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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식' 김정민 전세진, 한국 축구 마지막 퍼즐 [U20 한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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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식' 김정민 전세진, 한국 축구 마지막 퍼즐 [U20 한일전]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06.05 04: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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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4경기 2실점, 수비와 골문의 안정감은 더 언급할 필요가 없다. 이강인이 이끌고 오세훈이 결정짓는 공격까지. 20세 이하(U20) 월드컵 한일전에서 정정용호가 더 발전된 축구를 보이며 토너먼트 라운드 전망을 밝게 했다.

프랑스와 우루과이가 미국과 에콰도르에 져 탈락한 가운데 5일(한국시간) U20 월드컵 한일전에서 이긴 한국 축구는 오는 9일 오전 3시 30분 세네갈과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4강 진출을 두고 다툰다. 결승 진출까지도 노려 볼 만하다는 평가다.

다만 이를 위해선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한일전 한국 축구의 아쉬움으로 꼽힌 중원의 김정민(20·FC리퍼링)과 공격 옵션 전세진(20·수원 삼성)의 컨디션 회복이다.

 

▲ 김정민(왼쪽)과 전세진. 5일 한국이 일본과 한일전 승리로 2019 U20 월드컵 8강에 올랐지만 둘은 아쉬움을 남겼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김정민은 이번 U20 월드컵 4경기에 모두 선발로 출전했다. 하지만 그에 대한 축구 팬들의 평가는 좋지 않다. 익숙지 않은 수비적 역할을 맡았던 포르투갈, 남아공전은 차치하더라도 정호진의 후방 지원 속에 전진배치 된 아르헨티나, 일본전에서도 김정민은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오히려 불안감만 자아냈다. 패스미스와 템포를 잡아먹는 볼 소유, 그리고 공을 잃는 장면을 여러 차례 보여줬다. 이따금씩 정확한 롱패스 등 감각적인 플레이도 나왔지만 부진한 경기력을 만회하기엔 역부족이었다. U20 월드컵 한일전을 지켜본 일부 축구 팬들은 SNS 등을 통해 그에게 원색적인 비난을 가하기도 했다. 김정민의 이름은 경기 도중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김정민은 ‘포스트 기성용’이라는 축구 전문가들의 평가를 받아왔다. 기성용의 광주 금호고 직속 후배인 김정민은 훤칠한 외모와 뛰어난 체격조건은 물론이고 킥 자세와 뛰는 폼까지 기성용을 쏙 빼닮았다. 넓은 시야와 정확한 패스도 기성용의 후계자로 꼽히는 이유 중 하나였다.

 

▲ '포스트 기성용'으로 불릴만큼 정확한 킥이 강점인 김정민(가운데)이지만 이번 2019 U20 월드컵에선 이러한 장점을 좀처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한일전축구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그러나 소속팀에서 많은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해서일까. 김정민은 축구 팬들의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한 듯한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도 초반 아시아 약체들을 상대로 고전하며 실망감을 남겼다.

지난해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에 발탁됐고 짧게나마 데뷔전을 치르며 여전한 기대를 받았지만 아직까지는 큰 역할을 해내지 못하고 있다.

전세진의 활약도 다소 아쉽다. 전세진은 U20 대표팀 명실상부 에이스로 활약해왔다. 특히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챔피언십에선 6경기에서 5골을 넣는 활약을 보이며 연말 대한축구협회 선정 올해의 영플레이어의 영예를 안았다.

그러나 이강인이 합류하고 강호들을 만나며 전세진은 벤치 신세가 됐다. 이번 U20 월드컵에서 선발로 나선 건 조별리그 1차전 포르투갈전이 유일했다. 수비에 더욱 중점을 둔 아르헨티나전과 한일전은 물론이고 총공세로 나선 남아공전에서도 후반 교체로 나섰다.

 

▲ U20 월드컵 축구 대표팀의 주요 공격 옵션으로 평가받은 전세진(왼쪽)이지만 이번 대회에선 벤치를 지키는 일이 많아지며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한일전에선 골에 가까운 장면을 만들었지만 공이 나가며 아쉬움을 남겼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장신 포워드 오세훈(아산 무궁화·193㎝)에겐 체격 조건에서 밀렸고 중원에 배치하기엔 활동량에서 조영욱에, 세밀함에선 이강인에 비교 열세를 보였다. 측면엔 스피드가 뛰어난 엄원상이 버티고 있었다.

이날 한일전에서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후반 18분 조영욱을 대신해 교체 투입된 전세진은 후반 막판 골라인 근처에서 일본 수비수 한 명을 달고 화려한 드리블을 펼친 뒤 강력한 슛으로 골대를 때려 감탄을 자아냈다.

드리블 과정에서 공이 아웃이 됐다는 판정이었지만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비셀 고베),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의 전유물과 같은 팬텀드리블(양 발을 활용해 공을 옮기는 기술) 혹은 라크로케타로 불리는 화려한 기술을 완벽히 구사한 것은 경탄할 만했다. 축구 천재라는 평가를 받는 이강인의 탈압박 움직임에 견줘도 전혀 손색이 없는, 한일전 하이라이트 필름에서 빠질 수 없는 장면이었다.

8강에서 격돌할 세네갈은 명실상부 현 아프리카 최강팀이다. 더구나 이강인 의존도가 큰 한국 축구는 이미 충분히 분석 당했을 가능성이 크다. 1983년 멕시코 대회 4강 신화에 버금가는 성적을 내기 위해선 더욱 다변화된 플레이가 절실하다. 지금까지 기대 만큼의 활약을 보이지 못했던 김정민과 전세진의 반전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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