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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질' 고종수-'반등' 김기동, K리그 40대 사령탑 엇갈린 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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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질' 고종수-'반등' 김기동, K리그 40대 사령탑 엇갈린 희비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05.21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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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K리그 40대 젊은 감독들이 팀 성적에 울고 웃었다. 고종수(41) 대전 시티즌 감독은 성적부진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고 ‘소방수’ 김기동(48) 포항 스틸러스 감독은 부임 이후 4연승으로 신바람을 내고 있다.

21일 대전 한 관계자에 따르면 대전이 고종수 감독에게 경질을 통보했다. 최용규 대표이사는 고종수 감독이 자진사퇴하기를 바랐지만 고 감독이 뜻을 굽히지 않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이날 공식 발표가 있을 예정이라고도 덧붙였다.

 

▲ 고종수 대전 시티즌 감독이 21일 성적 부진을 이유로 경질됐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선수 시절 막판 대전에서 뛰며 팀의 플레이오프행까지 이끌었던 고종수 감독은 지난해부터 대전의 지휘봉을 잡았다. 대전 최초로 구단 선수 출신이 감독까지 오른 케이스가 됐다.

지난해 초반엔 부진을 거듭하며 헤맸던 고종수 감독은 후반기 11경기 연속 무패 등으로 8,9월 모두 이달의 감독에 선정되기도 했다.

결국 4위로 시즌을 마쳐 구단 창단 이후 첫 승강 플레이오프(PO)에 진출시켰고 광주FC와 준PO에선 승리했지만 부산에 지며 승격 기회를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그러나 올 시즌엔 에이스 황인범이 미국에 진출하는 등 전력 누수 속에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개막 이후 3경기 연속 무패를 달렸지만 이후 1승 3무 6패에 빠졌다.

성적만의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다. 2019년 대전은 신인 선수 선발 테스트 과정에서 불법 행위에 연루됐는데 경찰은 일부 혐의가 인정된 고종수 감독을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전환했다. 강력한 개혁 의지를 나타내며 부임했던 최 대표로서는 고종수 감독도 개혁 대상 중 하나였다.

고종수 감독의 빈자리는 대전 선수 출신 박철 스카우트가 감독 대행으로 맡을 전망이다. 최용규 대표이사는 고 감독의 경질은 물론이고 권헌규 사무국장에도 대기발령 처분을 내릴 계획. 개혁 의지를 하나하나 실현시켜가고 있는 대전이다.

 

▲ 최순호 감독 사퇴 이후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잡은 김기동은 포항 스틸러스의 4연승을 이끌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반면 지난달 말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잡은 김기동 감독 체제의 포항은 순항하고 있다. 올 시즌 최순호 감독 시절 포항은 부진을 거듭했다. 초반 8경기에서 2승 1무 5패로 부진했고 최 감독은 결국 물러났다.

포항의 선택은 수석코치 김기동이었다. 포항의 레전드 김기동은 2011년 포항에서 은퇴한 뒤 영국에서 지도자 연수를 받았다. 이후 성남 일화의 스카우트를 시작으로 23세 이하(U-23) 대표팀 코치로 활약한 뒤 2016년 9월부터 포항의 코치로 합류했다.

이후 포항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수원 삼성전 승리(1-0)로 쾌조의 출발을 한 김기동호 포항은 강호 울산 현대와 동해안 더비에서도 2-1로 이겼고 인천 유나이티드 원정에서도 승전보(1-0)를 울렸다. 이어 경남FC 원정에서도 2-1 승리를 거두며 파죽의 4연승을 달렸다.

감독 부임과 함께 4연승을 이룬 건 2007년 세뇰 귀네슈 FC서울 감독(5연승) 다음 가는 기록이다. 리그만 놓고 보면 김기동 감독이 최다연승의 주인공. 순위도 6위로 점프했다.

완승은 없지만 절박한 마음가짐은 매 경기 1점 차 승리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김종부 경남FC 감독도 패배 이후 이러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

최순호 감독 시절 다소 경직됐던 분위기가 풀어진 덕도 있다. 김기동 감독은 ‘형님 리더십’으로 선수들에게 편하게 다가가고 있다.

전술적 변화도 빼놓을 수 없다. 김 감독은 에이스 김승대를 최전방으로 전진 배치해 공격력을 끌어올렸다. 이와 함께 생겨난 속도감이 팀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점유율 축구에 속도가 붙으니 상대 수비로서는 더욱 막기가 까다로워졌다.

대전과는 완전히 상반된 분위기다. 팀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박철 스카우트가 김기동 감독과 같이 적절한 변화로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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