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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전 축구] 한국 일본 U-20 월드컵, 정정용 감독 또 빛난 용병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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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전 축구] 한국 일본 U-20 월드컵, 정정용 감독 또 빛난 용병술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9.06.05 02: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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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한국 일본 축구 한일전이자 20세 이하(U-20, U20) 월드컵 16강전에서 한국 U20 축구 대표팀이 값진 승리를 거두며 8강 대진표에 이름을 올렸다. 전반 경기를 완전히 지배당했던 한국은 후반 들어 정정용 감독의 용병술이 주효하며 분위기를 뒤집고 일본을 격침시켰다.

한국은 5일(한국시간) 폴란드 루블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16강전에서 일본을 1-0으로 물리치고 8강에 진출했다. 16년 전 16강에서 당했던 패배를 설욕하며 1983년 4강 신화 재현까지 단 한 경기만 남겨뒀다. 다음 상대는 세네갈이다.

전반 고전하면서도 잘 버틴 한국은 후반 미드필더 숫자를 늘리고 빠른 발로 일본 측면을 허물며 흐름을 바꿨다. 정정용 감독의 즉각적인 전술 변화와 선수 기용이 빛을 발했고 운도 따랐다.

▲ 정정용 U20 축구 대표팀 감독이 5일 일본과 U20 월드컵 16강전에서 완벽한 전술 대처로 후반 흐름을 바꾸며 승리를 견인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아르헨티나전과 같은 5-3-2 전형의 한국은 미드필더를 4명 배치하는 4-4-2 전형을 들고 나온 일본에 중원 싸움에서 밀려 점유율을 내줬다. 일본은 한국 수비 사이 좁은 공간을 활용해 공격을 펼쳤다.

최전방 스트라이커 오세훈, 세컨드 톱 이강인과 함께 공격을 이끌어야 할 조영욱이 공간 커버에 치중한 나머지 공격 숫자가 부족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정정용 감독은 센터백 이지솔을 빼고 윙어 엄원상을 투입, 4-4-2로 전환하며 공격 숫자를 늘렸다. 지친 조영욱 대신 전세진도 일찌감치 투입했다.

엄원상은 들어오자마자 오른쪽 측면을 허물고 날카로운 크로스로 일본을 위협했다.

후반 5분 일본 고케 유타에 실점했지만 비디오판독(VAR) 결과 골이 취소됐다.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가 흐르자 일본이 재차 문전에 투입했고, 골키퍼와 수비 사이로 떨어진 공을 처리하지 못해 슛을 내줬다. 다행히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 엄원상(왼쪽)이 교체 투입된 후 경기 분위기가 바뀌었다. [사진=연합뉴스]

미드필더 숫자를 맞춘 한국의 공격이 살아났다. 엄원상이 빠른 발로 오른쪽 측면을 헤집어났고 전세진이 배치된 왼쪽도 살아났다.

하지만 이내 일본이 다시 기세를 올렸고 이번에는 이광연의 선방이 빛났다. 운도 따라주며 실점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다.

후반 26분 일본이 코너킥 상황에서 날카로운 헤더로 골문을 노렸지만 이광연이 막아냈다. 후반 32분에도 같은 패턴에서 위협적인 헤더 슛을 내줬지만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후반 33분에는 일본의 역습에 왼쪽 측면이 허물어졌고 일본 나카무라의 슛이 골대에 맞고 나와 기사회생했다.

이후 한국 일본 양 팀 모두 지쳐 공수 간격이 벌어졌는데 한국이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후반 38분 기다리던 한국의 골이 나왔다. 수비형 미드필더 정호진이 중원에서 일본의 공을 끊어낸 뒤 공격을 시도했고 흐른 공을 최준이 잡았다. 최준이 페널티박스 밖 왼쪽에서 올린 오른발 크로스를 오세훈이 골문 앞에서 헤더로 방향만 바꿔 마무리했다. 아르헨티나전에 이어 2경기 연속골.

▲ 오세훈(가운데)이 두 경기 연속 헤더골로 한국을 8강에 올렸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이후 정정용 감독은 기동력이 떨어진 미드필더 김정민을 고재현으로 교체해주며 중원을 강화했다. 종료 직전 전세진이 골라인을 따라 수비를 허물고 슛을 시도해 골대를 맞히는 등 공격에 무게중심을 둔 일본의 뒷 공간을 잘 공략, 시간을 벌며 리드를 끝까지 지켜냈다.  

장지현 SBS 해설위원은 “완벽한 시나리오대로 후반전 1골 승부 작전에서 오세훈이 마무리를 잘 했다”며 “축구팬들은 한일전인데 왜 이렇게 내려앉았는지 걱정했겠지만 후반 완벽하게 해냈다. (과정보다는) 결과가 중요한 토너먼트다”라고 평가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상황에 따른 변화와 대처능력을 칭찬해주고 싶다. 포메이션 및 선수 변화, 전술 콘셉트 변화가 기가 막혔다”며 정정용 감독의 경기 운용을 극찬했다.

포르투갈, 남아공과 조별리그에서도 전반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자 이른 시간 과감한 교체와 전술 변화로 성과를 냈던 정정용 감독이 한일전 지략 대결에서도 승리했다. 한국이 U20 월드컵에서 3승째 수확한 건 1983년 이후 36년 만이다.

16년 전 패배를 되갚아준 한국 U20 축구 대표팀은 오는 9일 오전 3시 30분 나이지리아를 꺾고 올라온 세네갈과 U20 월드컵 8강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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