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05-27 03:06 (월)
스피드스케이팅 이상화 은퇴, '레전드'의 눈물 그 의미는?
상태바
스피드스케이팅 이상화 은퇴, '레전드'의 눈물 그 의미는?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9.05.16 15: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공로=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이상화(30)의 스케이팅은 여기까지다. 스피드스케이팅 여제 이상화가 은퇴를 발표했다.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까지 빙판 위를 내달릴 것만 같았던 이상화가 여기서 멈추는 이유는 뭘까.

이상화는 16일 서울 중구 소공로 더플라자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은퇴를 결심한 배경과 향후 계획에 대해 밝혔다.

2018 평창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은메달을 딴 뒤 이상화는 베이징 올림픽을 기약했지만 15년 동안 선수생활을 해온 탓에 무릎이 더 이상 버텨주지 못했다. 결국 가장 높은 곳에서 스케이트화를 벗기로 결정했다. 이상화는 기자회견장에 들어서자마자 “스케이트 선수로서 마지막 인사를 드린다”며 눈물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 [소공로=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이상화는 16일 은퇴식이 열리는 기자회견장에 들어서서 운을 떼자마자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이상화는 “15살 때 처음 국가대표가 되던 날이 생생하다.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서 팀 막내로 ‘넘어지지 말고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하던 게 벌써 13년 전이다. 세계선수권 우승, 올림픽 금메달, 세계신기록이라는 세 가지 목표를 세우고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달려왔다. 분에 넘치는 국민들의 응원 덕에 목표를 다 이룰 수 있었다”며 성원을 보내준 국민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먼저 전했다.

이상화는 이어 “목표를 이룬 뒤에도 국가대표로서 국민 여러분께 받은 사랑에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달려왔지만 생각과 다르게 무릎이 문제가 됐다. 몸이 따라주지 못해 더 이상 최고의 기량을 보여줄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술을 통해 해결하려고 했지만 원하는 대로 따라주지 않았고 스케이팅 경기를 위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한 내 자신에 실망했다”며 최근 고질적인 부상으로 겪었던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이상화는 그동안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 세계최강의 자리에서 군림했다. 2005년 만 16세 나이로 태극마크를 처음 달았고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500m 금메달,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500m 금메달,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500m 은메달을 획득했다. 

2013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월드컵 2차대회에서 세운 36초36의 여자 500m 세계신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이상화는 “평창 올림픽을 마치고 살아있는 전설로, 레전드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에 이런 선수가 있었고, 그의 기록이 아직 깨지지 않았으며 ‘안 되는 걸 되게 하는 선수였다’고 기억되고 싶다”고 밝혔다.

▲ [소공로=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이상화가 16일 부로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지난해 평창 올림픽에선 아쉬운 은메달을 차지했지만 이상화가 펼친 혼신의 역주, 라이벌 고다이라 나오(일본)와 보여준 국적을 초월한 우정은 전 국민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이상화는 “3월말 쯤 은퇴식을 잡았는데 막상 은퇴식을 치르려하니 은퇴를 한다는 게 너무 아쉽고 미련이 남아 ‘좀 더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재활을 병행했다. 내 몸 상태는 나만이 알고 있는데, 예전의 몸 상태까지 올리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며 은퇴를 결심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상화는 소치 올림픽에서 2연패를 달성한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세계신기록을 세운 뒤 올림픽 금메달을 따지 못하는 징크스가 두려웠다. 그걸 이겨내고 올림픽 2연패를 했다는 것은 물론 가장 깔끔한 레이스를 펼쳤기에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소치 올림픽 이후 이상화는 최고의 자리를 지켜내야 한다는 부담감에 하루도 제대로 잔 날이 없다고도 했다. “꼭 일등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어 부담스럽고 힘들었다. 모든 걸 혼자 마인드컨트롤 해야 하는게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이상화는 매일 같이 총 4회, 10시간에 걸쳐 강도 높은 훈련을 견뎌왔다. 이상화 스스로 “쟤도 하는데 나는 왜 못하지 하는 마인드로 임했다. 안 되는 걸 되게끔 운동으로만 노력했던 게 나를 이 자리에 있게 해준 것 같다”며 쉽지 않았던 선수 생활을 돌아봤다. 심리적, 육체적으로 많이 지친 이상화는 은퇴 후 제2 인생을 설계하기로 결심하게 됐다.

▲ 이상화는 2010년 밴쿠버 올림픽을 시작으로 3개 대회 연속 메달을 따냈다. [사진=연합뉴스]

그래서일까. 이상화는 “당분간 나를 내려놓고 여유를 누리고 싶다. 차근차근 계획을 세워갈 차례"라면서도 "은퇴함으로써 스피드스케이팅이 비인기종목으로 사라지는 게 아쉽기 때문에 후배들을 위해서 지도자나 해설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계획을 알렸다.

연예소속사와 새롭게 계약한 이상화의 향후 행보가 기대를 모은다. 당분간 운동은 내려놓고 ‘선수’ 이상화가 아닌 ‘인간’ 이상화로서 자신을 돌아보겠다는 그다. 지금은 내려놓지만 스피드스케이팅을 영원히 떠나는 것은 아니다. 2022 베이징 올림픽에 선수가 아닌 해설 혹은 코치로 참가하고 싶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이상화 은퇴 소식이 전해지자 팬들은 “그동안 고생 많았다”, “이제 부담은 내려놓고 한 명의 여자로 행복했으면 한다” 등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이상화의 눈물에서 그간 그가 많은 이들의 관심 속에서 얼마나 큰 부담을 이겨내 왔는지, 마음대로 따라주지 않는 몸 상태에 속상해 했는지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태극기가 가운데 걸리길 바라면서 운동을 해왔다”던 이상화는 목표한 바를 이루고자 부단히 노력했고, 한국 스피드스케이팅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줬다. 그간 고생한 이상화의 은퇴 소식에 격려는 물론 응원과 감사의 메시지가 줄을 잇는 까닭이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