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0 08:29 (토)
띠동갑 대결, 서재응-진야곱의 '희망투'
상태바
띠동갑 대결, 서재응-진야곱의 '희망투'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4.25 20: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6이닝 못채웠지만 2실점 호투 '무승부'…팀내 마운드 안정 큰 힘

[잠실=스포츠Q 박상현 기자] 1977년생 서재응(KIA)과 1989년생 진야곱(두산) 두 '띠동갑' 투수가 소속팀 선발진에 복귀해 벌인 맞대결은 무승부로 끝났다.

서재응과 진야곱은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맞대결에서 나란히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비록 6이닝을 채우진 못했지만 모두 2실점으로 깔끔하게 잘 막았다.

서재응은 KIA에 있는 광주일고 출신,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를 경험한 최희섭(36), 김병현(36)과 함께 삼총사의 맏형이지만 어느덧 40을 바라보고 있다. 이 때문인지 지난해 16경기에 나서 2패 2홀드에 그쳤다.

진야곱 역시 두산에서 기대하는 좌완 선발투수지만 기대만큼 성장해주지 못했다. 올해 김태형 감독이 선발진에 포함시켰지만 불안한 제구로 지난 17일과 21일에는 중간계투로 활용했다.

그러나 이들이 다시 선발에 복귀하면서 KIA와 두산 모두 선발 마운드를 한층 높일 수 있게 됐다. 두 선수의 맞대결 결과는 무승부. 6이닝을 채우진 못했지만 모두 2실점으로 잘 막았다.

▲ [잠실=스포츠Q 이상민 기자] KIA 서재응이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2015 KBO리그 원정경기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 서재응, 퓨처스리그에서 무적…1군 등록 첫 등판서 합격점

서재응은 올 시즌을 퓨처스리그에서 시작했다. 선수 생활의 막바지에 마지막 투혼을 불태웠다.

결과는 생각보다 좋았다. 퓨처스리그에서 세차례 등판해 모두 승리했다. 17이닝을 던져 2실점(1자책점)으로 평균자책점이 0.53에 불과했다.

김기태 감독도 베테랑 서재응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1군으로 불러올렸다.

김기태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오래간만의 선발 등판이라 마음과 기분이 새로울 것"이라며 "베테랑인만큼 잘 던져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29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전 이후 270일만에 선발 마운드에 선 서재응은 1회말 1루 상황에서 김현수의 행운성 2루타로 첫 실점했고 2회말에도 민병헌에게 적시 2루타를 허용하며 2실점하긴 했지만 위기 관리 능력은 돋보였다.

1회말 2사 1, 2루의 상황에서도 만만찮은 양의지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냈고 2회말에도 2사 2루에서 정수빈을 2루수 앞 땅볼로 잡아냈다. 4회말에는 김재환와 최주환을 연속 삼진으로 처리하기도 했다.

모든 이닝에서 피안타를 기록하며 출루를 허용하긴 했지만 두산의 강타선을 단 2실점으로 막아내며 김기태 감독의 마음을 흡족하게 했다.

이날 서재응은 74개의 공만을 던지고 5⅓이닝만 소화한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앞으로 서재응이 선발 마운드에 더욱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신뢰를 준 경기였다.

▲ [잠실=스포츠Q 이상민 기자] 두산 좌완선발 진야곱이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KIA와 2015 KBO리그 홈경기에서 역투를 하고 있다.

◆ 진야곱, 만년 기대주 꼬리표 뗄 날 머지 않았다

진야곱은 2008년 1차 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했다. 당시만 해도 최고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좌완 파이어볼러로 2억원의 계약금을 받을 정도로 기대주였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였다. 뛰어난 구위가 있었지만 제구력이 불안했다. 이 때문에 1군에 정착하지 못했다. 2008년 2승 1홀드에 그쳤던 그는 이후 지난해까지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한동안 경찰청에 있느라 두산에서 잊혀진 존재가 됐다.

진야곱은 올시즌 김태형 감독으로부터 부상으로 이탈한 이현승(32) 대신 5선발로 낙점받았다. 하지만 여전히 제구력이 불안했다.

지난 2일 한화전에서는 3이닝동안 무려 6개의 볼넷을 내주며 4실점으로 무너졌다. 8일 넥센전에서는 5이닝 3실점을 기록하며 2407일만에 승리투수가 됐지만 역시 5개의 볼넷을 내줬다.

지난 14일 케이티전에서도 3이닝동안 5개의 볼넷을 내주자 보다 못한 김태형 감독은 곧바로 교체시켰다. 제구력이 좀더 잡혀야만 선발로 들어올 수 있다는 뜻이었다.

17일 롯데전, 21일 넥센전에서 중간계투로 뛰며 제구력 가다듬기에 나섰다.21일 넥센전은 2⅔이닝을 던지면서 볼넷이 하나에 불과했고 삼진은 6개나 잡아냈다. 넥센전 결과에 고무된 김태형 감독은 다시 진야곱을 선발로 세웠다.

KIA전에 나선 진야곱은 이전보다 훨씬 안정된 제구력을 보여줬다. 5⅔이닝 동안 볼넷 4개를 기록했다. 물론 이 역시 완벽한 제구라고 볼 수는 없지만 훨씬 안정된 경기 운영으로 김태형 감독으로부터 합격점을 받았다. 삼진도 6개나 됐다.

진야곱이 두산의 선발진에 안정적으로 합류한다면 장원준(30)과 유희관(29)까지 좌완 선발 3명을 보유하게 된다. 장원준은 빠른 공과 명품 슬라이더를 갖고 있고 유희관은 구속은 느리지만 코너를 찌르는 안정적인 제구력이 장점이다. 진야곱까지 힘을 보태준다면 선발의 무게감에 있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진야곱의 KIA전은 만년 기대주라는 꼬리표를 뗄 수 있겠다는 희망을 보여준 경기였다.

tankpark@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