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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마땅한 행크 헤이니, 이정은6 등 한국인 강세 어느정도기에 [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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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마땅한 행크 헤이니, 이정은6 등 한국인 강세 어느정도기에 [LPGA]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06.03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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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올해 US여자오픈은 한국 선수가 우승할 것.”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의 스윙 코치를 맡기도 했던 헹크 헤이니의 불만 섞인 발언이다. 그는 US여자오픈골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가 운영하는 라디오 방송에서 이렇게 말했고 이는 현실이 됐다.

이정은6(23)은 2일(한국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 컨트리클럽 오브 찰스턴에서 막을 내린 제74회 US여자오픈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 2일 우승을 차지한 이정은6(왼쪽)을 달래주고 있는 유소연. [사진=AP/연합뉴스]

 

바꿔 생각하면 한국여자골프의 위용을 느낄 수 있는 말이기도 했다. 헤이니는 이정은6의 우승을 어느 정도 예견했는데 이 속엔 한국여자골프를 향한 비아냥이 담겨 있었다.

그는 “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선수 6명의 이름을 대라고 한다면 정확히 이야기 할 수 없다”며 “성(姓)만 말해도 된다면 이 씨라고 하겠다”고 했다.

함께 출연했던 스티브 존슨은“이 1호, 2호, 3호가 있다. 몇 주 전 리더보드엔 이 6호가 있었다”고 말하며 한국여자골프에 존재하는 6명의 이정은에 대한 이야기라는 걸 확신케 했다.

이 발언은 논란이 됐다. 재미교포 미셸 위(한국명 위성미)는 인종차별, 성 차별적 발언이라고 분노했고 애니카 소렌스탐(스웨덴), 캐리 웹(호주) 등도 한 목소리를 냈다. 결국 LPGA 측은 헤이니를 라디오 방송에서 하차시켰다.

 

▲ 타이거 우즈(왼쪽)의 스윙코치였던 헹크 헤이니.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그러나 헤이니는 이정은이 실제로 우승을 차지하자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한국 선수들이 US여자오픈 리더보드 상위권에 오를 것이라는 나의 예상은 통계와 사실에 기반을 둔 전망이었다. 한국 여자 선수들은 LPGA 투어를 확실히 장악하고 있다”며 “다시 질문을 하면 다소 신중한 단어로 말하겠지만 똑같은 내용의 답변을 할 것”이라고 항변했다.

헤이니의 발언은 명백히 문제가 있었다. 실력으로 정당히 성과를 이룬 한국 선수들을 무시하는 말이었다.

하지만 한국 선수가 투어를 장악하고 있다는 말 자체는 틀린 말이 아니다. 박세리 이후 LPGA를 공습하기 시작한 한국 선수들은 어느덧 투어 대회 절반 가량을 우승할 정도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엔 시즌 첫 대회인 다이아몬드 리조트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지은희의 우승을 시작으로 양희영(혼다 LPGA 타이랜드), 박성현(HSBC 위민스 월드챔피언십), 고진영(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 ANA 인스퍼레이션), 김세영(LPGA 메디힐 챔피언십)에 이정은6까지 총 13개 대회 중 7개의 트로피를 휩쓸고 있다. 호주교포 이민지(휴젤-에어프레미아 LA오픈)까지 포함하면 8개 대회 석권이다.

 

▲ 이정은6의 우승으로 올해 한국인여자골퍼는 13개 대회 중 7개 대회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사진=AP/연합뉴스]

 

이날 이정은6이 정상에 오른 US여자오픈에선 한국인 강세가 두드러졌다. 1998년 맨발 투혼으로 우승을 일궜던 박세리(40) 이후 2005년 김주연(38), 2008·2013년 박인비(31), 2009년 지은희(33), 2011년 유소연(29), 2012년 최나연(32), 2015년 전인지(25), 2017년 박성현(26)과 이정은6까지 총 10개의 트로피가 한국인 골퍼의 차지가 됐다.

LPGA 랭킹을 봐도 한 눈에 알 수 있다. 고진영과 이민지, 박성현이 1~3위를 차지하고 있고 박인비(7위)와 김세영(9위)까지 톱10에만 5명의 한국계 골퍼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상금랭킹과 신인왕 레이스에선 이정은6이 이날 우승으로 1위로 올라섰고 평균타수와 올해의 선수 레이스에선 고진영이 선두를 지키고 있다.

어느 때보다 한국여자골프의 파워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시즌이다. 표현 방식은 좋지 않았지만 헤이니의 볼멘소리가 이해가 갈 법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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