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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산업 '분양가 뻥튀기' 의혹의 진상 드러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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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산업 '분양가 뻥튀기' 의혹의 진상 드러날 듯
  • 이선영 기자
  • 승인 2019.06.10 1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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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선영 기자]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우려에 동의한다. 지금 분양가가 적정한지 다시 한 번 점검하겠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과천 지역 민간참여 공공분양 아파트의 분양가 산정 방식에 강한 의구심을 드러낸 대목이다.

직접 거명하진 않았지만 김 장관의 발언은 최근 불거진 금호산업(대표이사 사장 서재환)의 ‘분양가 뻥튀기’ 의혹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뻥튀기 의혹의 골자는 금호산업이 참여한 과천 지역 공공분양 아파트 사업에서 서민 청약자들이 높은 가격에 아파트를 분양받았고, 그로 인해 관련 업체가 고수익을 챙겨왔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금호산업이 수주했던 과천 지식정보타운 사업 진행 과정에서 당사가 해당 아파트의 분양가 책정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한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서재환 금호산업 대표이사 사장. [사진=연합뉴스]

금호산업의 분양가 뻥튀기 의혹은 지난 4일 방영된 MBC PD수첩의 '로또분양의 배신'을 통해 세간에 알려졌다. 이 프로그램에서 제작진은 금호산업이 과천 지역 공공분양 아파트 사업을 추진할 당시 분양가를 책정하는 심사위원회에 당사 직원을 셀프 추천하는 꼼수를 부렸다고 밝혔다.

방송 내용이 사실일 경우 금호사업이 해당 아파트의 분양가를 임의로 정한 꼴이 된다. 집 한 채 마련하려 평생 허리띠를 졸라매는 서민들 입장에선 분노가 치솟을 수밖에 없다.

금호산업 측은 해당 방송을 통해 ‘사업 수주와 심사위원 활동은 무관하다’고 밝혔다.

올해 금호산업의 출발은 좋았다. 금호산업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68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별도기준 매출은 311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 11% 늘어난 액수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선 “이번 분양가 부풀리기 의혹이 금호산업의 새로운 도약 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결정 이후 금호산업을 주축 삼아 건설그룹으로 발돋움하려는 금호아시아나그룹 입장에선 뼈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금호산업은 그룹 내 계열사 중 그나마 견실한 성장세를 보이는 곳이다.

금호산업. [사진=연합뉴스]
금호산업. [사진=연합뉴스]

이번에 문제가 제기된 민간참여 공공분양 아파트 사업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이 공공택지지구 내 토지를 공급하고, 입찰을 따낸 민간 건설사가 해당 아파트의 시공·분양을 담당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해당 공공기관-민간 건설사는 아파트 분양을 통해 벌어들인 금액을 총 사업비 지분에 따라 서로 나눠 갖는다. 분양가를 높게 책정할수록 참여 건설사의 수익이 늘어나는 구조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지난달 28일 이 같은 구조를 두고 “과천 지식정보타운은 공공택지이지만 토지 조성, 아파트 분양까지 민간이 주도한다”며 “왜 막대한 이득이 예상되는 과천 등 수도권 알짜 토지를 민간과 공동 개발하기로 했는지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토지를 민간에 매각하는 방식, 장기임대보다 분양 위주로 공급하는 방식을 중단하고 토지를 공공이 보유하면서 반값 분양을 하고 장기임대로 전면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공공분양 아파트 사업에 참여한 민간 건설사가 높은 분양가를 추구하는 것은 자연스런 자본주의 논리로 보인다”면서도 “서민을 위한 공공분양 아파트인 만큼 분양가 책정시 적정 수준을 지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분양원가 공개제도가 시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분양가 책정 관련 의혹이 불거진 만큼 파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의 발언으로 미뤄볼 때 서재환 사장이 이끄는 금호산업의 ‘분양가 뻥튀기’ 의혹은 어떤 식으로든 곧 실상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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