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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물질 배출량 조작 그리고 배터리 전쟁, '아, LG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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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물질 배출량 조작 그리고 배터리 전쟁, '아, LG화학'
  • 이선영 기자
  • 승인 2019.05.21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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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선영 기자]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이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 LG화학이 대기오염물질 측정업체와 공모해 수년간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조작한 것이 드러난 데다, SK이노베이션과의 전기차배터리 소송전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등장했기 때문이다.

우선 지난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LG화학의 퇴직자들에 대한 잘못된 처신에 대하여 호소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기업명은 모두 익명으로 처리됐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LG화학-SK이노베이션 간의 전기차배터리 소송전 얘기라는 것을 쉽게 유추할 수 있다.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앞서 LG화학은 지난달 29일 ‘전기차 2차 전지 기술 유출’ 의혹 건으로 SK이노베이션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제소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 측이 LG화학의 핵심 인력을 스카우트하는 형식으로 기술을 유출했다는 취지에서였다. 

청원인은 해당 글에서 "소송 내용은 마치 SK이노베이션과 이직자가 사전공모를 해 조직적으로 정보를 빼돌려 이용했다는 어감인데, 이직자들을 산업스파이로 묘사하는 부분은 모욕감을 넘어선 수치심을 느끼게 한다"며 "작년 3월 당시 대표이사였던 박진수 부회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인력유출 문제를 물어보는 기자에게 '꼭 필요한 사람들이 나가고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퇴사자들의 업무수준을 폄훼했으나, 지금은 핵심인재라며 기술을 들고 나갔다고 LG화학은 주장하며 이중으로 명예를 실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LG화학의 주장대로 작년까지 SK이노베이션으로 이직한 인원이 76명이며, 이 인원들이 너무나 현실이 힘들고 희망을 찾지 못해서 스스로 새로운 터전을 찾은 건 아닌지 이직자들의 입장을 한 번쯤은 고려해봐야 한다. SK이노베이션이 아닌 다른 회사까지 포함한다면 (이직자가) 수백 명이 넘으리라 생각하는데 이렇게 많은 인원이 퇴사하는지 먼저 본질을 바라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LG화학 CI. [사진=LG화학 누리집]

지난 3월 15일 LG화학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신학철 부회장의 고민이 커지는 대목은 또 있다. LG화학(전남 여수 산업단지)이 지난 3월 측정대행업체와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조작을 공모한 사실이 확인돼 광주지검 순천지청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된 바 있기 때문이다.

신학철 부회장은 당시 사과문을 통해 "LG화학의 경영이념과 또 저의 경영철학과도 정면으로 반하는 것으로 어떠한 논리로도 설명할 수 없고, 어떠한 경우에도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며 "이번 사태에 대해 통렬히 반성하고, 모든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겠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해당 산업단지를 폐쇄 조치하고 지역주민들에 대한 보상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당 지역주민들의 경우 4년 동안이나 LG화학의 기만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LG화학의 경우 앞으로 보상금이 문제가 아니다. ‘대기오염물질 포비아’를 걷어내는 데 더 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무엇보다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기업 이미지를 어떻게 회복하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제 취임한지 2개월을 넘기고 있는 신학철 부회장은 미국 기업인 3M 출신이다. LG화학의 최고경영자(CEO) 중 첫 외부 인사인 데다 화학 비전공자로 알려졌다.

그만큼 그의 인사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에겐 리스크 높은 한수였던 것.

신학철 부회장이 ‘오염물질 배출량 조작’, ‘전기차배터리 소송전’ 등 앞뒤로 휘몰아치는 풍랑을 어떤 식으로 헤쳐 나갈지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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