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최고의 투수로 거듭나고 있는 류현진(32·LA다저스)의 5월은 압도적이었다. 그에 대적할 이가 없었다. 5월 최고의 투수는 단연 류현진이었다.
류현진은 4일(한국시간) MLB사무국이 선정한 5월 내셔널리그(NL) 이달의 투수로 선정됐다. 1997년 8월 박찬호 이후 한국인 2번째 영예다. 아시아로 범위를 넓혀 봐도 박찬호, 이라부 히데키(1998년 5월·1999년 7월), 노모 히데오(1995년 6월·1996년 9월), 다나카 마사히로(2014년 5월)에 이어 5번째 투수가 됐다.
비교 불가 수준이었다. 류현진은 5월 6경기에서 5승 무패 평균자책점(ERA, 방어율) 0.59 삼진 36개를 잡아냈다. 이닝당 출루허용(WHIP)도 0.68에 그쳤다.
MLB사무국은 류현진이 홈런을 한 개도 맞지 않고 상대 타자들에게 안타 28개, 볼넷 3개만 허용했다고 전했다.
월간 5승 이상, 탈삼진 35개 이상, 그리고 평균자책점 0.60 이하로 던진 다저스의 역대 4번째 투수라는 것도 설명했다. 앞서 페르난도 발렌수엘라(1981년 4월), 돈 드라이스데일(1968년 5월), 냅 루커(1908년 6월·1910년 9월)가 이 기준을 충족했다.
더불어 다저스 선수로는 2017년 7월 리치 힐에 이어 22개월 만에 이달의 투수 자리에 올랐다.
MLB의 극찬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010년 우발도 히메네스 이후 9년 만에 선발 등판한 11경기 연속 2실점 이하로 던진 투수라는 점도 보태며 류현진의 화려했던 5월에 대해 조명했다.
가장 류현진에 근접했던 마이크 소로카(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3승 ERA 0.79 25탈삼진으로 잘 던졌지만 류현진을 넘어서기엔 역부족이었다.
아메리칸리그(AL) 이달의 투수 수상자는 루카스 지울리토(시카고 화이트삭스)로 5월 6경기에서 5승 무패 ERA 1.74 46탈삼진 WHIP 0.82를 기록했다. 리그가 달라 직접 비교는 힘들지만 성적만 ERA에서 류현진과 1점 이상 큰 차이를 보였다.
박찬호와 비교해봐도 류현진의 성적은 놀랍다. 박찬호는 당시 6경기에서 4승 무패 ERA 1.05를 기록하며 이달의 투수로 선정됐는데 모든 부문에서 류현진의 성적이 더 뛰어났다.
지난 시즌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고도 다저스의 퀄리파잉오퍼(QO)를 제안받아 FA 대박을 한 해 미뤄야 했던 류현진은 시즌 전 국내 매체들과 인터뷰를 통해 목표를 20승으로 잡았다. 다소 허황된 목표로 들리기도 했지만 류현진은 20승을 향해 차근차근 향하고 있다. 지금 페이스대로라면 얼마든지 달성 가능한 성적이다. 류현진은 11경기에서 8승 1패 ERA 1.48을 기록 중이다.
현지에서는 20승은 물론이고 올스타전 출전, 사이영상 수상 가능성까지 조심스레 점치고 있다. 큰 부상만 피한다면 다음 시즌 연봉 대박은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달의 선수는 NL 피츠버그 파이리츠 조쉬 벨, AL 보스턴 레드삭스 라파엘 디버스에게 돌아갔다. 추신수(37·텍사스 레인저스)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소속이던 2008년 9월과 텍사스 이적 후인 2015년 9월 두 차례 이달의 선수로 선정된 적이 있다.
6월에도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류현진은 5일 오전 10시 40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상대로 시즌 9승 도전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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