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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이기는 법' 익히는 한화, 역전극에서 얻은 3가지 소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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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이기는 법' 익히는 한화, 역전극에서 얻은 3가지 소득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4.26 0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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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박정진 없이도 승리, 에이스 두렵지 않다

[스포츠Q 민기홍 기자] 이기는 법을 알아가고 있다. 한화가 기적의 역전극을 연출하며 야구장을 가득 메운 팬들에게 최고의 선물을 선사했다.

한화는 2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홈경기에서 9회말 최진행의 적시타와 김경언의 끝내기 안타로 3점을 뽑아내는 역전 드라마를 쓰며 SK를 7-6으로 꺾었다.

이로써 한화는 시즌 개막 후 처음으로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하게 됐다. 11승10패가 된 한화는 단독 5위로 뛰어올랐다. 최근 3년 연속 포함 지난 6년간 5번이나 최하위에 머물렀던 한화의 달라진 행보에 모든 야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한화가 이기는 법을 알아가고 있다. 25일 SK전에서 9회말 대역전승을 거두고 기쁨을 나누고 있는 한화 선수단.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이날 승리는 1승 이상의 가치가 있다. 3가지 의미가 있다.

◆ 윤성환? 김광현? 에이스가 두렵지 않다 

혹자는 한화가 여름이면 퍼질 것이라고 단언한다. 미치 탈보트와 쉐인 유먼, 안영명을 제외하고는 4,5선발이 고정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한화에서 선발투수란 그냥 먼저 나오는 투수의 개념이 강하다. 6이닝 이상을 던지는 삼성의 선발진은 ‘그림의 떡’이다.

이날 선발은 송창식이었다. 그도 선발 전문이 아니다. 송창식은 지난해 6월15일 마산 NC전 이후 314일 만에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상대는 리그 최고 피처 중 한명인 김광현. 전날 한화가 승리를 거뒀다 해도 선발 매치업에서 확연히 밀려 패배가 예상되는 경기였다.

그렇지만 한화는 쉽사리 물러나지 않았다. 송창식은 혼신의 힘으로 95개의 공을 뿌려 5이닝을 4피안타(1피홈런) 3볼넷 4탈삼진 2실점으로 막았다. 한화는 이번 시즌 눈부신 피칭을 하고 있는 윤성환(삼성)에게 유일한 패를 안긴 팀. 이젠 누구를 상대로도 기죽지 않는다.

▲ 한화는 이동걸(사진)을 비롯해 김기현, 정대훈 등을 쓰고 SK를 잡는 파란을 일으켰다. 권혁, 박정진 없이도 승리하는 법을 알아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권혁-박정진 없이도 이긴다, 무명도 해낼 수 있다 

송창식에 이어 김기현, 정대훈, 배영수, 이동걸이 마운드를 물려받았다. 배영수만이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는 동안 2피안타 3사사구 3실점으로 실망을 안겼을 뿐 나머지 무명의 투수들은 3.2이닝을 1실점으로 틀어막는 기염을 토했다.

권혁과 박정진이 없으면 이기지 못하던 한화였다. 두 선수가 등판하지 않고 이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둘은 전날 2-0의 살얼음판 리드 상황에서 약속이나 한 듯 2이닝 무실점씩을 기록하며 승리를 합작했다.

장기레이스에서 살아남으려면 튼실한 계투진이 있어야 한다. 프로야구 구단들이 신인 드래프트에서 야수보다는 투수를 대거 발탁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골수 한화팬이 아니면 알기 힘든 김기현, 정대훈, 이동걸은 이날 승리를 계기로 '우리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다. 

▲ 김태완은 대타로 나와 안타를 뽑아냈다. 한화는 경기 후반 상대를 압박할 수 있는 위협적인 카드가 생겼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이성열-김태완, 거포 대타 카드를 갖췄다 

이성열은 이날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대신 송주호가 9번타자 좌익수로 나섰다. 빠르고 세밀한 야구를 하는 SK를 상대로 수비를 강화하려는 의도가 보인 선수 기용이었다. 그러나 그는 7회초 무사 만루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김성근 감독은 정근우를 빼고 이성열을 내세웠다.

비록 짧은 중견수 플라이를 때려내 주자를 불러들이는데는 실패했지만 상대팀으로 하여금 압박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제 한화는 장타력을 갖춘 왼손 거포를 벤치에 뒀다가 결정적인 상황에서 투입할 수 있다.

전날 1군으로 콜업된 김태완도 7회초 대타로 나서 중전안타를 뽑아냈다. 김태완은 통산 출루율이 0.379에 달할 정도로 눈야구를 하는 타자다. 풀타임 주전 보장시 두자릿수 홈런을 충분히 때려낼 수 있는 파워도 갖추고 있다.

무기력했던 한화는 옛날 이야기다. 패배 의식에 젖어 팬들을 실망시켰던 독수리는 이제 없다.

▲ 한화 김경언이 25일 삼성전 9회 2사 만루에서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작렬, 2, 3루 주자 최진행, 이성열을 홈으로 불러들여 짜릿한 승리를 거둔 뒤 축하세례를 받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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