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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인물] 감독 봉준호, 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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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인물] 감독 봉준호, 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 주한별 기자
  • 승인 2019.05.23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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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주한별 기자] 스포츠처럼 영화 분야에도 '국가대표'가 있다면 그 주인공은 누가 될까. 아마 많은 영화 팬들이 가장 먼저 봉준호 감독을 떠올리지 않을까? 

봉준호 감독의 '팬'을 자처하는 영화인들은 비단 국내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들의 ‘말잔치’를 들어 보면 봉준호 감독의 세계적 위상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다.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천재."(크리스 에반스)
"영화인이라면 누구나 봉준호 감독과 일하고 싶을 것이다."(브래드 피트)
"나는 봉준호의 광팬이다. 봉준호는 영화가 줄 수 있는 재미를 제대로 꿰뚫고 있다."(쿠엔틴 타란티노)
"나에게 한국영화란 결국 '봉준호'다."(호소다 마모루)

봉준호는 해외 영화 팬들에게는 '한국 영화' 그 자체로 평가 받는다. 한국영상자료원은 봉준호가 한국 영화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대해 "한국 영화는 봉준호 감독의 등장 전과 후로 나뉠 수 있다"고 진단할 정도다. 

2000년, 첫 상업 영화인 '플란다스의 개'로 밀레니엄과 함께 등장한 이래로 매 작품마다 대중성과 예술성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고 평가 받는 봉준호 감독이다. 일곱 번째 장편 영화 '기생충'으로 돌아오는 봉준호 감독의 과거, 현재, 미래를 살피는 것은 그래서 유의미하다. 

# 과거: 한국의 스필버그, 그의 원동력은?

 

봉준호의 초기 대표작 '살인의 추억'과 '괴물' [사진 = 영화 '살인의 추억', '괴물' 포스터]
봉준호의 초기 대표작 '살인의 추억'과 '괴물' [사진 = 영화 '살인의 추억', '괴물' 포스터]

 

1969년생인 봉준호의 남다른 상상력과 예술적 감각은 가족으로부터 비롯됐다. 아버지 봉상균 씨는 미대 교수이자 디자이너로 활동했다. 어머니 박소영 씨는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로 유명한 구보 박태원의 딸로, 봉준호는 소설가 박태원의 외손자다.

이처럼 남다른 집안 환경에서 자라난 봉준호는 '영화광'으로 청년기를 보냈다. 봉준호 감독과 같은 세대들은 소년기에 전후 한국영화의 황금기를 보낼 수 있었고, 1980년대 비디오 보급으로 세계 각국의 영화들을 손쉽게 즐길 수 있었다. 2000년대 한국 영화 르네상스를 연 '트로이카' 봉준호 김지운 박찬욱 감독은 이런 시대적 배경 속에 '영화광'으로 자라날 수 있었다. 

봉준호 감독 영화의 특징 네 가지는 '상상력'·'디테일'·'풍자'·'삑사리'를 꼽을 수 있다. 봉준호 감독의 초기작인 '플란다스의 개'(2000), '살인의 추억'(2003), '괴물'(2007)은 이러한 봉준호 감독의 특징을 잘 드러낸 작품들이다. 

영화 '플란더스의 개'는 작은 사건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되며 봉준호 감독 특유의 '삑사리의 미학'이 빛나는 작품이다. '삑사리의 미학'은 코미디적인 실수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되며 주제 의식을 보여주는 것으로 프랑스의 대표적인 영화 잡지 카예 뒤 시네마가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설명하면서 언급한 수식어다.

영화 '살인의 추억'과 '괴물'은 봉준호 영화의 사회풍자적인 특징이 드러나는 영화다. 또한 '괴물'은 2000년대 당시 충무로에서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괴수물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재현해내며 한국 영화 기술의 발전에도 크게 이바지했다.

이처럼 사회 풍자, '삑사리'로 불리는  B급 영화적 감수성, 소품 하나에도 집착하는 디테일, 봉준호 특유의 상상력은 이후 봉준호 영화에 반복되며 한국 영화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 현재: 끝없는 상상력, 할리우드와 넷플릭스를 만나다

 

봉준호는 넷플릭스가 투자·제작한 '옥자'로 2017년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사진 = 스포츠Q DB]
봉준호는 넷플릭스가 투자·제작한 '옥자'로 2017년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사진 = 스포츠Q DB]

 

'마더'(2009) 이후 봉준호 감독은 오랜 기간 할리우드에서 활약했다. '설국열차'(2013)는 '캡틴 아메리카'로 국내 팬들에게도 사랑받은 배우 크리스 에반스가 주연을 맡으며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틸다 스윈튼, 존 허트 등 할리우드 연기파 배우들과 송강호, 고아성 등 '봉준호 사단'의 배우들이 만나 눈길을 모았다.

특히 '설국열차'는 봉준호의 상상력이 돋보인 영화다. 동명의 그래픽 노블을 원작으로 한 '설국열차'는 만화 속 비주얼이 영화로 옮겨지며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봉준호의 첫 할리우드 데뷔 상업 작품이란 점도 의미를 더했다.

영화 '옥자'(2017)는 영화 외적인 면에서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OTT 서비스인 넷플릭스의 투자로 만들어진 작품이기 때문이다. 2017년은 넷플릭스의 영화 투자가 막 시작되던 해로 '옥자'는 극장 개봉 전 넷플릭스를 통해 개봉했다. 칸 영화제는 '옥자'를 경쟁부문에 초청했지만 프랑스 영화계는 극장 상영을 하지 않은 '옥자'를 영화로 인정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국내에서도 '옥자' 개봉 당시 영화계의 차가운 시선이 있었다. 멀티플렉스들은 넷플릭스 투자로 만들어진 '옥자'를 걸지 않았고, '옥자'는 제한 상영을 해야만 했다. '옥자' 논란으로 이후 칸 영화제는 넷플릭스 영화들을 초청하지 않았고, 2018년에는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넷플릭스 제작 영화 '로마'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수상하며 논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봉준호 감독은 넷플릭스 영화 '옥자'로 극장을 넘어 새로운 도전을 했다. '옥자' 개봉 당시 봉준호 감독은 스포츠Q와의 인터뷰에서 "할리우드에서도 독특한 스토리를 하기란 힘들다. 투자 단계에서도 난관이었다"며 "다행히 넷플릭스를 만나 좋은 기회를 얻었다"고 넷플릭스와의 협업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최근 영화 산업과 넷플릭스의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현재의 관객들은 영화를 극장에서 보지 않고 넷플릭스를 통해 만나고 있다. 세계 영화 시장의 격변이 한창인 가운데 봉준호 감독은 '옥자'로 넷플릭스 영화에 도전하며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 미래: 차기작은 할리우드? 

 

신작 '기생충' 개봉을 앞두고 있는 봉준호 [사진 = 스포츠Q DB]
신작 '기생충' 개봉을 앞두고 있는 봉준호 [사진 = 스포츠Q DB]

 

봉준호 감독의 신작 '기생충'은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작품이다. 수상 가능성은 높게 점쳐지고 있지는 않지만 칸 현지에서의 반응도 뜨겁다. 오랜만에 충무로에서 제작된 봉준호 영화라는 점에서 개봉 전부터 영화 팬들의 기대가 높다.

'기생충'은 봉준호의 페르소나인 송강호가 주연으로 등장한다. 한국의 가족 이야기를 다룬다는 점에서 대표작 '괴물'을 떠올리게 한다. 최근 한국 영화의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봉준호의 귀환은 영화계에도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봉준호 차기작은 어떨까? 현재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기생충' 프로모션에 힘쓰고 있는 봉준호 감독이다. 차기작은 구체적이지 않지만 할리우드에서 작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충무로에는 '한국 영화 위기론'이 불거지고 있다. 마블 시네마틱 스튜디오(MCU)로 대표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들의 거센 공세 속에서 한국 영화를 향한 관객들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한국 영화가 자기복제만을 거듭하며 새로운 이야기가 없다는 영화계 내부의 냉정한 자기비판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그리고 발칙한 상상력은 침체와 매너리즘에 빠진 한국 영화 시장에 활력을 가져올 수 있을까. 영화 팬들이 내심 기대하며 봉준호를  바라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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