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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김다원이 쓰는 육성선수 성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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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김다원이 쓰는 육성선수 성공기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4.25 2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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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육성선수 출신, 신종길 빠진 KIA의 외야 주축 성장…두산전 결승타 '승리 일등공신'

[잠실=스포츠Q 박상현 기자] KBO리그에 또 한 명의 육성선수 성공 스토리가 만들어지고 있다. 올해 어느덧 서른이 된 김다원(KIA)이다.

김다원은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두산과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원정경기 연장 10회초 2사 2루에서 이재우의 공을 받아쳐 1루수와 2루수 사이를 꿰뚫는 결승타를 터뜨렸다.

김다원의 결승타로 KIA는 윤석민을 내고도 9회말을 버티지 못하고 4-4 동점을 허용한 경기에서 5-4로 이겼다. 이와 함께 KIA는 11승 11패로 5할 승률로 돌아왔다.

김다원은 2008년 한화의 육성선수로 프로에 데뷔했다. 육성선수였으니 당연히 계약금은 없었다. 그는 2010년 KIA로 트레이드될 때까지 1군 무대에 단 한 타석도 서지 못했다.

동성중, 동성고, 성균관대를 거친 김다원은 펀치력 하나만큼은 인정받았지만 타격 정확성은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때문에 KIA에서도 퓨처스리그에 있는 경우가 많았고 2012, 2013년에는 경찰청에서 활약했다.

▲ [잠실=스포츠Q 이상민 기자] KIA 김다원이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2015 KBO리그 원정경기 연장 10회초 브렛 필을 홈으로 불러들이는 결승타를 터뜨린 뒤 2루에 멈춰있다.

◆ 오랜 시간 2군 수련, 지난해부터 알짜 활약

김다원이 본격적으로 KIA의 전력이 된 것은 지난해부터. 오랜 시간 2군에서 기회를 엿보던 김다원이 선동열 전 감독으로부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선동열 전 감독이 퇴임하고 김기태 감독이 취임한 뒤 김다원은 다시 한번 KIA를 떠날 수도 있었다. 케이티에 선수를 내줘야 하는 과정에서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될 수 있는 자원으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김기태 감독이 전격적으로 이대형을 보호선수에서 제외하면서 김다원은 KIA에서 살아남았다. 김다원은 이에 보답이라도 하듯 올 시즌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지난달 29일 LG전에서 2타수 2안타의 맹타를 휘둘렀던 김다원은 지난 3~5일 케이티와 3연전에서도 10타수 6안타로 맹위를 떨쳤다. 하지만 7~9일 NC와 3연전에서는 10타수 무안타로 침묵하기도 했다.

이를 제외하면 김다원은 꾸준히 안타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 10일 삼성전부터 24일 두산전까지 12경기에서 안타를 치지 못한 것이 세 차례에 불과하다. 12경기 동안 46타수 13안타, 타율 0.283으로 꾸준한 성적을 올리고 있다. 지난 12일 삼성전에서는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치며 3타점도 올렸다.

하지만 김다원은 다시 한번 슬럼프에 빠질 수 있는 위기를 맞았다. 23일 롯데전에서 삼진을 4번이나 당하며 5타수 무안타에 그친 것. 24일 두산전 역시 1타점을 기록하긴 했지만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24일 두산전 무안타로 타율도 3할 밑으로 내려갔다.

▲ [잠실=스포츠Q 이상민 기자] KIA 김다원(오른쪽)이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2015 KBO리그 원정경기에서 경기를 마친 뒤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 김다원 있어 든든한 KIA 하위타선, 신종길 공백도 지웠다

25일 두산전에서 6번 타자로 기용된 김다원은 무작정 방망이를 휘두르지 않았다. 2회말과 4회말에는 두산 선발 진야곱으로부터 볼넷을 얻어내 출루하기도 했다. 물론 이후 두 타석에서는 범타에 그치면서 3경기 연속 무안타에 그칠 위기도 있었다.

그러나 연장 10회초 그에게 다시 기회가 왔다. 브렛 필이 전력 질주, 유격수 내야 안타로 출루한 뒤 고영우의 투수 앞 희생번트로 만들어진 2사 2루 상황에서 김다원이 타석에 들어섰다.

바뀐 투수 이재우를 맞아 1볼 2스트라이크로 불리하게 몰렸지만 밀어친 타구가 우익수 앞으로 떨어지는 적시타가 되면서 2루에 있던 필을 홈으로 불러들이는데 성공했다. 김다원은 공이 홈으로 중계되는 사이 2루까지 내달렸다. 최근 부진을 확실하게 씻는 안타였다.

김다원은 "최근 몇 경기 성적이 좋지 않아서 팀에 너무나 미안했다. 어떻게 해서든 주자를 불러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악착같이 타격이 임했는데 결정적인 상황에서 안타를 쳐 기분이 좋다"며 "그동안 나나 팀 모두 성적이 좋지 않아 많이 힘들었다. 오늘을 계기로 상승세를 타서 모두 좋은 성적을 남겼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 최근 주전으로 자주 나서는 것에 대해 김다원은 "체력적으로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뛰고 있다"며 "김기태 감독님께 좋은 모습만 보여드려 확실하게 주전을 꿰차겠다"고 말했다.

아직 김다원의 주전 자리는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어깨 골절로 다음달까지 출전하기 힘든 신종길의 공백을 확실하게 지워준 것은 분명하다. 신종길이 복귀하기 전까지 김다원이 하위타선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준다면 그만의 '육성선수 신화'도 만들어질 수 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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