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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탑서 씨스타까지 10년차 아이돌의 흥망성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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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탑서 씨스타까지 10년차 아이돌의 흥망성쇠  
  • 홍영준 기자
  • 승인 2019.06.12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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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큐) 홍영준 기자] '7년 차 징크스' 혹은 '마의 7년'은 이제 케이팝 팬들이라면 누구나 알 법한 말이다. 하지만 이 표현은 친숙하면서도 불편하다. 대부분의 소속사들이 공정거래위원회 표준 계약서를 따르면서 최대 계약 기간으로 7년을 내세웠고, 이를 채운 아이돌 팀들은 자연스럽게 해체 수순을 밟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아이돌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최근 케이팝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7년 넘게 살아남는 팀들도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2014년 데뷔한 글로벌 아이돌 그룹 갓세븐(GOT7)은 지난달 21일 미니 앨범 '스피닝 톱(SPINNING TOP)' 발매 기념 라운드 인터뷰에서 재계약을 확신했다. 당시 갓세븐 진영은 "이제 '마의 7년'은 사라지지 않았느냐"며 "우리가 사라진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2010년대의 포문을 열고 데뷔해 올해 10년 차가 된 아이돌 팀들의 현재 모습은 어떨까. 스포츠Q에서 그들의 현주소를 짚어봤다.

 

틴탑 [사진 = 티오피 미디어 제공]
틴탑 [사진 = 티오피 미디어 제공]

 

# 씨엔블루-인피니트-틴탑, '男아이돌' 우린 살아남았지만...

지난 4일 컴백한 틴탑은 7년 차 징크스를 무난히 넘긴 대표적인 아이돌이다. 데뷔 당시 평균 16.3세였던 틴탑은 이제 20대 중반의 청년들이 됐다. 

물론 부침이 없었던 건 아니다. 

래퍼 엘조가 2017년 2월 소속사 티오피미디어에 전속계약 해지를 요청하며 팀을 떠났다. 6인조에서 5인조로 개편됐지만, 틴탑은 그해 4월 발매된 정규 2집 '하이파이브(HIGH FIVE)'의 타이틀곡 '재밌어?'로 지상파 음악방송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건재를 과시했다.

울림엔터테인먼트가 키워낸 인피니트도 비슷한 과정을 겪었다. 

래퍼 호야가 2017년 8월 30일 계약 종료와 함께 탈퇴했다. 나머지 멤버들은 팬덤 '인스피릿'과 동행을 결정했지만, 지난해 1월 이후 사실상 인피니트의 팀 활동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리더 김성규가 지난해 5월 입대했고, 리더의 뒤를 따라 이성열과 장동우가 각각 지난 3월과 4월 나라를 지키기 위해 잠시 팀을 떠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팀을 떠난 멤버들은 뭘 하고 있을까. 역시나 연기다. 인피니트와 틴탑을 떠난 호야와 엘조는 각각 연기자로 변신을 선언했고 이미지 변신을 위해 기존 이름을 버리고 이호원, 병헌으로 활동 중이다.

7년 차 징크스를 넘겼지만, 최근 논란을 겪으며 위기를 맞은 팀도 있다.

아이돌밴드 씨엔블루는 7년 차 징크스를 가볍게 넘겼지만 뜻하지 않은 곳에서 악재가 발생했다. 올해 초 멤버 이종현이 일명 '승리 단톡방' 멤버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큰 논란이 일었다. 팬들은 소속사 측에 그의 탈퇴를 요청했고 일부 대중들은 다른 멤버에 대해서도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이종현은 최초 보도 당시 해당 사실을 부인했다. 하지만 그는 결국 반성의 뜻을 내비쳤고 현재 군 복무 중에 있다. 

 

씨스타 출신 가수 효린 [사진 = 스포츠Q DB]
씨스타 출신 가수 효린 [사진 = 스포츠Q DB]

 

# 걸스데이-나인뮤지스-씨스타-미쓰에이 '女아이돌' 해체는 당연?

배수지, 이혜리, 방민아, 김다솜까지. 2010년 데뷔한 아이돌 멤버들이다. 팀 활동과 연기를 병행했던 이들은 현재 연기자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하지만 팀은 어떨까. 이들이 속했던 미쓰에이, 걸스데이, 씨스타는 모두 해체했다. 한때 가요계를 주름잡으며 1위를 놓치지 않았던 팀들의 안타까운 결말이 아닐 수 없다. 

경리가 '하드캐리'했던 걸그룹 나인뮤지스는 활동 10년 차인 올해 2월 해체했다. 데뷔 초 멤버를 12명까지 영입하고 아홉 명이 가수로 활동했던 이 팀은 경리, 혜미, 소진, 금조의 넷으로 활동을 마무리했다.

나인뮤지스 경리는 여전히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달 26일에는 주차 뺑소니를 당했다는 소식만으로도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며 눈길을 끌었다. 나인뮤지스 공식 계정엔 여전히 경리의 소식이 업데이트되고 있다. 하지만 기존 소속사 스타제국과 결별한 나머지 멤버들은 대중의 시야에서 금세 멀어졌다.

높은 인기와 뛰어난 실력이 반드시 팀 유지에 도움이 되는 것만은 아니다. 실력파 그룹으로 명성이 높았던 씨스타의 경우, 적지 않은 팬들이 7년 차 징크스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지난 2017년 5월 씨스타는 해체를 결정하면서 대중에게 충격을 안겼다.

효린과 소유가 가수 활동을 이어가고 있지만 성적은 씨스타 시절에 비해 그리 좋지 않다. '컬래버 여신' 소유는 지난달 오반과 싱글 '비가 오잖아'를 발매했고, 효린도 비슷한 시기 자작곡 '니가 더 잘 알잖아(youknowbetter)'로 컴백했지만 씨스타 팬이 아니라면 해당 음원들에 익숙지 않은 게 사실이다.

심지어 효린의 경우, 지난달 25일 '학교 폭력 논란'이 불거지면서 대중에게 큰 실망감을 안겼다. 효린은 이후 소속사 브리지를 통해 "게시자와 원만한 합의를 이뤄냈다"고 공식 입장을 냈지만, 적지 않은 팬들은 여전히 등을 돌린 상태다.

씨스타는 지난 5일 데뷔 9주년을 맞았다. 이날 보라와 소유, 다솜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각각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지만 효린만은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다. 

 

신화 [사진 = 스포츠Q DB]
신화 [사진 = 스포츠Q DB]

 

# '아이돌의 아이돌' 신화처럼 살아남으려면?

10년 차 아이돌은 우습다는 듯, 이들보다 두 배 넘는 기간 동안 팀을 유지하며 활동하고 있는 그룹도 있다.

1998년 SM엔터테인먼트가 데뷔시킨 남성 아이돌 팀은 지금까지 가요계에 '신화'를 쓰고 있다. 이들은 7000일을 넘어 내년이면 데뷔 8000일을 맞이한다.

기자들이 쇼케이스 현장이나 인터뷰에서 활동 기간과 관련된 질문을 쏟아낼 때면, 아이돌 멤버들이 '매크로 답변'처럼 빠지지 않고 언급하는 선배가 바로 '신화'다.

22년 차 6인조 남성 아이돌 그룹 신화는 단 한 번도 멤버 탈퇴 및 교체 없이 활동을 이어왔다. 에릭과 김동완은 연기 활동을 병행하면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했고, 전진과 앤디는 크고 작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대중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갔다. 팀의 프로듀싱을 맡는 이민우와 보컬리스트 신혜성은 뛰어난 음악적 재능을 바탕으로 개인 활동을 이어 왔다.

특정 세대에게만 이름을 알린 최근의 아이돌 멤버들과 달리 이들은 꾸준한 활동으로 점진적으로 영역을 넓히며 폭넓게 사랑받고 있다. 그렇다면 측근이 바라본 본 신화의 장수 비결은 뭘까. 

기자의 '뻔한 질문'에 신화 측 관계자 J씨는 "아이돌 해체 관련 소식이 들릴 때마다 기자들이 항상 신화의 장수 비결에 대해 묻는다"며 미소를 보였다.

이 관계자는 "신화 멤버들의 다툼이 적은 건 아니다. 멤버들에 따르면 이들은 그동안 많이 싸웠고 여전히 의견 충돌도 있지만 '어떻게 다투고 해결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얘기한다"며 "굳이 표현하고 말하지 않아도 서로에 대한 '인정'과 '믿음'이 있다"고 전했다.

관계자 J씨의 말처럼, 팬들은 신화의 해체 위기가 적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첫 번째 위기는 SM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이 종료됐던 2003년이다. 하지만 이들은 같은 회사에서 뭉쳤고 이듬해인 2004년 정규 7집 앨범 '브랜뉴(Brand New)'의 동명 타이틀곡으로 그해 가요 대상을 수상했다.

이후 2011년에는 소속사가 상장 폐지되며 위기를 겪었지만 이들은 신화컴퍼니를 설립하며 독자노선을 이어갔다. 지금까지 신화는 개인 활동을 존중하면서도 팀 활동을 우선시하는 방침으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신화 측 관계자 J씨는 "신화는 리더 에릭을 중심으로 개인의 의견을 존중해 주는 팀"이라며 "리더 에릭은 본인이 나서서 말을 많이 하지는 않지만 멤버들의 얘기를 귀담아듣고 있다가 각각의 의견을 존중해 준다. 다른 멤버들 역시 각자의 의견을 내다가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본인의 의견보다는 리더 에릭의 의견을 우선시하고 따라주는 편"이라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건 모든 멤버가 팀 활동을 우선시하는 것"이라며 "늘 여섯이 투닥투닥 부대끼고 싸웠다고 본인들이 얘기하지만 서로에 대한 인정과 믿음, 배려로 불편한 감정들을 담아두지 않고 푼다"고 설명했다.

신화 김동완은 지난해 8월 열린 20주년 스페셜 앨범 '하트(HEART)' 발매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저희가 단순히 장수 그룹이 아니다. 저희 성과도 봐 달라"며 가벼운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하지만 이들이 지켜낸 시간이 상징하는 바는 숫자 그 이상이다.

영원할 것 같았던 일본의 유명 아이돌 스맙(SMAP)도 2016년 25주년을 끝으로 해체했다. 청소년기에 첫사랑처럼 강렬한 기억을 남긴 아이돌 멤버들이 영원한 우상으로 남길 바라는 건 모든 팬들의 바람이 아닐까. 팀은 아니더라도 연예계에서 꾸준히 활약하며 좋은 모습을 보이는 아이돌 멤버들이 많아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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