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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환發' SK와이번스 나주환 헤드샷, 프로야구 부상 경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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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환發' SK와이번스 나주환 헤드샷, 프로야구 부상 경계령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05.17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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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주먹만 한 공에 불과하지만 맞았을 때 그 위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일반인의 경우 프로야구에서 ‘느린공’이라고 불리는 시속 130㎞ 대의 공에만 맞아도 피멍이 들고 오랫동안 고생을 한다는 것. 하물며 시속 150㎞에 가까운 공을 머리에 직격당한다면 어떨까. 프로야구에선 헤드샷 주의보가 내려져 있다. 이번엔 SK 와이번스 나주환(35)이 부상을 입었다.

나주환은 16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프로야구) 원정경기에서 8회초 NC 투수 배재환의 시속 147㎞ 속구에 머리를 강타당해 쓰러졌다. 헤드샷 이후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던 나주환은 부상 이후 결국 구급차에 실려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 SK 와이번스 나주환(왼쪽)이 16일 NC 다이노스 배재환에게 헤드샷을 맞고 쓰러져 있다. [사진=스포티비2 중계화면 캡처]

 

끔찍한 장면이었다. 본의아니게 헤드샷을 던지게 된 배재환도 공을 던지는 순간 실수를 직감한 듯 당황하는 표정을 지었고 나주환이 부상을 당하는 순간 염경엽 감독도 아연실색했다.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과 해설진 모두 말을 잃었다.

삼성 창원병원으로 옮겨진 나주환은 부상은 입었지만 최악의 상황은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세한 건 CT촬영 등 정밀 진단을 받아봐야 정확한 상태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뇌진탕 증세가 심할 경우엔 그 후유증까지 이어질 수 있어 SK로선 걱정이 커진다.

헤드샷을 당한 나주환이 부상으로 쓰러졌지만 프로야구에서 헤드샷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이 때문에 ‘헤드샷 즉각 퇴장’ 규정도 생겼다. 2013년 9월 8일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발단이었다. 당시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던 LG와 삼성이 만났고 LG 선발은 광속구 투수 레다메즈 리즈였다. 1회 배영섭에게 선제 솔로 홈런을 맞고 팀이 2-1로 앞선 6회 리즈의 공이 배영섭의 머리를 때렸다. 시속 151㎞의 빠른공.

리즈가 그 시즌에만 수차례 빈볼로 의심되는 공을 뿌렸고 전날 경기에서 삼성이 승리를 거둔 후 배영수가 LG 팬에게 머리를 가격당해 양 팀의 분위기가 험악해졌다는 점에서 리즈의 고의성을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 배재환(왼쪽)의 시속 147㎞ 속구가 나주환의 머리를 직격했다. [사진=스포티비2 중계화면 캡처]

 

게다가 리즈는 배영섭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지 않았다. 배영섭은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리즈는 이후 3타자를 연속으로 삼진으로 잡아낸 뒤 포효를 해 동업자 정신을 잊은 것 아니냐며 큰 비난을 받아야 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헤드샷에 대한 문제가 공론화됐고 이듬해 투수의 속구가 타자의 머리를 직격할 경우 고의성 여부와 관계없이 즉각 퇴장이라는 제도가 생겨났다. 배재환도 나주환이 부상으로 실려나간 뒤 곧바로 퇴장 명령을 받았다.

올 시즌에만 3번째다. 지난달 10일 SK 최정이 한화 이글스 박윤철의 공에 맞았고 지난 11일 KT 위즈 강백호가 키움 히어로즈 에릭 요키시의 공에 맞고 쓰러졌었다. 그러나 둘 모두 큰 부상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야구 팬들은 나주환 또한 부상을 훌훌 털고 일어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시즌 초반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빠져 있던 나주환은 이날 경기 전까지 3경기 연속 안타를 때려내며 반등의 기미를 보이고 있었다. 김강민과 고종욱이 부상으로 빠져 있는 SK로서도 나주환이 헤드샷 영향 없이 쾌차하기를 고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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