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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포커스] 피해의식, 메탈로 중무장한 '자유로운 영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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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포커스] 피해의식, 메탈로 중무장한 '자유로운 영혼'
  • 최대성 기자
  • 승인 2015.04.29 1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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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최대성 기자] 볼륨을 최대로 올렸다. 강력한 메탈 사운드가 온 몸을 때렸다. 극한의 고통에서 때론 쾌감을 느낄 수 있듯이 한동안 멀리했던 헤비메탈의 거친 사운드는 고등학교 이후로 잠자고 있던 '록 스피릿' 세포를 두들겨 깨웠다.

섹스를 강력하게 외치는 메탈그룹 '피해의식'의 음악과 뮤직비디오는 위트 넘치면서도 세련된 완성도가 돋보였다. 홍대 거리를 걸으며 히죽거리는 나는 잠시 후 만날 인디밴드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지난 4월 8일, 그들의 음악처럼 '거친 사내들'을 기대하며 홍대 근처에 위치한 지하 녹음실에 들어섰다. 그리고 그곳에서 목격한 것은 이번에 발매된 시디에 정성스레 사인을 하고 있는 4명의 일반인.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사인 시디 만들기에 열중하고 있는 그들은 '거친 사내들'과는 거리가 있는 의외의 모습이었다.

 

피해의식  : '사실 기자님 편의점에서 봤었는데~저희 인 줄은 모르셨죠?'
필자      : '아~사실 전혀 몰랐어요~'
피해의식 : '저희가 의상이랑 분장을 안 하면 굉장히 일반인 스러워서요~'

잠시 후 그들의 말처럼 인터뷰 촬영을 위한 의상과 분장을 마친 각각의 멤버들은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말로 설명하기 힘든 의상 스타일은 직접 생각해서 구매했거나 만들어 입었단다. 무거운 워커탓에 무릎이 아프다며 너스레를 떠는 그들을 이끌고 미리 물색해 두었던 빌라 주차장으로 이동했다.

그들의 음악은 매우 세련됐지만 기본적으로 B급 코드가 깔려 있었기에 처음에 생각했던 촬영 콘셉트는 '거친 코믹'이었다. 하지만 음악과는 많이 달랐던 첫인상 탓에 그들이 내가 원하는 느낌을 보여줄 수 있을지 내심 걱정하며 촬영을 진행했다.

▲ 왼쪽부터 크로커다일(보컬), 스콜피온(베이스), 타란툴라(드럼), 손경호(기타)

평범한 포즈를 보이던 그들은 '뮤직비디오 같은 역동적인 모습을 원한다'는 기자의 요청에 생각지도 못했던 에너지를 선보였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모든 포즈가 '무음' 상태였다는 것이다.

 

사진 속 그들은 자유로웠다. 모든 것을 놓아버린 듯한 그들의 모습에서 '누구나 가지고 있는 피해의식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고자' 하는 그룹 '피해의식'의 음악적 방향을 떠올릴 수 있었다.

 

무사히(?) 그리고 유쾌하게 촬영을 마친 후 이어진 인터뷰에서 듣게 된 그들의 음악을 대하는 태도와 열정은 상상 이상이었다.

 

'좋아서 한다'는 그들의 눈빛은 살아 있었고 미국에서의 생생한 무용담은 듣는 사람의 마음까지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외모뿐만 아니라 뼛속까지 그들은 헤비메탈이었다.

▲ 크로커다일(최일환/보컬)

최근, 북미 최대 쇼케이스 페스티벌 SXSW 당시, 그룹 '피해의식'의 새 앨범 'Heavy Metal Is Back(헤비메탈 이즈 백)'은  행사 기간에 완판되는 등 팬들 뿐만 아니라 현지 음반 관계자들에게도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고 한다.

▲ 스콜피온(조철현/베이스)

메탈의 본고장에서 동양의 이방인들이 센세이션을 일으켰다는 사실로 볼 때 가수 싸이가 유머러스 한 B급 뮤직비디오와 탄탄하고 완성도 높은 음악으로  '국제가수'가 될 수 있었던, 그 만큼의 음악적 수준과 '광끼'를 갖춘 '피해의식' 역시 세계 무대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볼 수 있겠다.

▲ 손경호(기타)

머리부터 발끝까지 메탈로 중무장한 그룹 '피해의식'이 국제가수 싸이를 잇는 국제 메탈밴드로 발돋움할 날을 조심스레 기대해 본다.

▲ 타란툴라(김민수/드럼)

dpdaesung@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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