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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리락쿠마-K리그는 마블-미니언즈, 달라지는 프로축구 머천다이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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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리락쿠마-K리그는 마블-미니언즈, 달라지는 프로축구 머천다이징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05.21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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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K리그에 흥행 순풍이 불고 있다. 근 몇 년 간 경험하지 못했던 유쾌한 소식이다. 지난해 아시안게임 이후 생겨난 팬덤 문화와 대구FC 열풍 등 다양한 요인이 있지만 한국프로축구연맹과 각 구단들의 마케팅 노력 또한 간과할 수는 없다.

연맹의 이러한 노력은 지난해부터 달라졌다. 그 중 하나가 ‘통합 머천다이징’이다. 각 구단 별로 내놓던 머천다이징 상품에 연맹이 힘을 보태기 시작했다.

1년 3개월 동안 3차례 진행한 통합 머천다이징은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하지만 그 효과는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 성남FC는 지난 4일 어린이날을 맞아 통합 머천다이징 상품을 적극 활용한 미디언즈데이를 열었다. [사진=성남FC 페이스북 캡처]

 

올 시즌 K리그는 50% 이상의 관중 증대 효과를 보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놀라운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휑하던 경기장 분위기는 한층 달라졌다.

시곗바늘을 조금 돌려보면 K리그는 ‘그들만의 리그’라는 인식이 강했다. 확고한 색깔을 지닌 서포터즈 문화가 있지만 대중은 물론이고 라이트 팬들까지도 끌어들일 수 있는 요인의 부족은 약점으로 꼽혔다.

이러한 점은 구단 별로 내놓던 머천다이징 상품에서도 잘 나타났는데 대체로 천편 일률적이었고 구단에 따라 역량 차이도 컸다. 리그에 대한 인식 개선에도 좋은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이에 연맹은 독일 분데스리가와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등 다양한 리그의 사례를 연구했고 특히 캐릭터 상품 시장이 활성화 돼 있는 일본 J리그를 벤치마킹해 통합 머천다이징을 도입했다.

통합마케팅 시스템은 쉽게 설명하면 연맹이 구매 대행자가 되는 것이다. 연맹은 머천다이징 상품을 보다 전문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업체와 계약을 맺고 샘플 상품을 만들어 시연회를 연다. 각 구단들은 필요한 상품에 대해 발주를 신청해 제작된 상품을 받아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이를 판매하게 된다.

통합 머천다이징은 K리그의 일관된 브랜딩 기능과 퀄리티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할 수 있는 ‘퀄리티 컨트롤’, 규모의 경제를 통한 생산원가 절감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유명 제품과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K리그에 크게 관심이 없는 이들까지도 유입할 수 있는 기대 효과를 지닌다.

 

▲ K리그는 지난해 9월 마블과 협업한 상품을 출시해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FC 제공]

 

연맹은 지난해 상반기 통합 머천다이징을 처음 시도했는데 디자인 외주 업체 입찰을 받아 연말 K리그 시상식에서 품평회를 개최해 각 구단의 의견을 수렴해 8개 카테고리, 101종의 아이템을 제작했다. 총 10개 구단이 참여해 이듬해 3월 개막 시즌에 맞춰 상품이 판매됐다.

지난해 9월 2번째 시도한 사업에선 보다 실험성을 높였다. 일본 시장에서 힌트를 얻었다. 15억 엔(162억 원) 규모의 J리그 통합 머천마이징의 가장 대표적인 상품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캐릭터 리락쿠마를 활용한 것이었다. K리그가 선택한 캐릭터는 마블. 어벤저스 시리즈 3편 인피니티 워는 국내에서 1100만여 관객을 동원할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연맹은 이에 대한 반사효과를 기대했다.

캐릭터 볼, 텀블러, 핸디 선풍기, 레플리카 유니폼, 핀버튼, 티셔츠, 후드티, 스냅백, 엽서, 스트랩키링, 필통 등 총 15종의 상품이 출시됐고 10개 구단에서  제작을 의뢰해 판매했다.

좋은 반응을 얻은 연맹은 이달 초 3번째 통합 머천다이징을 시도했는데 이번엔 미니언즈와 협업했다. 특히 어린이들에게 인기 만점인 캐릭터를 활용해 어린이날 마케팅을 시도했다. 성남FC는 어린이날을 미니언즈데이로 지정해 상품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했다. 앞서 두 차례 통합마케팅이 재미를 보자 이번엔 13개 구단이 참여한 가운데 사업이 진행됐다.

유명 브랜드를 활용하는 것은 생산 상품 종류의 제한, 가이드라인 존재 등의 제약도 따른다. 그러나 브랜드 인지도를 활용해 더욱 많은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앞으로도 협업을 예고하고 있다.

 

▲ 지난 5월 출시된 미니언즈 상품들. 성남FC 유니폼(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순), 대구FC 쿠션, 대전 머그컵, 포항 머플러. [사진=성남FC, 대구FC, 대전 시티즌, 포항 스틸러스 제공]

 

전문 인력이 부족한 구단 입장에선 눈에 확 띄는 상품을 확보하고 소량 주문할 수 있다는 점에 긍정적인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자체 생산할 경우 소량 제작이 어려운데, 많은 상품들을 보관할 장소가 마땅치 않지만 통합 머천다이징을 활용하면서 이러한 고민을 덜게 됐다.

다만 시작 단계에 있기 때문에 앞으로 채워가야 할 점도 적지 않았다. 구단과 연맹, 제작 업체 간 더욱 활발한 소통을 통해 구단의 색채가 더 담겨 있는 상품을 확보해야 하는 것이 그 중 하나다.

또 하나는 수익성이다. 현재는 구단과 생산 업체만 수익이 남는 구조이고 연맹은 생산 업체와 계약 등으로 투자를 하는 입장이다. 적극적인 홍보 등으로 판매량을 늘려 궁극적으로는 연맹 또한 수익 모델을 창출하는 것이 목표다.

이에 연맹은 상시 구단과 소통할 수 있는 TF팀을 꾸리고 기존 연 2회 진행되던 횟수를 더욱 늘린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예산 확보가 어려운 구단을 고려해 크라운드 펀딩으로 선 주문, 후 제작 시스템을 마련하려고 한다.

물 들어올 때 노 젓겠다는 연맹의 노력이 성공을 거둔다면 프로스포츠 마케팅의 좋은 선례를 남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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