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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이란 축구] 김영권-김민재, 2년 전과 같은 조합 다른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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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이란 축구] 김영권-김민재, 2년 전과 같은 조합 다른 자신감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9.06.12 0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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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8년 만이자 6경기만의 승리를 다짐했건만 원하는 결과를 얻진 못했다. 그럼에도 분위기는 2년 전과는 달라도 많이 달랐다. 센터백 듀오 김영권(29·감바 오사카)과 김민재(23·베이징 궈안)에게 유독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을 이란전이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 친선경기에서 이란과 1-1로 비겼다. 2년 전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때도 득점 없이 비겼지만 같은 무승부라도 경기력이 달랐다.

2년 전과 마찬가지로 선발 출전한 김영권-김민재 중앙수비 조합은 자책골 불운에 클린시트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골키퍼 조현우, 좌우 풀백 홍철-이용 그리고 수비형 미드필더 백승호와 함께 좋은 수비를 구축했다.

▲ [서울월드컵경기장=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한국 이란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을 마친 뒤 김영권이 스포츠Q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년 9월 한국은 벼랑 끝에 몰렸다. 월드컵 최종예선을 단 2경기만 남겨 놓은 가운데 아슬아슬한 2위를 지키고 있었고, 무패를 달리던 이란과 복병 우즈베키스탄을 연달아 상대해야 했기 때문이다. 2위를 내주면 두 단계에 걸친 플레이오프를 거쳐야만 월드컵에 갈 수 있었던 상황.

당시 이란전은 김영권과 김민재 모두에게 남다른 기억으로 남아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떠나고 ‘소방수’로 지휘봉을 잡은 신태용 감독은 김영권에게 주장 완장을 맡기고 당해 K리그에 데뷔했던 김민재를 선발로 내세운 파격적인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김민재는 A매치 첫 경기가 맞나 싶을 정도로 안정적인 볼 처리와 커버 플레이는 물론 제공권과 스피드까지 뽐내며 단숨에 한국축구 수비를 이끌 재목임을 입증했다.

반면 김영권은 몇 차례 실수로 불안감을 자아냈고, 경기를 마친 뒤 “많은 관중 때문에 의사소통이 어려웠다”는 발언이 논란이 되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후 대표팀 명단에서 배제되는 등 슬럼프를 겪다 월드컵 본선에서 180도 달라진 경기력으로 여론을 뒤집기 전까지 갖은 비아냥에 시달려야 했다.

▲ [서울월드컵경기장=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김영권이 이란전에서 자책골을 넣은 뒤 실망한 기색이 역력하다.

경기를 마치고 공동취재구역(믹스드존)에서 만난 김영권은 2년 전을 떠올렸다. “그때도 하려고 하는 의지는 있었지만 최종예선이라 월드컵 진출 여부가 걸려 부담이 있었다”며 “오늘은 평가전이다 보니 하고 싶은 플레이, 공격적인 플레이나 수비적인 부분전술 등을 과감히 시도해 좋은 장면이 나왔던 것 같다”고 총평했다.

자책골에 아쉬움이 남지만 최근 치렀던 이란과 맞대결 중 가장 좋은 경기력이었다. “비겨서 아쉽지만 최종예선을 준비하면서 전술적인 부분, 하려고 하는 의지 등 여러 가지에서 괜찮았던 경기”라며 “하고자 하는 축구를 최대한 하려고 했다. 경기장 안에서 뛰면서도 경기가 재밌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자책골을 넣었지만 김영권을 원망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김민재와 좋은 호흡을 자랑했고 세트피스에선 위협적인 헤더로 골문을 노리는 등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공격적인 패스나 빌드업은 시도하면 할수록 실패 확률도 높아진다. 그럴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도 훈련하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 시도하지 않으면 좋은 경기가 나오지 않는다고 생각해 최대한 시도하려고 한다”는 김영권의 말에선 현 벤투 감독 체제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도 엿볼 수 있다.

김민재의 기량 역시 발군이었다. 특유의 제공권과 주력을 바탕으로 세컨드 볼을 우리의 것으로 만들었다. 상대 슛에 몸을 날리는 육탄 방어까지 더할 나위 없었다.

▲ [서울월드컵경기장=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김민재는 2년 전과 변함 없이 완벽한 수비로 호평 받았다.

김민재는 “그저 매 경기 열심히 해 팀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 그것 말고는 없다. 수비가 든든해야 공격수도 편하게 공격할 수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중점을 두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는 담담한 소감을 전했다.

이어 “데뷔전 때는 이란이 (롱)킥도 많이 때렸었는데 이번에는 (짧은) 패스를 많이 했다. 피파랭킹이 높은 데는 이유가 있는 것 같다”며 “한동안 골을 넣지 못했던 이란을 상대로 이기는 결과를 가져오지 못한 게 제일 아쉽다”고 했다.

2년 전 태극마크를 달고 처음으로 상암벌을 누볐던 김민재는 이제는 한국 수비에 없어서는 안 될 대들보로 성장했다. 부상으로 지난해 월드컵은 나서지 못했지만 아시안게임, 아시안컵 등을 모두 거치며 이날까지 A매치 21경기 째 소화했다.

벤투 감독은 공격부터 중원, 좌우 측면수비까지 다양한 선수들을 실험하고 있지만 김영권-김민재 중앙 수비 조합만큼은 부동의 주전으로 낙점했다. 이날 두 수비수가 아시아 최강 이란을 상대로 보여줬던 2년 전과 달랐던 경기력은 앞으로 벤투호가 아시아 예선을 헤쳐나감에 있어 자신감의 토대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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