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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 분유 사건' 남양유업, 궁지에 몰린 쥐는 고양이도 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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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 분유 사건' 남양유업, 궁지에 몰린 쥐는 고양이도 문다?!
  • 이선영 기자
  • 승인 2019.05.15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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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선영 기자] 토종 유제품 명가(名家)인 남양유업(회장 홍원식)이 최근 불거진 ‘녹 분유’ 사건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진작 사회적 공분을 산 바 있는 ‘대리점 갑질’ 사태와 자사 창업주인 홍두형 회장의 외손녀 황하나가 연루된 ‘마약 사건’에 이은 또 다른 악재가 들이닥친 형국이다.

더구나 남양유업이 녹 분유 사건에 관계된 소비자를 고소하겠다고 밝혀 일각에서 “그동안 각종 악재를 겪으면서 사면초가에 몰린 남양유업이 강경 대응이라는 악수를 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남양유업. [사진=연합뉴스]
남양유업. [사진=연합뉴스]

남양유업의 녹 분유 사건의 전말은 다음과 같다.

지난 2월 말 한 소비자는 남양유업으로부터 분유를 구입해 생후 30일 된 자신의 아이에게 먹였다. 한데 해당 분유를 먹은 아이가 갑작스레 설사·구토 증상을 보여 병원을 찾았고, 병원 측은 이 아이의 증세를 위장염·결장염으로 진단했다.

아무래도 이상하다고 여긴 소비자는 아이에게 먹인 분유를 살펴보다 분유통 안전 캡 아래 녹가루가 분유와 뒤섞여있는 것을 발견했고, 이 같은 사실을 남양유업 측에 전달했다.

이에 녹가루를 발견했다는 소비자의 지적에 남양유업 측은 영양제로 먹을 수 있게 제조돼 먹어도 무방하다는 다소 황당한 답변을 내놓아 갈등을 증폭시켰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이 같은 녹 분유 사건에 관계된 소비자를 고소했다. 브랜드 가치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는 이유에서다.

남양유업은 지난 9일 "분유 캔에 녹이 슬었다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결과에 따른 무한책임을 약속한다"고 공식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남양유업은 다음날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관할 행정기관(세종시)은 남양 분유 전 제품이 어떤 문제도 없는 안전한 분유이며 녹슨 캔은 원천적으로 생산될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고 표명했다.

한데 문제는 이 과정서 남양유업이 녹 분유 사건에 관계된 소비자를 ‘블랙컨슈머’로 언급한 데 있다. 블랙컨슈머는 기업 등을 상대로 부당한 이익을 취하고자 제품을 구매한 후 고의적으로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소비자를 뜻한다.

제조 공정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은 채 소비자의 과실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는 모양새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남양유업은 녹 분유 사건이 불거지자 해당 소비자가 검사를 거부했을 뿐만 아니라 돈을 내놓으라는 협박을 지속했다며 블랙컨슈머의 악의적 요구에 엄중히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님양유업 CI. [사진=남양유업 누리집]

남양유업은 왜 이렇게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는 걸까.

그동안 무수한 논란에 휩싸이면서 큰 고통을 받은 까닭이다. 날파리 성체, 보풀, 코딱지 등 이물질 검출과 대리점 갑질 등의 논란으로 인해 기업 이미지가 훼손되면서 지난해 라이벌사인 매일유업에 매출 실적까지 밀려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남양유업의 매출은 1조797억원으로 대리점 갑질 사건이 알려지기 직전인 2012년 1조3650억원보다 2900억원가량 줄었다. 이 기간 매일유업 매출은 1조723억원에서 1조3006억원으로 늘어 남양유업을 앞섰다. 남양유업은 연간 1000억원의 광고홍보비용을 투입했지만, 망가진 평판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는 평이 나올 정도다.

유사업종 한 관계자가 이번 남양유업이 녹 분유 사건과 관계된 소비자에게 강력히 대응하는 것을 두고 “소비자를 이기려고 하는 기업이야말로 먹통이라 할 수 있다”면서 “해당 소비자와 소통이 필요할 때”라고 꼬집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남양유업이 이번 녹 분유 사건을 어떤 식으로 마무리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한편 최근 녹슨 분유통에 담긴 분유를 먹은 갓난아기가 입원까지 했다고 보도했던 YTN은 자체 실험과 분유 업체의 조사 결과 분유통 입구는 극소량의 물만 닿아도 불과 이틀 만에 '녹가루 범벅'으로 변했다고 보도해 논란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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