, 3위에도 오르며 가능성을 보였다. 새로운 코치를 만나 폼을 수정하며 기다린지 2년, 그리고 프로 9년차에 드디어 값진 우승을 따냈다.

8승의 최경주(49)와 양용은(47), 배상문(33), 김시우(24·이상 2승), 노승열(28, 1승)에 이어 우승을 차지한 한국 남자 6번째 골퍼가 된 강성훈이지만 데뷔 후 8년 만에 첫 승을 거둔 건 그가 처음일 정도로 그만큼 오랜 시간이 걸렸다.

매니지먼트 세마스포츠마케팅에 따르면 강성훈은 우승 후 “어릴 적 골프 칠 때부터 타이거 우즈가 PGA투어에서 우승하는걸 보면서 ‘나도 저기 가서 우승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꿈꿔왔었는데, 이렇게 꿈이 이루어지게 돼서 너무 행복하다”며 “첫 프로 투어에 들어가서 적응하는 게 정말 많이 힘들었던 거 같다. 아무래도 시합마다 이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미국 땅이 넓어서 힘들었다. 하지만 이번 우승으로 모든 어려움에 대해서 보상받게 된 거 같아서 기분이 좋다”고 감격스러워 했다.

 

▲ 강성훈(오른쪽)이 자신을 응원한 가족들과 함께 우승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 61, 7

이번 대회 우승에 가장 결정적인 숫자다. 2라운드에서 코스 레코드와 타이인 61타를 기록하며 앞서간 게 강성훈의 PGA 커리어 우승에 큰 발판이 됐다.

12일 3라운드가 우천 지연과 일몰로 인해 차질을 빚어 강성훈은 이날 총 27개 홀을 돌아야 했다. 에브리에게 1타 밀린 상황에서 3라운드가 중단돼 부담도 컸다.

3라운드까지 합계 19언더파 194타로 에브리에 다시 한 타 앞선 채로 4라운드에 돌입한 강성훈은 버디 4개를 추가하면서도 보기 2개로 부침을 겪는 사이 에브리의 몰아치기로 공동 선두가 됐다. 12번 홀에서 티 샷이 러프에 빠지고 2번째 샷이 벙커로 빨려들어간 게 뼈아팠다.

그러나 운명의 15번 홀에서 둘의 희비가 갈렸다. 홀컵 7m 거리에 공을 올려놓은 강성훈은 정교한 퍼팅으로 버디를 잡아냈다. 여기서 에브리는 보기로 내려앉았다. 강성훈은 16번 홀에서까지 3연속 버디 행진을 이어가 우승을 굳혔다. 18번 홀을 보기로 마치고도 미소지을 수 있었다.

 

▲ 우승을 확정한 뒤 갤러리들에게 인사를 하는 강성훈. [사진=AP/연합뉴스]

◆ 142만2000, 16억

이번 대회 강성훈의 우승상금은 무려 142만2000달러, 한화로 16억8393만 원에 달한다.

2년 전 준우승이 PGA 투어 대회 최고 성적이었던 강성훈에게 이날은 잊지 못할 하루다. KPGA 투어에서 상금왕을 차지한 적은 있지만 이토록 큰 우승상금을 단숨에 손에 넣은 적은 없었던 강성훈이다.

159번째 대회에 참가하면서 겪은 고충을 모두 잊을 수 있는 짜릿한 결과물이다.

강성훈은 “마지막까지 정말 정신이 없었다. 끝날 때까지 모르다가 경기를 마치니까 가족도 보이고, 와이프도 보이고, 아들도 보이고, 친구들도 보이고 해서 그때서야 조금 생각이 났다”며 우승을 어떻게 축하할 것이냐는 질문에 “일단 다음주에 PGA 챔피언십이 예정돼 있다. 월요일부터 한 주가 시작되기 때문에 오늘 저녁에만 간단하게 파티를 할 생각이다. 또, 내일 아침 여섯 시에 트레이너와 운동이 잡혀있다. 내일 아침에 운동하고 비행기 타고 바로 이동할 예정”이라며 다음 대회까지 상승세를 이어가려는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강성훈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2020~2021시즌 PGA 투어 카드와 함께 내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과 마스터스 출전권까지 확보했다.

마지막으로 강성훈은 “한국은 새벽일 텐데 피곤하신데도 응원 많이 해주셔서 힘이 됐고 우승으로 보답할 수 있게 돼 너무 기쁘다”며 “올해 한국 선수 처음으로 우승 물꼬를 텄고 한국 선수들이 잘하고 있으니 많은 응원 부탁한다. 앞으로도 좋은 모습, 잘하는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너무 감사하다”고 한국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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